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연속, 공부의 반년.

대학원에 합격한지 3주정도가 지났다. 그간 좀 마음이 붕 떠있던 것도 있고, 약간 놀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 정말 어쩌면 근 5년간 처음으로 찾아온 깊은 안정감 속에 무엇이 늦춰졌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정말 깊게 생각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5년전에도 데이터과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대학원에 가자마자 관심사가 넓어졌다. 학교에서 SDN을 배웠고 빅데이터에도 관심이 생겼었고, 마이크로서비스, react등 뭐 이것저것 하다보니깐 솔직히 좀 집중적이지도 않았고 산만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뭐하나 제대로 했는것인지 모를 정도로. 특히 SDN은 내가 왜 했을까 싶다. 적당히 이해정도로 넘어가도 좋을 것을 이쪽을 판다고 정말 철없이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이크로서비스나 react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이론을 깊게 공부하고 들어가면 상관없는데 개발하며 부딪치는 그 수 많은 에러들을 처리하는 그냥 부딪치는 방식으로 개발을 하다보니 당연히 일정지연은 매한가지이며 매번 새로나오는 버전들에 맞춰서 공부하는 것도 지쳤다. (물론 이러면서 next.js SSR은 또 열심히 공부하고 써먹고 있다.)

2년전부터 수학스터디를 시작했다. 미적부터 해서 선형대수학, 지금은 확률론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선대를 했던 작년에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작년에 참여한 스타트업 때문이다. 그때도 참 시간을 많이 버렸던 것 같다. 개발하는데 firebase, mongodb, monaco editor 등 수 많은 신기술과 라이브러리를 사용했었고 뭐 나름 신기한 것을 만들긴 했지만 결국 개발과 관리에 대한 부담 등이 9개월만에 회사를 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었고 뭐 그건 아쉽긴 한데 더 아쉬운건 어쩌면 내가 너무 하나에만 목메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불확실성이 한가득 있는 것에 말이다. 차라리 같은 기간에 학위라도 하나 따두던가, 미리 학교에 지원해 두었다면 지금처럼의 기다림의 기간은 없었을텐데.. 너무 불확실성이 컸다.

지금도 사실 그렇다. 대학원에 붙은 것은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간의 면접 경험을 토대로 해볼 때, 대학원을 통해 정석대로 가는 방향이 가장 맞는 방향이긴 하다. 그런데 그것도 나는 다시 대학원을 갈 생각은 정말 1도 하지 않았다. 물론 공부가 싫어서 그랬고, 취업의 방향을 너무 늦게잡은 것도, 스스로 너무 하나에만 기대고 그런 것도 없지않아 있던 것 같다.

지난 5년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내린 결론은, 절대 하나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모 대학원 하나의 합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decline하지 않고 있다. 혹시몰라서. 삶이 정말 불확실성의 연속이라 또 모른다. 이 시국,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점에 내 어드미션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게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이번 어드미션은 여러방면에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낮은 정도이고 내게도 좋은 기회이다. 그래도 10% 미만의 불확실성이더라도 그걸 채우기 위해서 내가 내린 답은 결국 공부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 공부하자 라고 엄청나게 얘기하곤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작년 9월부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학원때문에 토플 IELTS GRE만 반년을 했지만, 이제는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점이다. 그래서 모 대학에서 진행하는 머신러닝 certification도 수강신청했고, 코세라 유데미 edx에는 벌써 1~2년 이상 밀린 것들이 수도없이 많다. 마지막으로 코세라 머신러닝 들은게 언젠지 가물가물하다.. 코세라에 머신러닝, UI/UX specialization, 유데미의 Datascience Bootcamp with Python, edx의 Mathematics for Data Science 거기다 클래스 101의 작곡과 드로잉 까지.. 사실 이 모든것들을 지난주에 한번 다 해보려고 시도해봤는데, 어느정도 되긴 한다. 그런데 좀 빡빡하게. 그럼 지난시간들에 내가 풀타임으로 일했던 시간들에 이것들을 하려고 했던 것들은 당연히 잘못되었다. 아니, 내가 너무 오버해서 스스로를 과대평가 했던 것이다.

그럼 이것들을 하면 결론적으로 내 불확실성의 다른 부분이 채워질까? 당장에는 모른다. 당장 이런 공부를 한다 해서 데이터 과학자가 되는 것도 아닐꺼고, 사실 데이터 과학자? 가 되는 길이 나한테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은 SW엔지니어링을 더 하고싶고 대기업 경험 가지고 싶고, 거기서 관리직을 좀 해보고싶다. 지금은 그거밖에 없다. 그게 내 전체적인 커리어였으면 좋겠다.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을 끝까지 관리하는 것. 그런데 거기서 산업 분야가 AI쪽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으로 봤을 때, AI, Blockchain, VR 등등.. 다 따져보면 공부로 어느정도가 채워질 수 있는 AI가 만족스러운 것 같다.

한편으로는 좀더 길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엔지니어와 PM의 경력이 한 10년은 계속됬으면 좋겠지만, 그 이후에는 더 올라가거나 아니면 변하고 싶다. 음악과 드로잉을 하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건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난 AI기반 Visualizatinon을 하고싶다. 공학+예술을 접목하는 것이 내 큰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역시나 또 공부이다. 어쨌든 평생의 어쩌면 불확실하거나 확실한 로드맵을 잡고 있는 것은 마음의 안정을 충분히 가져오는 것 같다.

이번 대학원 결과로 이토록이나 마음이 편해질줄은 몰랐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할껄.. 아마 진작 했다면 작년에 어드미션 받고 그전까지만 아마 스타트업에 참여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또 그랬다면 그 스타트업에 계속 발을 담고 있었겠지. 차라리 일년 더 유예기간을 갖는 편이 더 낫다 생각된다. N수생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와서 5년, 방향 잡는데 걸린 5년,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곳에서 적잖게 무시당하며 살았던 지난 시간들.. 결국 안정감은, 공부다. 그러니 난 좀더 공부방법을 터득해야겠다. 

CMU MSSM 21' 재학중. AI기반 습관관리 서비스 유라임 (urhy.me) 대표. 전 금융권 소프트웨어/데이터 엔지니어. 대학원 생활, 실리콘벨리, 유라임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데이터과학과 시각화, 대용량 아키텍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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