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이다. 10일을 넘겼다. 오늘은 새벽에 무알콜맥주도 먹지 않았고 탄산수를 좀 많이 먹었을 뿐이지 다른건 거의 먹지 않았다. 주말이 되어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일단 혼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전혀 생각이 안나는 신기하기까지 하다. 물론 가끔 습관적으로 저녁에 비어링(맥주를 먹는 행위)이라고 외치는 것은 있지만, 일단 나 스스로가 알콜프리를 외치고 있는 만큼 일단은 무알콜 맥주로 버티지 않을까 싶다.
사실 냉장고에 3도짜리 콤부차도 있는데 이것도차도 두렵다. 다시 그 머릿속에 두통으로 가득찬 상황, 나도 모르게 라면같은 것을 새벽에 먹는 상황, 무의식적으로 밖에서 햄버거 같은 것을 사오는 상황, 그게 너무 무섭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었던 만큼 머릿속에 뇌세포도 너무많이 파괴된 느낌이고, 건방증도 심해지고 살이 찐건 당연하고 가슴통증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낫긴 한데 아직도 간혹 있긴 하다. 멍해지는 느낌 등, 알콜에 손을 대는 순간 난 다시 이렇게 될 것이 너무 뻔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 11일을 쌓은 것들이 다시 무너지면 난 또 다시 저 시간을 다시금 만들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너무 큰 제한을 둔것도 아니다. 난 다만 집에서는 아에 먹고싶지 않을 뿐이다. 밖에서 사람들 만나서 즐겁게 먹거나 와이프랑 가볍게 한두잔 먹는거 가지고 뭐라하는것도 아니다. 연말이나 추수감사절에는 맛있는 레스토랑 가서 생맥주 한두잔 해도 괜찮다고 본다. 집이 문제고, 집에선 먹고싶지 않다. 그게 내 수칙이다. 어차피 그렇게 계획을 해둔다면, 코로나 상황에서 레스토랑에서 먹지도 못하기 때문에 빈도수는 훨씬 낫아질 것이다.
술보다 지금 찾고 싶은 것은 운동이다. 사실 월-목 중에 공허함은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금토일은? 그 공허함을 채우려면 내생각엔 뭔가 집중할 수 있는게 필요하다. 그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나 개발, 독서 그런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왠만하면 지금 치는 골프를 목표로 한다. 몸이 좀 가벼워져서 비거리도 좀 나오고, 백돌이도 극복하고 싶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금토일에 최대한 아침 연습 나가고 꾸준히 한다면 나중 되면 좀더 나아져서 게임을 할 때에도 보다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같아선 PGA도 도전해 보고 싶은데 그건 진짜 30대 후반이나 가능하려나. 삶에 더 여유가 생기면 기존의 그 연습으로만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금주는 내게 많은 장점을 가져오는 것 같다. 하루의 가용시간도 길어지고, 나 스스로도 술로 나를 놓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계속해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이렇게 30일, 60일, 90일, 300일, 그렇게 계속 연이어서 나아가면 좋겠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