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몇주째 포스팅이 없었다. 블로그를 버린 것이 아닌 내게 없던 목표가 생겼다고나 할까, 처음 병특을 시작할 쯤에 내게 가장 큰 고민은 개발자로써 어떤 길을 추구하느냐 였다. 그보다 더 이전에 나는 사업을 하고 싶었고, 아무런 실력도 없이 오로지 열정만으로 될 것이란 생각에 도전한 사업이라는 것이 내게 크나큰 실패를 가져다 주었고, 그야말로 자만할 수 있는 한계치까지 자만해 본 것 같다. 큰 실패와 내게 남은 숙제는 앞으로의 나의 인생의 길은 나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병특을 택한 것은 실력에 대한 갈망이었다. 사업에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해 보니 가장 큰 것이 바로 내게 아무런 기술도 없었다는 점이다. 나는 HR과 PM은 “관리”적인 측면이라 판단하고 실무적인 기술보다는 이론적인 기술이 뒷바침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런 관리적인 일들이 나는 되려 나의 실무적인 일이라 판단했다. 결론적으론 기술있는 자들의 얘기가 맞다고 계속 판단하다 보니 추진력이 저하되고, 심지어 관리자가 꼭두각시 노릇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생각이 잘못됬다는 것을 알기까지 무려 2년이 걸렸다는 것이 참으로 가슴아프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당시 내 나이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을 해봤다는 자부심 하나는 가지고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기술을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 블로그에서 병특 기간을 보내며 내가 과연 개발자로써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곤 하였다. 컨설턴트? DBA? 기획자? 시대가 바뀌어서 평생 개발만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난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니 그보다 원천적으로 자바냐 닷넷이냐? 시스템이냐 SW냐 웹이냐 모바일이냐..
2009/07/16 – [IZECT PERSONAL LAB/개발자에 대한 생각] – 개발자로서 나의 비전은 무엇인가?
2009/05/11 – [IZECT PERSONAL LAB/개발자에 대한 생각] – 프로그래밍에 대한 작은 고찰
2009/04/03 – [IZECT PERSONAL LAB/개발자에 대한 생각] – 웹 개발자로써 기획, 개발, 디자인 3요소를 모두 갖출 수 있을까?
2009/09/24 – [IZECT PERSONAL LAB/개발자에 대한 생각] – 개발자로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2009/07/16 – [IZECT PERSONAL LAB/개발자에 대한 생각] – 개발자로서 나의 비전은 무엇인가?
고민할 수 있는 방향은 정말 잠깐의 검색을 해봐도 무수하게 나왔다. 그리고 2011년 초, 결국 나는 2000년부터 언젠가는 만들겠다는 자기브랜드인 아이젝트에 대해 이를 한번 기업으로 활성화 해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마침 올 초 개발했던 작품이 좋은 성과를 가져오게 되어 큰 자신감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년에 나는 26살에 대학교 2학년으로 아주 늦은 복학을 하게 된다. 일반휴학 2년에 군휴학 3년, 5년이란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쉽사리 경험하지 못할 사회의 단맛 쓴맛을 물론 극한까지는 아니지만 체험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웹 개발에 있어서는 최소한 중급 정도의 개발력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무는 3~4년 밖에 되지 않지만, 기회가 좋아서인지 다양한 개발 경험을 쌓고 내가 집중할 분야, 최소한 키워드(jsp,java,oracle,flex,html5,GAE 등..) 는 잡을 수 있었다. 2009년에 내 마음속에 있었던 닷넷과 자바에 대한 갈등도 결국 자바의 승리로 끝이 났고 2010년 회사를 옮기고 나서는 운이 따라준건지, 신나게 JSP 개발만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깊은 연구가 아닌 빠른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술의 활용력과 다양함이다. 단지 웹프로그래밍만 원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기술의 조합으로 쉽게 웹을 빠르게 만들고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가 정해지다 보니 삶이 즐거워졌다. 무엇보다 자기계발 시간을 늘리게 되었는데, 나의 경우 특히 새벽시간이 좋다 보니 10시에 자서 4시에 일어나곤 한다. 4시부터 출근전인 7시까지는 정말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나 혼자만의 집중 시간이다. 나를 관리하고, 아이젝트에서 내가 선보일 서비스에 대해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글로벌함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일전에 나는 토익/토플 등 단지 눈에 보이는 성과만 쫓다 보니 내 실력을 정확히 판가름하지 않아 아주 쉽게 좌절하였는데, 잠깐 나에 대해 정확한 실력을 측정해 보니 부끄럽지만 고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지는 않다. 이제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는 최소한 어느정도 안 것 같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된 것은 영국 드라마인 닥터후가 아닐까 싶다. 언제부터인가 영국 발음이 멋있게 들렸고, 특히 작년에 보게 된 헤리포터 영화가 큰 몫을 하였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주한 영국문화원 어학원에 등록하기까지 하였다. 영국의 문화를 접하고 싶고, 영국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갈망에서였다.
이러한 동기로 새벽에 서비스 기획과 더불어 영어 공부를 최소한 30분이라도 하고 있다. 몇 주 후면 병특도 채 300일도 남지 않게 된다. 소집해제 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건 사실이지만,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도 있다. 과연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그건 내가 하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또한 최근에는 왠 지름신이 온건지 모르겠지만, 맥북 에어도 구매했고 사운드스틱 3, LCD-TV 등 많이도 질렀다.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다. 이제 부스터를 내기만 하면 되는데, 규칙적인 생활을 계속적으로 모아서 더 멋진 성과를 계속 내고 싶다. 노력하자, 그리고 성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