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활시기 전례와 의미


<부활시기 전례와 의미 >


부활은 구원의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부활은 3세기까지는 초대교회에서 지내던 하나밖에 없는 축일이다.


부활시기는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의 신비를 완성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간이다.


초기에는 이 축제를 부활 성야에 시작하여 그 다음 날 해가 질 때까지 지냈으며, 여기에 부활 대축일 다음 날인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팔일 축제가 더해지고, 또 다시 그 다음 6주동안 부활을 기념하게 된 것이다.


예수 부활 대축일의 날짜는 해마다 달라진다. 유다인들은 초봄의 만월인 니산(Nisan) 달의 14일을 파스카 축제일로 지냈고 동방교회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으나, 서방교회는 날짜와 관계없이 주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파스카 축제일 다음 주일을 부활 대축일로 지냈다.


8부축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인류에게 참희망을 안겨주신 예수, 어두운 이 세상에 참된 빛으로 살아계신 예수는 우리의 기쁨이시다. 더구나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새 생명을 누리게 되었다. 그래서 이 축일을 하루로 끝내지 않고 부활시기의 첫 8일 동안은 주님의 대축일로 지낸다.


새 영세자들은 부활 성야의 세례 때 입었던 흰옷을 8부까지 입었고, 교우들도 세례자들과 함께 새 옷을 입고 세례 서약 갱신을 하고 세례의 은총을 감사드리며 부활의 의미를 자신들의 생활 속에 되새겨간다.


부활 축일이 신앙의 근본 축일이므로 12세기부터 8부로 끝내지 않고 성령 강림까지 7주간을 축제기간으로 지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8부의 전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신망애(信望愛) 삼덕으로 우리도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함을 나타낸다.



부활 삼종기도


‘부활의 날’인 주일과 부활시기에는 삼종기도를 서서 바친다. 서있는 자세는 살아있는 인간의 자세, 승리자의 자세이기 때문에 부활로 승리한 우리가 충만된 기쁨으로 그리스도를 닮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그리스도는 살아계시고 우리도 그와 함께 산다’는 그리스도교의 기본 신앙으로 삼종기도를 바친다.


 


성령강림대축일에 50일 축제 막 내려


교회는 예수 부활을 인류 구원을 위한 가장 위대한 사건으로 기념한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믿음도 헛된 것이라고 설파했을 만큼(1고린 15,14 참조),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부활대축일부터 성령강림대축일까지 50일간을 특별히 부활시기로 정해 예수 부활을 성대하게 기린다. 부활시기 전례의 특징과 주요 축일에 대해 알아본다.



▲부활시기 전례


부활시기 전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쁨’과 ‘찬미’이다. 그래서 부활시기 미사 때에는 사순시기에는 금지됐던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노래한다. 부활시기 중 사제의 제의 빛깔도 ‘기쁨’을 나타내는 흰색이다.


부활성야 때 축성된 부활초는 성령강림대축일까지 50일 동안 제대 옆에 세워두고 그 이후세례식이 거행될 때 사용한다. 또 부활시기에 바치는 부활삼종기도는 주일에 삼종기도를 바칠 때처럼 서서 바치는데, 이는 인간의 살아 있는 자세, 기쁨의 자세로 부활한 그리스도를 찬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활대축일부터 첫 8일 동안 ‘부활팔일축제’를 지낸다. 부활팔일축제 기간의 하루하루를 부활대축일처럼 성대하게 지낸다는 의미다. 이 시기에는 미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파견식 때도 알렐루야를 두번씩 반복한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부활팔일 축제 기간에 일을 멈추고 날마다 전례에 참여했고 새 영세자들은 모든 죄를 씻고 새롭게 태어났다는 은총의 표시로 흰옷을 입고 지냈다. 부활제2주일은 예전에는 ‘흰옷 주일’이라고 불렀다. 부활팔일축제 때 입은 흰옷을 이날 벗었다고 해서다.


▲하느님의 자비주일(부활제2주일)


교회는 지난 2001년부터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를 특별히 기억하며 자비를 간구하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 자비의 사도’라 불리던 파우스티나 수녀를 새 천년기의 첫 성인으로 시성하면서 이날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제정했다.


교황은 전쟁과 폭력, 살인, 기아, 낙태 등 세계 전역에 만연돼 있는 반생명문화의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과 용서를 전제로 한‘자비’뿐임을 인식하고,‘한결 같은 사랑으로 인간을 보살피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념하고 또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청할 것을 권고했다.


 


▲성소주일(부활제4주일)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부르는 부활 제4주일은 특별히 사제 성소와 수도성소, 선교 성소의 증진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성소주일이다. 성소주일은 1964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제정됐으며, 1973년부터 부활 제4주일에 지내고 있다.


 


▲주님승천대축일(부활제7주일)


부활하신 예수는 40일간 지상에 머물면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신 후 하늘에 오르셨다는 성서 말씀에 따라 그리스도의 승천을 기념하는 대축일이다.


세계교회(보편교회) 전례력에서는 주님승천대축일을 예수부활대축일 후 40일째 되는 날에 지내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날이 주일이 아닌 관계로 40일 이후 첫번째 주일 곧 부활제7주일로 옮겨서 주님승천대축일을 지낸다.


부활제7주일은 또한 홍보주일이기도 하다. 예수께서 승천하시기에 앞서 사도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당부하신 것을 새기며 특별히 현대의 다양한 홍보매체들을 복음선포에 적극 활용하며 홍보매체들이 올바로 사용되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날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67년 주님승천대축일 후 첫 주일(부활 제7주일)을 홍보주일로 제정했다.


 


▲성령강림대축일


교회는 부활시기의 마지막 날에 성령강림대축일을 지낸다. 이 날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오순절)이 되던 날에 사도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서, 신약의 새로운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탄생일이기도 하다.


부활시기가 성령강림대축일로 끝난다는 것은 성령강림으로 수난과 부활의 인류 구원의 신비가 완성되고 이 신비가 성령과 함께 하는 교회 안에서 역사의 종말까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활시기를 지내는 신앙인들은 부활의 기쁨을 경축하면서 그 부활의 신비를 이제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가, 구원의 완성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희망하면서 살아야 한다.


 


▲부활대축일 날짜는 어떻게 정하는가.


예수성탄대축일은 12월25일로 정해져 있지만 예수부활대축일은 날짜가 해마다 달라진다.


부활대축일은 춘분 곧 3월21일 이후 첫 보름달이 뜬 후 첫번째 주일에 지낸다. 춘분을 기점으로 잡은 것은 춘분을 ‘첫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내리면서 죽었던 가지에 새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봄은 생명의 계절이고 새로운 희망의 계절이다.


부활시기는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경축하면서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부활의 기쁨을 살아가는 시기다. 그러나 이 부활의 기쁨은 또한 수난과 죽음의 신비를 거쳐야만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