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의 중간.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취뽀에 취해서 살았던 잠시의 시간이 있었다. 벌써 오퍼를 받은게 4개월이고, 오늘로 회사를 다닌지도 한달이다. 처음에는 좋아라 했다. 동네방네 자랑하고 그렇지는 않았지만, 최소한의 업데이트만 했다. 그런데도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짐을 느끼는 때가 종종 있다. 시셈하는 쪽도 있고, 진짜 인정하는 쪽도 있다. 가끔은 티가 너무 팍팍 나서 섭섭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남들 다 인정하는 돈, 회사, 집 차 뭐 이런게 절대 행복의 기준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돈으로 살 수 있는것은 어쩌면 이루기 가장 쉬운 것이라는 생각까지도 든다. 내 생각에 행복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즉 가족을 가장 화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잘났소 하고 돈자랑 하는건 역설적으로 가정이 평탄치 않다는 것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내가 잘못됬을 때에는 도움의 손길이 반은 사기였고 반은 진심이었는데 그 진심마저도 반은 사실 본인의 불만족한 삶을 애써 自慰하기 위한 수단이었나 보다. 내가 조금의 공식적인 안정(?)이 생기자 진짜 신기하게도 사라지는 몇명의 지인이 있다. 대놓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 보다도 더 creepy한 순간을 경험하는 요즘이다. 인간관계란 이런것이구나.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기도 한다. 뭐가 그렇던 간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좋은 일이 있을수록 안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사실 맞는 것 같다. 작년에도 대학원 붙고 나서 진짜 인생 다 좋은 일만 가득할꺼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어쩌면 인생 최악의 사건을 겪고 큰 충격을 받기도 했고. 이를 극복하니깐 또다른 행복이 찾아온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작년부터 한 1년정도 정토회에서 배운 불교의 그것을 따져보면 결국 인생은 중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희노애락이 빈번하게 이뤄지는게 삶이라는 것이고, 좋은 일이 있으면 안좋은 일이 있다는게 사실 맞다. 그래서 난 되려 잘된 것을 조심하게 된다. 사실 취뽀가 자랑도 아니고, 이제와서 인생이 좀 안정되는 것이다. 수차례 블로그에서 떠들었지만, 7년간의 방황을 ‘잠시’ 종지부를 찍는 느낌이기도 하고. 되려 ‘안주’하게 되는 현재의 상황이 썩 그리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내가 알게되는 한가지 사실은, 예전에는 잘나가는 사람일수록 공개된 자리에 나오지 않고 그랬는데 그 이유는 알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잘나간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사실 나도 지금의 자리까지 온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내 환경에 불만족했기 때문이다. 아직 회사를 다닌지는 한달이지만, 내 작은 생각인데 이 회사와 이 팀이라면 몇 년은 거뜬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도 아직 만족 못하는 것도 있다. MBA같은게 그런것이다. 난 사업과 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끝없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더 그런 것 같다. 만약 내가 아직도 안산의 그곳에 있었다면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내가 원하는 지식을 가질 수 있었을까? 난 결국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불확실을 깬 것이다. 서울로 전학오면서, 특성화고에 진학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버리고 수능을 준비하면서, 대학을 버리고 게임사업을 해보면서, 사업을 접고 병특을 해보면서, 첫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해보면서, 6년만에 복학해보면서, 미국유학을 준비해보면서, 미국에서 사업을 해보면서, 비자없이 취준을 해보면서, 다시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다시 취준을 해보면서. 약 20년을 넘게 내 삶속에서는 1년 이상의 여유는 없었고, 지금은 몇 가지 삶의 최고점 중에 하나에 겨우 다다른 것이다.

그래서 이 삶이 더욱 더 소중하다. 더 윤택하게 만들고 싶고, 한편으로는 거만해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네이버블로그보다는 이곳이 좋다. anonymous하게 공개하는 내 삶은 상관없다. 뭐 랜덤하게 내 지인들이 이 글을 볼 수도 있겠지만, 대놓고 지인들이 보라고 쓰는 글이나 사진에 자기자랑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부질없기도 하고. 어차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게 세상이다. 그래서 인생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본인 하고싶은 그것을 하는게 가장 행복한 삶이다.

그래서 난 지금은 행복한 삶이라고 하고싶다. 하지만 행복한 삶 속에 난 또다시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찾아오고 있다. 그래서더욱 더 노력하고 싶다. 현실에만 안주하는 삶을 살고싶지는 않다. 글을 더 쓰고, 지금의 내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짚고 싶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을 생각하면서, 성실한 삶 속에 이를 녹인다.

Software Engineer @Google in Silicon Valley, Carnegie Mellon University MSSM 21' AI기반 생활습관 서비스 스타트업 유라임 (Urhyme) (전)대표. 전 금융권 풀스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실리콘벨리, 스타트업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대용량 분산처리 (주로 데이터, 머신러닝) 웹 서비스 설계와 데이터 시각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