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반이 그렇긴 하지만, 올 초반은 일단 학교라는 자체도 끝났고, 취준생 모드로써 2개월을 보냈다. 마음가짐은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취준생이라니, 아니 그것보다 사실 어렵지 않게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냥 혼자서 시간날 때 틈틈히 알고리즘 공부도 하고, 매일같이 문제를 풀어왔었다. 하지만 30여번의 좌절을 겪고 나니 이제 정말, 내가 믿었던 그 어떤 근본적인 부분부터가 잘못됬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일단 따지고 보면, ‘혼자’ 도전해 보려했던 것이 가장 문제가 컸던 것 같다. 무슨 자신감이었을까, 구체적인 커리큘럼 없이 그저 문제만 많이 풀고 지원만 많이 했었다. 그러다 보니 내 이력서의 문제점도 알게 되었고, 1월이 되어서는 이미 늦었다는 것까지도 알았다. 약 100번의 어플라이와, 50여번의 HR전화, 13번의 기술면접, 그리고 단 한번의 온사이트. 나름대로 내 이력서의 컨텍률(?)은 50%나 되지만 비자때문에 그중에 기회를 잡는게 약 20%, 거기서 단 10%만이 온사이트에 초대되는 실정이다. 나름 leetcode도 100문제 풀고 CTCI (Cracking the coding interview)안의 내용은 거의 외우다 시피 했고, MIT알고리즘 강의를 거의 다 들었다. 11월부터 유라임을 아에 내려놓고, 4개월간 거의 풀타임으로 전념했는데도 전화인터뷰에서 왜 그렇게 탈락의 고비를 많이 마시는지 모르겠다.
물론 운빨도, 타이밍도 맞아야 하겠지만, 내 실력, 아마 그게 가장 컸던 이유일 것도 같다. 생각해보니 여기 베이지역에 수 많은 인재들이 있는데, 수 없이 많은 문제를 풀어왔을테고, 다방면에서 이미 많은 공부를 해왔었을텐데, 내가 겨우 4개월 공부한 것으로 밀어붙인다는 자체가 경쟁력이 안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정말 무식했다. 연말부터 많은 기업들이 인재채용을 위해 노력하던데, 사실 생각해보면 4월이후부터가 기업 채용이 가장 컸던 시기인 것 같다. 지금 사실상 비자때문에 무산된 시점에, 다음 스탭을 준비해야 하는것이 현실이다.
사실 3월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나름대로 마음 졸이면서 지내왔지만, 생각해보면 왜 내가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난 4개월간 풀타임으로 하면서 무엇을 꾸준히 해왔는지, 그리고 해야하는지를 알았다. 나 스스로 무엇이 문제점이고 그런 자체들을 말이다. 3월에, 그리고 꼭 이곳에 취직을 하겠다는 그런 굳은 마음이 계속해서 무너졌는데 그 무너진 마음을 잘 조절하지 못함이 크다. 덕분에 특히나 마음조절을 하지 못하고 음주가무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술이 무슨 마음속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는가, 삶이 무너지면 무너졌지, 그 이상으로는 어떠한 존재도 되지 못했다.
아쉽기도 하고, 그나마 이게 올해들어 2개월 동안 내가 크게 느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결국 체력 문제다. 잠도 잠이지만,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머릿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엊그제 오랜만에 러닝머신과 역기를 하면서 느꼈지만, 나라는 존재는 운동 없이는 절대 어떤 강한 정신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운동도 몸에 적응이 되어 효과를 받으려면 수개월이 필요한데, 공부라고 다를까. 생활 패턴을 분명 변경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감정 소모보다는, 기존에 하던 업무 그대로 진행을 하되 그 순간순간의 자투리 시간에 내 활동을 해야지, 자유라는 것도 결국 끝없는 관리속에 이뤄진다는 것을 왜 진작에 알지 못했을까.
일단 이곳에서 취업이 중요하겠지만, 굳이 미국, 특히 이쪽이 아니더라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만 찾으면 될 것 같다. 사실 캐나다도 좋고, 다른 주도, 혹은 apec쪽도 괜찮다. 물론 와이프와 더 의견조율을 해야겠지만, 어쨋든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 않고 일단 끝까지라도 가보자. 지금 입장에서는 우선 코딩 인터뷰를 통과해야하는게 급선무겠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비단 코딩 인터뷰만 하는게 아니라 시스템 설계에 대해서도, 그리고 향후 나의 커리어에 대해서도 끝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영어에 대해, 사실 전화통화를 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오산’을 했다. 더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다시 연 초의 마음으로 나아가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전화영어 같은것도 꾸준히 하고, 영어 문장 외우는거 요즘 잘 안되고 있는데 다시금 도전해 봐야겠다.
사실 “해야한다” 는 것은 정말 많은데 결국 더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미국에 와서, 아니 결혼 후 가장 안된 것이 아마 이 두가지가 아닐까, 일주일에도 운동을 심하면 하루도 안하는 날이 허다하고, 좋은 글을 기피하고 그저 자극적인 것만 찾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스트레스가 있으면 좋은 글, 혹은 자기관리 서적 등 실상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은 엄청나게 많은데도 자극적인, 예컨데 술띠위로 풀려는 나 스스로가 한심했다. 환경이 바뀌고 나는 나이가 들었다. 그렇기에 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변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했으니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치고, 쳐져버린 지금, 내 뱃살이 말해주고 내 술버릇이 작금의 나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다.
결국, 꾸준한 운동으로 스스로를 극복할 수 밖에 없다. 운동 하나 꾸준히 못하고, 살 하나 못빼는, 자기관리 하나 못하는데 어딜 취직을 하려고 하는가, 스스로 ‘자기관리’ 앱을 만든다는 사람이 자기관리가 되지 않으면, 무슨 명목으로 내가 앱을 만드는 것일까. 이를 잘 상기해야 한다. 지금처럼, 부모의 손에서 벗어난 삶이 사실 올바른 삶일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 이외에는 뭐가 더 중요할까. 그래서 더 운동하고, 운동으로 당장에는 힘들 수 있겠지만 조금 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결국 꾸준함, 그것 외에는 없다. 그러니 스스로의 변화를 꽤하기 전에, 내게 꾸준한 것을 가져오도록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