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 과거의 글을 보며.


Retrospective. 아마도 주말의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일 것이다.


 기말고사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간 좋아하는 후배들과 술한잔도 하고, 끌로이와 맛있는 스시집에서 초밥과 생선회도 먹고, 다시 회사로 복귀해서 계절학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많이 모자른다는 생각에 계절학기를 접었고, 교수님도 한분 만나서 종강파티까지 하고 오랜만에 올해 초 GRE를 같이 하던 동생들도 만나고, 트랜스포머 4도 보고, 그러면서 금요일부터 차츰 공부를 목적으로 한 본 궤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 전날 본 브라질과 칠레와의 16강전을 보면서 정말 남미에서 벌어진 월드컵이지만 칠레가 저정도일줄은 몰랐고 결승전인 마냥 엄청난 승부를 펼친 까닭에 본래 1시쯤 자려고 한게 4시에 자버렸다. 이 얼마나 크나큰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란 말인가. 


 그리고 9시쯤 일어나서 어머니와 함께 강아지 산책을 나갔다. 요즘 주말마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강아지 산책에서 어머니의 말씀이 많이 귀감이 된다. 최근 내가 스스로의 실력에 대해(특히 영어) 많이 실망하고 잘 되지 않는 점에 대해 어머니는 “실력이 없는것을 어떻하나, 너 스스로 실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결과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노력을 더 많이 하라는 말씀이다. 요즘들어 너무 나 스스로에 대해 “운”에 많은것을 맏기는 경향이 있었다. 절대적인 공부 시간과 집중력 없이 바랄 수 있는것은 없다. 미술을 하는 어머니도 거의 하루종일 작업실에 앉아 지금까지 그린게 100여점이 넘는데, 족히 30년은 그리신 어머니도 관심없어하시던 국전(대한민국 미술대전)이나 목우회 공모전 등을 출품하기 시작했다. 이중 목우회는 이미 수상을 하셨고, 이제는 국전을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계신다.


 반면 나는 어떠한가, 난 솔직히 하루에 두세시간이라도 공부하는게 어딘가 하는 아주 경솔한 생각으로 살았던 것 같다.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거니와 공부에 대한 절대시간도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을 빨리 보안하지 않으면 분명 앞으로 2주 후 있을 시험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왜 이제야 수 많은 잡다한 시간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 것 같다.


 그래서 근래 나의 관심사는 단 두가지. 공부와 다이어트이다. 특히 다이어트는 요즘 솔직히 말해 잘 되지 않는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과거의 나의 글을 봤다. 2008년 95kg에서 78kg 까지 성공했던 다이어트.

2008/06/02 – [메튜장의 생각/메튜장의 이야기] – 근황

아침으로는 어머니가 해주신 단백질 샐러드, 점심은 마음껏 단 폭식은 안하고, 저녁으로 당근과 오이… 그리고 중요한건 10km 2시간만에 걷기. 회사 출/퇴근을 줄창 걸어다녔다. 그리고 술자리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 당시에는 운동을 거의 “유산소” 운동만 했던 기억이 난다. 출/퇴근을 걸어다니고 30층을 걸어 올라갔다. 아침은 토마토죽같은 것을 먹고 점심은 알밥을 밥만 절반으로, 그리고 저녁은 먹지 않고 당근/오이 등으로 대처했다. 그리고 수시로 회사 직원들과 농구를 하러 갔었다.


 2011년에도 다시금 다이어트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전까지 95kg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몸무게를 82kg까지 뺐던 기억. 


2011/06/20 – [아이젝트 브랜드 스토리/직장인의 자세] – 개발자에게 다이어트란 : 어떤 개발자가 밝히는 나만의 다이어트 방법.

 당시의 다이어트의 성공은 식이요법보다는 운동에 있었다. 술을 먹고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생막걸리로 술자리를 대체하고 최대한 술자리를 줄였다. 하루에 30분간 유산소 운동과 30분간 근력 운동을 진행했다. 때문에 몸도 많이 좋아졌고, 그때의 30분 근력운동 습관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져서 물론 제대로 못할 때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지금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런 과거의 경험을 비춰보면 결국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이는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살이야 당연히 빠지지만, 그렇게 빼놓은 살은 다시 사회속에서 사람들과 그전처럼 똑같이 일주일에도 두세번씩이나 술자리를 가지면, 혹은 그렇게 가지더라도 내가 자제하지 않으면 결국 말짱 도루묵이 된다. 그래서 이번 방학때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훈련을 해보려고 한다.  



 과거의 글을 보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지금은 그때처럼 뜬구름같던 것들을 하나 둘 해결했다는 점이었다. 병역문제, 프로그래머의 자질 문제, 포트폴리오 영어듣기 토익 토플 학교 여자친구 등..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얼마나 잘 하는지에 달려있나보다. 앞으로는 서른을 준비하는 만큼, 아직은 불명확한 그때를 위해 보다 더 집중할 필요가 있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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