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여러 욕구 중 사회성이라는 것이 있다. 누구나 어떤 한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는 것을 바란다. 어찌보면 그건 당연하다. 혼자만 생각하는 사고는 지루하고, 따분하고, 흥이 없다. 누군가를 통해 받는 일련의 영감들이 존재라는 것을 만들게 된다.
어제는 난생 처음으로 DJ 페스티발의 기획단의 스텝에 지원했다. 내 인생에 여러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다. 철저히 이상적으로만 여긴, 어찌 보면 작은 틈으로 큰 세상을 동경만 하고 있던 숨어있던 나 자신을 빼낸 것이다. 몸치에 박치에 길치(?)인 내가 나는 저런 공간에 절대로 낄 수 없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세상에 대한 도피이자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였다.
이에 그곳의 감독님을 만나고(아, 참으로 멋진 분이다.) 아주 간만에 이상과 꿈, 그리고 현세의 룰에 대한 문제점을 신나게 말한 것 같다.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나도 내가 참으로 많이 변하고 경험했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인지정도는 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나의 눈높이를 맞춰 줄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여러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나는 사회가 좋았다. 언제나 내가 속한 곳이 사회라고 생각했다. 작년, 다시금 직장인에서 학생이 되었을 때 사회에 대한 몇 가지 나의 관념이 깨어졌다. 공부와 현장과는 너무나도 큰 격차가 있다.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자꾸만 무리에 끼어들려고 하는 습관 때문에 꾸준히 혼자서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누그러뜨리는 것 만이 답인가 라는 것에서, 그간 내가 사회적으로 살아오며(사실 사회적이란 말은 꾸준히 ‘혼자서’ 공부한 적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우고 익힌 것들에 대해 자꾸만 부정하려 한 것이다. 그건 마치 나의 꿈을 멋지게 꾸며져 있지만 손이 닿질 않는 책꽃이에 꽃아둔 것과 같았다.
‘멋’이란 것이 있다. 내가 추구하는 이상에 다가갔을 때, 혹은 성취했을 때 나는 멋을 얻는다 생각했다. 물질적인 멋도, 정신적인 멋도, 성취적인 멋도 참으로 다양하게 멋이란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멋을 나는 단지 내가 “성취했을 때”라고 단정지었다는 것이다. 지금 현세의 나도 누군가의 눈에는 참으로 멋지게 보일 수 있는데 나는 자꾸만 그것을 부정하려 든 것이다.
(존경하는 배우인 크리스찬 베일의 열정을 난 정말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나의 열정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 그러한 열정이 작년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그럴까, 2012년은 정말 하루 하루를 나는 나를 부정하려고 노력했다. 300일이 넘는 그 긴 시간동안 학생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나도 남들처럼 하루를 도서관에서 시작하고 끝내려 했지만 끝내 잘 되지 않았다.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아갔다.
올해는 그래서 열정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꿈을 바라보는 일” 에 집중하려고 했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 결과 유학의 길의 첫걸음인 토플 공부를 하게 되었고, 나의 고질적 문제인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에 헬스장 PT를 등록하고 혼자만의 독백적 사회적 미래에 대한 고찰을 깨기 위한 첫걸음을 어제의 미팅을 통해 진행했다.
또한 개강 후 정신없을 삶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2학점 정도를 일부로 듣지 않았고 난생 처음으로 “언론홍보학과” 라는 인문계열 부전공을 신청했다. HTML5사용자 모임도 할 수 있을 정도만 해서 번역 영역을 설정하고 회사에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설계에 나서고 수행에 나섰다. 개인 개발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생에서 어디 항상 절정만을 쫓아가는 상승 곡선만 바라겠는가. 실패를 통해 사람은 성장한다. 나는 2008년의 실패에 힘겨워하다 2009년부터 올라가기 시작했으며, 2011년에는 절정을 찍었다. 그러다 작년, 다시금 찾아온 슬럼프에 힘들어하다 이제 다시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후회스러운 기간은 돌이켜 보면 사실 그만큼 고마운 때도 없는 것 같다. 다만 열정이 스며들 그 공간, 그리고 나를 다시 re-creator할 수 있는 그곳을 찾도록 부단히 삶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2013년의 인생의 한 걸음을 다시금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