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 방학.

 시간은 빠르고 빨리도 지나서, 벌써 다음주면 마지막 방학이다. 이번주,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만 이제 겨우 3시에 일어나기 시작한지 채 일주일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학원에서 지난달 GRE단어집을 두번 완독했다. 1300여개의 단어를 언제하나 언제하나 싶었는데, 지난주 금요일부터 꾸준히 하다보니 5일동안 끝낼 수 있던 것 같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한번 끝내고 나니 오늘 테스트해본 결과 한번 다시 완독을 하는데 4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아마 점점 이 시간은 줄어들어서 앞으로는 금방금방 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배움의 정도가 다른 것 같다. 학원에서 RC문제를 풀며 솔직히 너무 많이 좌절을 한다. 정답률이 채 30%도 안되고 어제같은 경우는 Long-Reading에서 9문제 중 9문제를 다 틀렸다. 찍어도 이정도는 아닐텐데, 같은반 친구들 중에 다 맞는 친구들이 참으로 신기하다. 하지만, 이렇게 좌절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응원한다. 물론 내가 열심히 안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영어를 읽거나, 영어를 쓴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얼마나 언어적(Linguistic) 문학적(Literary)소양이 있느냐가 이를 접하는 배움의 관건인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솔직히 문학 작품도 별로 안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상식이 매우 부족하다. 편협한 배움의 태도 때문에 컴퓨터 정도 이외에 많은 것들을 소올히 했다. 국민학교 시절, 어머니가 사주신 위인전을 읽지 않았던 것이 무려 15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후회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나는 많은 것들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이외의 사람들도 생각하며 살아가기, 모임 자제하기,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고 산만한(discursive) 태도 줄이기, 노는 것보다 연구개발에 힘쓰기, 그리고 이를 위해 하루 한두시간 운동하기, 문학적 소양 갖추기 등. 스스로 유학이란 목표가 생기니 참 2014년이라는, 20% 정도의 짧은 시간인데도 많은 것을 바꿔나가려고 노력하더라.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결국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그러다 보니 보다 더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그중 가장 큰 요근래의 고민은 연구방향인데, 물론 웹 기술을 지향하겠지만 여기서도 분산처리와 HCI가 아직도 고민이다. 스스로 시각적인 무언가를 만들거나 시스템화 하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나 기계학습 같은 부분은 물론 관심은 있지만 내분야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분산처리는 어떻게 보면 웹에 가장 오래된 부분 중 하나이고 HCI는 가장 최신의 기술 트랜드 중 하나이다.


 어쨌든, 어차피 올해 전반적으로는 분산처리에, 그리고 상반기에는 HCI적인 부분에 주력을 하기로 했으니. 이에 대한 기술문서들과 논문들을 살펴보고 흐름을 읽어나가는 것이 스스로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생각으로만 그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결과를 보여야 한다. 약간은 좌절해 있는 마음을 다시잡고, 복잡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나아가는 것이, 그것이 앞으로 서른 이전까지의 중요한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