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 블로그의 업데이트가 뜸해졌다. 사실 거의 대부분을 사적인 이야기로 채우면서 실상 이 블로그의 본연의 목적을 조금 상실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 개발에 관한 블로그인데 결혼과 같은 이야기를 쓴다는 자체가 좀 웃겼다. 그리고, 이미 이 블로그 자체가 많은 블로그스피어들 사이에서 떠나온지라, 즉 네이버 트래픽이나 다음과 같은 트래픽은 거의 전무하다 시피 하기 때문에 실상 사적인 얘기를 쓰면 거의 비공개나 마찬가지인 이 블로그 내에서는, 무언가 심리적으로는 확실히 안정되나 이렇게 하자니 왜 굳이 블로그에 글을 써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결국, 블로그를 잘 안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를 하면서, 그놈의 ‘트래픽’을 받다 보니 (마치 인기남이라도 된듯이) 욕심이 생긴다. 어차피 네이버라는 자체는 나는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닫혀있는 웹’ 이 아니던가. ‘갑질’의 표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네이버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자체는, 욕심이다. 조금 더 열려있는 티스토리 등으로 이전을 하더라도, 결국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리저리 표류하다가 정착한 워드프레스에서는 전무하다시피 한 트래픽 속에서 그저 조용히 나 자신을 돌이켜 보는 것 뿐이다. 이 이상도, 이하도 없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는 결국 어떠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여행이나 결혼, 신혼 및 가젯에 대해 적으려고 하고 이 블로그는 전과 마찬가지로 개발에 대해서라던가 실무, 그리고 학업 등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이곳에 남기고자 한다. 물론 나의 생각과 고찰은 이곳에 남기는 것이 조금 더 바람직하겠지 🙂
블로그는 그렇다 치고, 최근의 나의 고민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최근에 느끼는 바로는 조금은 내가 나태해진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지난주만 살펴봐도 운동을 2일정도 밖에 하지 않았고 새벽기상 또한 잘 지키지 못했다. 2015년이 시작되고 나서, 물론 계절학기와 졸업이라는(2월 10일에 졸업을 했다.) 큰 일을 치루긴 했지만, 왠지모르게 불만족 스럽다. 1월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해서 그럴까, 토요일마다 잘 나가던 석민쌤도 이번달에는 좀 쉬려고 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내내 셜록이라는 영드에 빠져 있었고, 기껏 했다는게 coursera의 functional programming in Scala라는 강의를 본 것 외엔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의 나태의 원인일까, 가장 큰 원인은 아직까지 발표나지 않은 대학원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나름대로 작년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지만 아직까지 결과가 나온 곳은 단 한군데 밖에 없다. 그것도 reject.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더욱 더 불안해지고 있다. 이런 불안한 마음은 결국 논다는 것만이 조금은 해소를 해주는 것 같다. 영화를 본다던가.. 그런데 되려 이런 행동이 스스로가 만들어온 어떠한 잘 짜여진 루틴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또 다시 스스로 혼란이 오고 있다. 지금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바이오리듬과 같은 인생의 곡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나는, 1월에 잘 설계하고 이를 위해 흐름을 탔었는데, 2월에 조금 망가졌다. 스트레스일까, 아니면 나태가 원인일까.
사실 올해가 시작되고 결혼준비야 당연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력을 빠르게 복구해서 무려 1년 이상 밀려있던 회사일과 개인개발을 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의 1년 이상을 개발 자체를 안하다 보니 너무나도 망가졌다. 코딩의 기본적인 흐름은 물론, fullstack기반의 웹에 대한 개념 자체가 무뎌졌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에 네차례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수행한 것인지.. 캡스톤 프로젝트만 해도 그렇다. 그동안 너무나도 배우고 싶던 기술들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갔지만(Play! Framework, Scala, NginX, NodeJS, Socket.io등) 결국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공부하고 프로젝트가 끝나갈 즈음에는 거의 누가봐도 짜집기라는 식으로 어영부영 개발이 마무리되었다.
물론 아주 배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부생활동안 배우고 싶던 것들, Cloud Computing, Big Data, Data Mining, SOA, NoSQL, Scala 등 셀 수 없이 많은 매력적인 기술 혹은 학문들이 남았는데 너무 단기간에 끝내려고 그래서 그런가.. 스칼라 강의를 듣는 요즘에도 강의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조금은 쩔쩔매고 있으니 그와중에 대체 개발은 언제쯤 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압박감이 몰려오니 말이다.. 1년간 끌어온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겠는데, 그새 스프링은 4.1이 나왔고 너무 세분화된 프로젝트가 많아 적응도 잘 안되는 시점에 이렇게 공부해서 다시 하자니 차라리 스칼라공부를 다시 하고 Play! 2.2를 도입해서 빨리 개발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마저도 스칼라 공부가 끝나지 않은 지금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니 말이다.
어쩌면,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무엇이 나를 이리 조급하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나는 나 자신의 행실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것이 있으니.. 배움에서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데 쉽게 질리고 지쳐서일까.. 분명 모든것은 ‘처음’이 어려울 뿐 이것만 잘 극복하면 그다음부터는 뭐든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시간적인 부분에서 나의 압박의 원인을 찾아본다. 2015년에는 어떻게든 나는 9월에 미국에 갈 생각이고, 석사던 박사던 최소 2년은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작년 한해동안 내가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에 대해 확실하게 정했고 이에 따른 학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었다. 공부하고자 하는 것들을 쭉 나열하고, 이들을 수행하고자 함에 있어서 솔직히 말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웹은 모르겠지만 학부시절 배웠던 것들 중 Data Structure나 Algorithm, Calculus, Linear Algebra등 부족한 과목에 대해 복습도 해야 하고. 이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어느세월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데이터마이닝, 데이터 과학, SOA 등을 공부할 것인가. 5년, 10년, 어쩌면 20년은 넘게 걸릴지도 모르겠다.
공부가 나의 길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욕심은 기술에 있어서 최전선에 있고싶다는 것이다. 그런 바램이 지금의 나를 이끌었고, 미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적극적인 바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특히 앞으로 가정을 이룬다면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경제적인 독립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등이 나를 압박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모든 것들은 잡념에 불과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나 자신에 있다 사실 남들에 비해 주어진 환경이 얼마나 좋은가. 스스로 감사할 줄 알고 살아야 하는데, 배가 불렀다. 지금도 새벽같이 나가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일하는 내 또래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기껏 내 삶이 나태해졌다는 것 때문에 나를 자책하는가. 마음에 빈틈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국 졸업을 하고 미국에 가기 전까지 내게 주어진 공백기간이 그간의 바뻤던 삶을 조금 한가롭게 만들다 보니 생긴 부작용(?)과도 같은 것 같다. 적당한 바쁨과 적당한 휴식. 규칙적인 삶 속에서 나는 느림의 미학을 배워야만 한다. 지금까지 나는 모든 일정을 무리하게 세우는 버릇과도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어느정도 쉼이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지금의 내게 주어진 일이고, 그런 변화가 결국 내가 원하는 여유 속에서 열정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런 삶을 만들 것이다.
느림의 미학이라.. 오늘은 뭔가 ‘생각버리기’ 라는 책이라도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을 비우고,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