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ertainty vs Certainty

봄기운이 왔다갔다 하는 나날들이 이어진다. 캘리포니아의 날씨는 더없이 맑지만 코로나 덕분에 강제로 quaranted된 삶 속에서 글쎄, 나야 워낙 집에서 하는 작업이 익숙하긴 하지만 뭔가 갑자기 난리라도 난듯 사람들은 사재기부터 해서 마스크 대란이라던지, 사회적 거리두기 라던지.. 집콕해서 개발하는 것을 즐기는 내게도 이런 부분은 상당부분 불편하기 나름이다. 그래도 뭐,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피해를 느끼지는 않았으니 이부분이라도 감사할 다름이다.

유라임에 계속 집중하다 보니, 요즘따라 더 느끼지만 확실히 스스로 개발력에 대한 큰 고찰과 이해, 그리고 이에 대한 끝없는 노력 없이는 자칫 잘못하다간 금방 개발력이 쳐지게 되고 이에 따른 side effect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작년 한해동안 blockchain, firebase, mongodb, nosql, online-ide같은 기존에 내가 다루지 않던 기술을 배우고, 이를 다루려고 하다보니 원래 내 스택을 약 1년 정도 멀어져 있었다. 사실 유라임 개발도 2018년에 끝내놓고는 취업과 병행해서 물론 가능하겠지 싶었는데, 일전에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 결론은 “병행” 이라는 자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에 가장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은 Uncertainty, 즉 불확실성과 확실성에 대한 삶에서의 조율이다. 사실 대학원에 붙어놓은 지금, 아직 뭐 비자도 안나왔고 학기시작도 안했고 OPT도 안나왔고 취준도 안했다. 그래도 일련의 경험을 통해 이것들에 대한 위험성(?)을 이미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창업비자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다.) 내딴에서 이에 대한 위험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서 다른 대학원에 붙어놓고 아직도 decline을 안한 상황이니 이정도면 플랜B까지는 어느정도 생각해 둔 상황이라 17년부터 시작된 이 불확실성과의 전쟁은 지난 3월에, 3년만에(!) 막을 내렸다. 

약 2-3년 정도, 아니 취업후에는 약 5-8년 정도의 안정성이 확보되었다. 미국에 와서 지난 5년간 나는 취업+창업+대학원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다가 다 놓친 꼴이 되었다. 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왠만한 경험과 스트레스 대처가 없이는 힘들다. 사실 내딴에서는 그냥 유라임 성공밖에 없었는데 유라임이란 뭔가, 내가 생각하는 최대의 작품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이 이면에는 결국 기존에 없던 그 엄청난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 누가 어떤 예술가의 작품이 성공할지 안할지를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겠던가? 많은 예술가들이 사후에 작품세계를 인정받는 이유도 비슷하다. 결국, 하나의 공학과 예술 과학등을 포괄해서 집어넣는 작업이 그만큼이나 어렵기도 하고, 막상 만들었다 하더라도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을 확률이 거의 90% 이상인데 그럼 이를 내 삶의 목표로 치부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알아줄 수 있는 공식을 만드는 미친 천재과학자 곁에는 불쌍한 가족들이 존재하거나, 없다.

확실히 작품이 나오려면 그 세계에 몰입하거나 거기서만 빠져있어야 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어쩌면 유라임에 미쳐있던 기간동안 어느정도 세계관(?)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그 폐인이었을 시절에 삶에 대한 불안함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가장이 돈 한푼도 안벌고 방에 쳐박혀서 연구나 작품에만 몰두하고 있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다. 그럼 가족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누가 그 생계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가? 결국 누군가는 희생을 하게 되어있다.

지난 5년간, 특히 끌로이한테 미안하다. 난 그저 성공하나만 바라고 했던 스타트업에 가족의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나마 3년전에 이를 인식하고 취업하려고 했는데 이미 상황이 걷잡을 수 없어져 버렸다. 제작년 말에는 한국에 돌아갈까라고 생각까지 했지만,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했던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대표와의 이해관계 차이로 결국 꽤나 많은 정신적, 금전적 손실을 앉고 그냥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게 내 마지막 도전이었다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도전이 삶 전체를 정의하는 마지막이었다고.

마지막 Uncertainty가 영위하는 삶은 끝났다. 왜 이제야 사람들이 어느정도 안정적인 life track을 만들어 두고서 다른 도전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랬어야 했다. 처음 창업했던 2007년에 나는 휴학을 했으면 안됬다. 그때 사람을 뽑은것도 잘못되었다. 그때 사업하는 사람은 코딩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코딩을 잠시 접은 것도 안됬었다. 병특을 할 때에도 더 공부했어야 했다. 학부에서도 더 공부했어야 했다. 결국, 내가 생각했던 “다른사람들과 다른 길을 간다” 라는 자체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무원이나 된다 뭐 이런게 아니라 적어도 내 적성에 맞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길이 분명 존재하고 거기에서의 나만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키웠어야 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특히 웹 백엔드 개발과 대용량 서비스 아키텍처 설계. 거기다 주니어 매니지먼트. 여기서 더 나아가면 PM이나 Engineering Manager, CTO같은게 있겠지. 뭐 그런 일련의 개발자->관리자의 루트가 있고 난 그 길을 쭈욱 나아갈 것이다. 그게 내 main이다. 적어도 향후 15~20년은 그렇다. 이 커리어에서 난 의문을 제기하거나, 변경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uncertainties를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유라임이 그렇다. 더 이상 유라임은 내 삶에 주류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유라임 개발은 계속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학원 개강까지의 어느정도의 여유 시간동안 풀타임으로 개발할 시간이 있고, 그 기간동안 부차적인 사업으로써 이를 잘 키워나가고 싶다. 일종의 사이드워크이지만, 내겐 정말 중요한 사이드워크인 셈이다.

그래서 요즘 사업에 부쩍 관심이 많다. 사업을 한다고 해서 정말 다 버리고 이것만 해야할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요즘엔 그렇게 투잡 쓰리잡 하는 사람이 많다. 내 생각에 이게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내 체력과 실력을 키워놔야 하고 최대한 외부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그렇게 해야할 것 같다. 유라임도 그렇다. 최근 시작한 Visualise.ai의 일련의 프로젝트로, 물론 지금 어느정도 기능은 나 혼자 개발을 하겠지만 이것을 어떻게 띠어낼 것인지 그걸 좀 생각하고 있다. 인도나 중국에 많은 외주개발사들에 외주를 주고싶다. 물론, 유라임이 수익을 낸다는 가정하에서. 그럼 내 소스에 대한 보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사람을 채용한다면 역시나 소스에 대한 보안이나 지적재산에 대한 보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여러가지 상황때문에라도 나는 아마도 어느정도 개발이 완성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앞서서 법적인 부분과 세무까지는 컨설턴트를 끼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사업에 대해 생각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라임에 대한 사업계획서의 보안. 예전에 써둔게 있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솔직히 무슨말을 하는지 감도 잘 안온다. 너무너무 추상적이다. 핵심 알고리즘과 이에 대한 상품화, 수익모델 등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 부분이 사업의 핵심임에도 말이다. 더 고민해야하고, 또한 핵심 알고리즘에 대한 IP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에 대해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확인하고.. 

사업이란게 사실 생각해보면 장난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명확한 것은, 혼자만이 이룰 수 있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사람과 조직을 잘 꾸리면 가능한게 또한 사업이다. 그러니 난 좀더 생각해본다. 어떻게 내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어떻게 내 uncertainty를 certainty로 만들 수 있을지, 그게 향후 5-10년 내로 가능하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고싶지도 않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여하튼, 다음에는 개발력에 대한 글을 좀 쓰고싶다. 요즘엔 너무 오랜만에 유라임 개발을 해서 그런지 넣고싶은 기능도 많고 내가 왜 이따구로 코드를 짠건지도 마음에 안들고.. 그래서 4월 한달은 공부와 리팩터링이 목표다. 그리고 핵심 알고리즘에 대한 분석과 설계.. 그래서 부랴부랴 설계 관련된 서적과 스칼라, 타입스크립트와 관련된 강의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머신러닝이나 수학 공부, 이런거 다 좋지만 전부 주말로 옮겼다. 지금 내게 있어서 이런게 주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서이다. 

그리고, 유라임 개발에 대해서 블로그에 좀더 서술하고 싶다. 예전엔 브런치에 자주 글을 썼는데 브런치는 좀 뭐랄까, 효율성이 떨어진다. 지금 3500명정도의 구독자가 그만큼의 영향력이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아직 특별한 수익모델도 잘 모르겠고, 난 지금은 글을 써서 돈을 벌고싶은 생각은 크게 없다. 그래서 계속해서 여기다 써나가련다. 유라임 개발이야기 라고 카테고리 하나 만들어서 말이다. Just keep doing great!

CMU MSSM 21' 재학중. AI기반 습관관리 서비스 유라임 (urhy.me) 대표. 전 금융권 소프트웨어/데이터 엔지니어. 대학원 생활, 실리콘벨리, 유라임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데이터과학과 시각화, 대용량 아키텍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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