단상, 외부로 나와야 할 때.

하도 요즘 글을 안써서 짧게라도 매일 쓰는 버릇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를 줄곳 쓰긴 했는데, 일기란게 사실 내 내적인 마음을 표출하기에는 꽤나 좋은 공간인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를 구석에 넣는 느낌도 들고, 그리고 나도 이런 부분이 안좋다는 것을 이미 지난 스타트업때 크게 느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것도 사실 뭐 그리 큰 영향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꾸준히 글로써 어딘가에 누군가가 쉽게 볼 수 있는 공간에 작은 생각이라도 남기고, 쉐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박육아가 거진 끝나고 나서, 벌써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약 15일 정도. 올 한해는 정말 육아를 하면서 회사일을 따라잡기에 분주했던 것 같다. 아이를 돌보며 일한다는 것은 솔직히 정말로 힘들더라. 한번은 경험할 만 하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단 하루라도, 아무리 재택근무라도 육아랑 일을 같이 한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가 않다. 다음에 만약 그럴 상황이 생기면 차라리 휴가를 내는 것으로.

한달간의 육아휴직을 끝낸지 이제 한달이 다되어 간다. 그래서 드디어(?) 다시금 내 일에 적응아닌 적응을 했다. 아이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리저리 회사 기반기술을 닦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큰 범주에서 이리저리 해나갔다. 허나 아이가 생기고 회사와 육아, 특히 나는 밤에 재우는 것을 담당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나도 힘들었다. 물론 회사에 출근해서는 생산성이 꽤나 높았지만, 집에서는 저조했다. 다행히 내 레벨에서 회사의 기대치가 내 실력보다 낮았기에 여유 시간이 되어서 망정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회사를 그만둬야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low-ball되어서 들어간다 생각하는 것도 좀 따지고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회사에서 특히 코딩보다 인프라적인 측면을 많이 신경쓰게 되고, 특히 내 팀의 경우는 내부 툴링을 주로 다루는 팀인지라 외부에 보이는 특정 제품이 없고, 전사적인 측면에서 각종 회사의 기술들의 장단점을 잘 숙지해서 supporting team (나의 경우는 Payment Risk팀) 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주로 코드 품질, 테스팅, CI/CD등을 다루기 때문에 처음에는 customer-facing제품이 아니라서 살짝 실망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전체적인 SWE파이프라이닝은 원래부터 내가 관심있게 보던 부분이고 고객 측면에서는 비즈니스 도메인을 쌓을 수 있는 부분과 동시에 전사적인 툴의 기능을 익힘으로써 좀더 범용적인 자원(=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울 회사에 입사하면서 내 주된 목표는 본래 내가 관심있어하는 기술이 우리 회사의 기술이니 만약 단순히 커스토머적 측면에서 PM이 요청하는 기능만 단순히 개발했다면 그거야말로 제품친화적인 사람이 될 것이고 범용성이 떨어져서 제품이 날라가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단점은 너무 공부할 양이 많다는 정도? 어쩌면 축복받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Solution Architect나 Sales/Customer Engineer도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 두 부분도 마찬가지로 회사의 기술을 충분히 익혀서 고객사에 맞게 아키텍처링/엔지니어링을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래서 지금의 내 업무, 메인은 SWE지만 마치 Customer Engineer처럼 일하고 있는 지금은 여러 측면에서 내게 맞는 것 같다.

연말인 지금은 공부할 시간이 참으로 많다. 한편으론 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그만큼 지금은 밖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블로그에 생각을 공유하고 사람을 더 만나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3월에 한국에 가는데 거기서 만나는 사람에 대한 기회를 늘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아이도 조금씩 안정되고, 커가고 신생아 때보다는 시간이 많아지는 지금, 나는 이제야 침묵을 깨고 밖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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