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추수감사절 연휴를 통해서 스스로의 재력과 앞으로의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특히, 올 초에 꽤나 즐겁게 보았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를 이북으로 나온 책을 다시한번 보면서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내 투자에 대해서 다시금 정리를 해보게 된다.
최근에 블로그, 정확히는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자신의 투자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몇몇은 너무 대세에 혹해서, 몇몇은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투자에 관심을 가진다. 노후 등을 위해서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히 긍정적인 것이라고 보는데, 가끔가다 보면 정말 너무 뜬금없이 나오는 이야기도 있다. 예컨데 블록체인의 내부 인증 방식등을 제대로 펴보지 않고, 하물며 사토시의 논문에 등장하는 용어나 암호체계에 대한 이해, 아니 이해도 바라지 않지만 그런 내부적인 사정을 모르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우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부를 하는 느낌이라고 들기까지 한다. 4차산업, NFT, 메타버스 등등 가끔은 부모님까지도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걸 보면, 단순한 트랜드를 넘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게 들어간 현상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적어도 이런것들에 대한 공부가 확실히 되지 않는 한, 투자가 무슨 소용일까, 단순히 로또에 기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여튼 여러모로 투자에 대한 내 생각을 네이버 블로그에 쓰려다가 구태어 오프라인에서 아는 지인들이 있는 곳에다 글을 쓰기가 꺼려졌다. 뭐 보든 말던 상관은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네이버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플랫폼같지가 않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부분 여행 관련 글을 써온 내 블로그 정체성 상, 물론 투자일기를 써서 뭔가 make sense한 글을 쓴다면 어떤 트래픽을 바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혼자서 정리하기에는 좋은 플랫폼 같지가 않다. 그래서 진짜로 지인들도 잘 모르는 여기다가 일차적으로 정리를 하고, 어느정도 준비가 되면 옮기던지.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난 투자를 정말 단 1도 몰랐다. 주식은 내게있어서 도박이었다. 어려서 부모님이 워낙 주식에 손도 대지 말라고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식계좌를 처음 열었던 것은 3년전, 미국에서 그것도 친구가 다니는 스타트업에서 redeem코드로 준 것으로 어카운트를 연것이 시작이었다. 그때도 주식을 할 생각도 전혀 없었다. 한 $1,900 정도 넣었다가 10개월 뒤에 $2,200정도로 한 $300 벌고 정리하고 2018년에 로빈후드로 모두 이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꾸준히 투자를 했는데 정확한 수치는 밝히기 부끄럽고 최근에는 장이 별로 안좋아서 현재는 60%의 전체 수익률이긴 하지만, 얼마전 최대 72%까지 갔었다.
사실 주식은 그냥 거의 취미였는데, 나도 경제의 흐름을 읽는 자체를 좋아하긴 했다. 나 스스로가 테크업계에 있고, 주로 미국이나 한국의 주식이 테크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이 흐름을 읽는 자체가 내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난 별로 손이 크지도 않았다. 많이 사봤자 10주 정도. 그냥 흐름을 읽으려고 한 것이지, 주식이 주된 수입원도, 앞으로의 수입원도 되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냥 난 다른 산업군도 조금은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이오, 방위, 항공, 자동차 등도 좀 사뒀다. 최근에는 무한매수법을 익힌다는 차원에서 레버리지, ETF를 좀 해보고 있는데 이 또한 전혀 부담없는 선에서 배우는 수준에서 하고 있다. 그런데 어쨌건간에 굴리는 돈이 어쩌다보니 몇만불이 되다 보니깐 이게 생각보다 큰 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60% 수익은 오버더라도 목표를 연수입 20% 전후로 해서 복리체계를 만들어 둔다면 돈이 돈을 벌 수 있는 괜찮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최근에 내가 관심있어서 공부하는 것들이 대부분 투자와 연결이 된다는 점이다. 머신러닝을 통해서 자동투자 알고리즘을, NFT와 이더리움 2.0을 통해서 블록체인을, 회사에서 하는 페이먼트 관련 공부를 통해서 좀더 큰 시장의 흐름을, 더 나아가면 내가 좋아하는 서양문화 공부를 통해서 세계의 역사에 대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수단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래서 연말 목표는 파이프라인 잡기로 정했다. 일단 자동투자 프로그램을 만드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꽤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ETF, 그리고 개별투자 이 세가지를 발판으로 거래를 하는 프로그램 제작이 목표이다. 아마도 파이선으로 돌리되, 머신러닝이야 데이터만 넣어놓고 트레이닝 시켜두면 모델이야 금방 나오니, 이걸로 일종의 투자 유무를 결정하는 머신을 만들면 될것 같다. 수학과 머신러닝을 공부해 보니 그 내부의 튜닝과 정확도를 개선하는 것은 있어도, 그 큰 틀은 어쨌건 과거의 데이터에서 어떻게 e2e로 발전시켜 나가는지에 대해서 어쨌건 수학은 막 심도있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워낙 API도 많고, 한국에 있었다면 수수료때문에 골머리를 앓았겠지만 그나마 미국에 있으므로 트레이닝 하는, 굳이 단타까지는 아니겠지만 딱 그것, 저점에 매수하고 고점에 매도하는 그 기준을 계속해서 정교화 시키는 머신을 만드는 것. 그게 목표이다.
그런 ‘투자’적인 측면에서의 공부와 한편으론 본래 하던 유라임은 계속해서 개발한다. 요즘엔 좀 피봇을 하려고 하는데, 핵심적 기능은 어차피 같긴 하다. 다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최대한 1인 개발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유지보수까지 가능하도록. 그리고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장에 수익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고, 회사 업무에 불이익을 주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서 솔직히 정말 취미생활 정도로만 하고 있다. 여기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외부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하나의 source를 만들어 두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삶이 조금 정리된 만큼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직 가지고 있는 자본은 부족하지만, 어쨌건 내년에는 집을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벌써 7년간의 월세살이가 어려워지는게 현실이고, 부동산도 내집마련과 더불어 장기적인 투자 source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일단 기반이 되면, 한국 부동산 투자와 미국도 함께 알아보고 싶다. 요즘에는 하와이 부동산에도 조금은 눈이 가는게 사실이다. 몇 가지 열린 가능성을 두고, 계획대로라면 몇년 후 어느정도 여건이 된다면 내가 ‘직접’ 갈 수 있는 곳에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
또 하나는 건강이다. 지난 글에서도 썼지만, 건강한 정신과 육체가 되지 않는 한 어떤것도 할 수 없다. 다음주 월요일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여기서 나가는 돈이 보험을 해도 천불이 넘는다. 미국은 정말 건강마저도 돈과 연관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닿게 되는 것 같다. 육체적 건강과 더불어 정신적인 것. 즉, 내가 그토록 알콜과 관련된 고민을 한 이유도 사실 머리를 빠르게, 맑게 돌아가게 만들어 둔다면 결국 본연의 업무에서도 어느정도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은가.
여러가지 투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느꼈지만, 사실 투자라는 것이 빠르면 좋다 그런것은 이해가 가지만 월급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드므로 라는 이유는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런 책들 때문에 요즘 한국에서 주식시장 장 오픈시간만 되면 다들 화장실로 빠진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행동일까. 아무리 파이어족 그런 조기은퇴 같은 말이 많이 나오더라도, 난 앞으로 120살까지 사는 세상에서 과연 본인이 좋아하는 일 없이 돈을 버는게 무슨 의미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을 것을 정말 잘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죽을때까지 코딩을 한다면 난 행복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내내 내가 뭔가 미래에 기여를 한다는 성취감도 있고, 워낙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란 자체가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풀어나가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기도 한다.
어쨌건간에, 난 투자에 아주 큰 리스크를 두지는 않는다. 주 수입과 이에 대한 의존도는 무조건 50% 이상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래서 내 투자 목표는, 앞으로 10년 내로 10B로 잡았다. 부채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40B정도로. 그렇게 난 계속해서 투자일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괜찮다면 ‘일기’의 형식처럼 말이다. moitié fait qui commence bien! 시작이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