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9일간을 포스팅을 안했더니, 블로그가 횡~ 합니다.
최근에 모 대기업 내부 시스템 개발에 개발쪽만 혼자(!) 투입되서는 이리 저리 고생하고 있는 아이지입니다. 이러다 보니 예상대로라면 저번주에 떠났어야 했을 휴가를 두번이나 미루고 미뤄서 다음주에 떠나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내심 마냥 즐겁습니다. 그 모 대기업에 2주정도 상주를 하게 되었는데, 상주를 하면서 이것 저것 대기업 문화를 맛볼 수 있다는게 여간 설레이는게 아닙니다.
어제는 2주째 계속 야근만 하는 저의 신세가 참으로 처량했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 업무를 과부하 받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지속되기만 했습니다. 비도 오고 그래서인지 세상의 야속함은 깊어져만 가더군요.
하지만 제가 크게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병역특례” 라는 것. 다른것은 몰라도, 병역의 의무를 대신하는 편리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하나만 생각해도 불평불만이 없어야 정상인데 저는 다른 직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바라고 있었던 점입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저를 합리화 시키려고 만들어 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저 자신을 제가 생각한 틀에 맞추려고 온갖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또한 저희 회사 부장님께 살짝 혼이 났습니다. 이유인 즉,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데에 있어서 제가 받아들이려는 자세와 경력이 안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금 이야기를 돌이켜 보니, 저는 자꾸 부장님의 말에 토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 얘기를 돌이켜 보면 이렇습니다.
부장님 : 처음부터 너가 전부 만드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 게시판 하나를 만드려고 하면, 인터넷을 뒤져보면 소스는 많다. 그거를 가져다 쓰면 물론 버그야 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잡으면 그만이 아닌가?
부장님 : 퍼와서 붙여넣고, 그리고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책과 인터넷을 뒤져서 그부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아이지 : 그렇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도 잘 복사 붙여넣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저는 제 나름대로의 클래스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시키고, 그리고 향후 소스를 수정해야 할 때 단순붙여넣기 작업을 했을 때에 그 노가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로직을 짜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장님은 ‘더이상 할말 없다’ 라고 하시고 그냥 가심. 나는 따라가서 죄송하다고 빡빡 사과드림)
부장님 : 나는 너의 이야기가 계속 너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는 것밖에 들리지 않는다. 나는 너보다 경력도 많고, 너가 하는 일이 뻔히 보이는데, 그리고 조금 경력많은 ‘개발자’로써 너에게 이야기해 준 것이다. 그런데 너는 들으려고 하질 않으니 더이상 말이 하고 싶지 않다.
(다시한번 빡빡 사과드리고는..)
부장님 : 내가 뒤에서 볼 때에는 너는 무언가 안되는게 있으면 그냥 막무가내로 해결하려고 든다. 그리고 전혀 너가 책을 본 것을 본적이 없다. 그럼 너가 공부를 하는 것이냐? 너가 몸소 경험하고, 필요하다 싶은 부분을 책과 인터넷을 뒤져서 공부해야 하는데 너는 전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지 않느냐? 내가 물론 다른팀이긴 하지만, 너가 하는 일을 모를껏 같냐?
부장님 : 너가 지금 병특으로 회사를 온 이유가 무엇이냐? 일하면서 공부도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너가 지금 충분히 그 의미를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을 따지자는게 아니라 네가 어떻게 공부하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뭐 일련의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제가 느낀 바로는 바로 “공부” 입니다. 일에 대해서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제가 여태까지 주저앉고, 계속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부장님은 다른 시각을 제시해 주더군요. “일하면서 공부도 하려는 것 아니냐?” 라는 부분에서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렇습니다. 몇 일간의 야근때문에 제가 진정한 의미의 현재 회사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저의 모습을 찾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감정보다는 머리를 쓰라는 것 같습니다. 감성에 치우치지 말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금 생각해 보면 되는 것을 가지고 나는 왜 그렇게 고민하고, 지쳐쓰러져 가려고 하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 제게 도움이 되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나이가 하나둘 들어가면서 점점 저 자신의 미래와 행동에 대해 깊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저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여태껏 제가 걸어온 루트들. 그리고 어떤 것이 옳았던지 말입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길이 있고, 어렵게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다만, 제 인생에서는 전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일부로 돌아가려 하고, 일부로 어려운 길을 택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얕은 지식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그리고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맹목적으로 그것만을 믿고, 저는 주위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과 관계 됩니다. 그 “고집” 이라는 것.
부장님이 그러시더군요. 2년차 정도 되면 알게 된다고. “아, 내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맞는 말입니다. 경력과 경험. 그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상을 좀 더 깊이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요 근래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