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브런치나 네이버블로그가 '퀄리티' 위주의 매체가 되다 보니 쉽게 글을 작성하기 힘들게 되었다. 보는 눈도 많고, 기대하는 시각도 높다 보니 아무래도 이러저러한 정리 이후에 글을 쓰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쓰고싶은 이 글도 그렇다. 출장을 왔지만, 프로답게 출장을 보내고 있지 않다 생각하여 이리저리 출장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LA 출장중, 정확히 말해 출장이라기보다는 Remote근무라고 하고싶다. 집안일도 있고 겸사겸사 오게 된 곳인데 2박 3일을 머물게 되었다. 월요일이야 이곳 독립기념일이기 때문에 크게 일을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화요일인 오늘과 내일은 업무시간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근무시간을 맞춰 작업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세시에 일어났다. 지난 포틀랜드나 시애틀, 그리고 2월의 LA출장때를 생각해보면 그저 조금만 일하다가 관광한답시고 동네를 놀러다니기 일수였는데, 몇번 이에 대해 후폭풍이 몰아닥치니, 정확히는 그저 미팅 이외의 일을 우리 동네에 놓고오다 보니깐 아무리 출장이라 하더라도 일이 우선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프로에 대해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출장이 잦은 삶은 예전부터 꿈꿔왔던 삶이긴 하다. 개발자를 택한 이유도 물론 프로그래밍이 재밌는 것도 있지만 언제 어느곳에서든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 다니면서 개발하고 싶었다. 하지만 몇번 여행과 함께 개발을 한다고 도전해 봤는데, 이건 여행도 아니고 업무도 아닌 어영부영한 현실이 되어버려서 금방 포기해 버렸다.
LA에 오니 이곳은 한국같다. 한국 간판은 산호세의 그곳보다 훨씬 많고, 걷다보면 가면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곱창집도 있고, 갈메기살은 물론, 유명한 팥빙수 집도 있다. 코리아타운에는 정말, 어딜 봐도 한글 간판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의도의 그곳을 보는 이 느낌, 그래 정말 여기는 살기는 편하겠구나. 하지만 여덟시 이후 어두운 동네에 홈리스들이 많은 것이 여기가 캘리포니아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세번째 LA방문, 사실 LA는 딱히 정이 가지는 않는다. 가끔 와서 업무를 보기에는 좋고, 놀러다니기에는 좋긴 하다. 헐리우드, 비버리힐즈, 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다양한 볼거리와 트랜디한 카페나 브런치 레스토랑이 존재한다. 그래서 뭔가, 시간을 온전히 들여서 놀아야 하는 테마파크보다는 잠깐잠깐 점심이나 저녁에 들를 수 있는 식당 혹은 카페가 내게는 제격인 것 같다. 차라리 도시를 여행할 꺼면 휴가계획을 아에 세워서 돌아다니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곳에 자동차로 운전해서 온 것은 재밌었다. 4~5시간의 약간 긴 운전시간이긴 하지만 낮에 운전하며 캘리포니아의 드넓은 들판과 저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바라보며 운전하는 맛은 언제 경험해도 좋다. 사실 나는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편이다. 그래서 첫날 이곳에 와서 굳이 돌아다니며 맛집을 찾으려는 행동은 자제했다. 그렇게 최소한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가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즐길거리가 되는 것이니 말이다.
어쨌든 산호세의 내 사무실이 Regus의 그 사무실인지라 그곳에서 나온 Gold Membership으로 오늘은 돌아보려고 한다. 최소한 비즈니스 라운지는 무료라고 하는데, LA만 해도 한 50개는 족히 넘어서 이것도 좀 많이 알아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잘 조사해보니 산타모니카 쪽이 괜찮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도 LA하면 다른 관광지보다는 해변이 너무 마음에 들고 하니 그쪽에 가서 업무좀 하다 금방 마치면 잠시 돌아보고 올 예정.
결국 출장에서도 시간관리가 생명인 것 같다. 전처럼 놀자판으로 밤마다 과음 혹은 무리를 해서 보내게 되면 다음날 늦잠을 자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만 하다 하루가 다 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어느 공간에서 주로 Remote로 일한다는 개념으로 출장을 다닌다 하면 더욱이나 업무를 해야 하는 그 시간만큼은 스스로가 정확히 정하고 그때만큼은 Slack도 On, 그리고 업무도 무조건 업무만 하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혼자 기획하는 조직인 만큼, 굳이 이렇게 해야하나 싶긴 하지만 그게 맞다. 8시-4시 정해진 시간동안은 언제나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On을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되려 이런 방향이 비즈니스를 하는 데에 있어서 맞다는 생각도 든다.
출장에서도 결국, 평소 생활 패턴과 같아야 한다. 운동도 해야하고(못해도 하루에 만보는 걸어야 한다.) 네시에 일어나서 일정 점검과 글을 쓰는 행동, 하루의 동선을 계획하는 행동, 식사계획, 취침계획 까지 모든것이 계획되어야 한다. 그것이 아마,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프로페셔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어쨌든 이왕 LA에 와서 출장을 보내는 만큼, 프로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한번 노력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