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lter-in-place, COVID-19 상황과 앞으로의 미래

7년, 내가 일반적인 “회사”를 떠나온 시간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미국에 와서 스타트업을 홀로 진행했다. 쉬운 것은 없었다. 철저한 시간관리가 필요했고, 정말 1인 기업이란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실감했다.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어떤것일까, 글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겠지만 어떤 조직체에 속해있다는 자체는 절반 이상은 그래도 어느정도 안정감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난 이게 사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혹은 20대가 되며 독립에 대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결혼해서 독립하기 전까진 (사실 아직까지도) 나는 그게 부족했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미국와서 4년, 꽤나 큰 방황을 했다. 배운것은 많지만,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큰 ROI가 없었다. 경제적, 심리적인 관점 없이 무턱대고 내 열정만 믿었지만 결국 사람을 이루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이 존재하였고 이것 없이는 이룰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

스타트업을 하다가 말아먹은 것은 아니고, 느끼지만 어느정도 방향성이 잡히기 전까지 굳이 거창하게 “사업”이라고 지칭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사업은 돈을 버는 그 구조를 잡는 것이고, 아이템은 어쩌면 거둘 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너무 올인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난 그걸 여태 몰랐다. 난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멀티플레이는 사실 그냥 노력일 뿐이다. 체력을 키우고 시간을 쪼개고 관리해가면서 부지런하게 만드는게 멀티플레이지, 그게 누군가의 성향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부지런함과 꾸준함, 그리고 집중할 것에 집중하는게 사실 가장 중요한 멀티플레이의 요점이다. 멀티플레이를 해야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잡기 위함이다. 적당한 대학 나와서 안정적인 회사 가서 일하면, 그것도 사실 어쩌면 불확실성을 잡기 위한 충분한 노력이긴 하다. 허나, 요즘 글로벌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점점 글로벌리즘에서 국가들이 점차 폐쇄주의적인 성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조금씩 보인다. 그 시발점에는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즉 COVID-19가 있는 것 같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치사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쳐도, 이탈리아나 뉴욕의 사망자는 정말 끔찍했다. 전염병에 있어서 국가마다 의료시스템이 어떤지에 대해, 그리고 그 국가가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난 당연히 미국이 일사천리로 움직일 줄 알았는데 늦장대응에, 결국 대응하는 방식이 shelter-in-place. 물론, 나쁜 방식은 아니지만 도시가 마비되는 것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보니 이런 방식으로 과연 경제가 유지될지 의구심까지 들었다. 경제 뿐만 아니라, 그 좋은 캘리포니아의 자연경관을 위해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공원은 문닫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이런 상황이 얼마나 더 이어질까? 하루빨리 풀리기를 바라지만 아무리 풀린다 해도 바이러스 자체가 종식되려면 결국 백신이 나와야 할텐데, 일반적으로 백신이 나오려면 1~2년은 걸린다 치면 그 기간동안은 어떤 모임에 간다는 자체가 사실상 위험하다. 미국내에 보험이 있더라도 치료받기가 너무 힘든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걸린다면? 나 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위험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뭐 어차피 미국에 앞으로 길어야 7년정도 더 있을 것 같긴 하다. 짦은 기간은 아니지만 내가 경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동안 미국내에서 내 커리어에 대해 생각해봤다. 물론 훌륭한 인재들이 많은 국가이고, 정말 광대한 대지 내에서 여행을 다니며 그 삶을 지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에 평생 살 곳은 아니라는 생각. 그래서 글쎄, 영주권을 받고 그것을 갱신해가며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미국에 거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살아간다는 입장에서 보면, 굳이 큰 메리트가 없다. 차라리 여행을 오는게 낫지, 일적인 것 이외에 daily life로 따져보면 한국이 훨씬 삶의 질이 높다고 본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내가 배운것은 “자기관리”이다. 유라임도 이에 근간해서 만들었고, 자기관리가 어디서 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독립적인 스스로를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globally한 스스로를 키울 수 있는지, 여러 방면에서 나 스스로에 대한 입지 내지는 미래에 대한 설계는 충분히 마친 것 같다. 어차피 미국이라는 자체가 방대하고, 많은 미팅들을 이미 온라인으로 혹은 이메일로 행했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할 때에는 뭐 당연스럽게 사무실이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wework으로 이사를 가다가 지금은 아에 사무실조차 필요없다고 느껴졌다. 개발은 어디서든 해도 상관없었다.

1인기업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나중에 난 조직이 커져도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싶다. 워크샵이니 회식이니.. 이런건 진짜 쓸때없다. 결속력이 커질 수는 있겠지만, 사회는 점차 조직문화에서 개인문화로 전환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는 오히려 회사를 다닐때보다 잉여하지 않고, 철저한 스스로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회사를 다닐때는 8시간 일을 하면 출근해서 슬렁슬렁 이메일좀 보고 일정체크하고 회의하고 하다가 밥먹고 마실좀 다니고 느긋하게 들어와서 3~4시간 개발좀 하고 눈치봐서 퇴근하고.. 사실 이런 삶에 지쳐서 난 회사로 안돌아갔었다. 미국와서 보니 여기 애들은 진짜 일할 때만큼은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코딩한다. 물론 머리를 마주하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경우는 뭔가 만남이 있어야하겠지만, 오프라인에서 행해지던 많은 협업들이 지금은 온라인으로 많이 이동했다. 수 많은 SAAS가 생겼고, 민감한 부분까지 대행해주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목표의식을 잃지 않는 것. 긍극적으로 이 커리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지속적으로 고찰하고 컨설팅 받아야 한다. 그래야지만 행복할 수 있다. 개발을 하던 일을 하던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 우리의 삶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여기서 대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힘들다. 조직이라는 일종의 유기생명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그 실체보다는 핵심에 주목해야 한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점차 자기 이름 혹은 브랜드를 걸고 사업체가 될 것 같은 생각이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결속력을 다지고, 하나의 작품 내지는 사업을 위해 온라인으로 소통할 것 같다. 많은 오프라인의 그것들이 없어질 것 같다. 한국 사회는 점차 미국처럼 변할 것 같다. 사회적인 결속보다는, 가족 혹은 개인 위주의 삶 말이다. 그렇다고 한국인 특유의 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꺼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전처럼 끈끈한 우정? 이런것은 다른 의미에서의 그것이 될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더더욱 크게 민감하게 작용될 것 같다. 물론 나도 중고등학교때 인터넷 상의 친구들과 결속을 다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런게 더욱 더 확장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되면 게임중독과 같이 부작용이 될 것이고, 잘된다면 자기시간을 보다 더 극대화 시켜서 더 큰 업적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회사들은 점점 사람들을 출근시키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같은 곳에서 행해지던 신입사원 연수, 그런것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어쩌면 폐쇄될지도 모른다. 예전 세대들은 그런 것에서의 추억들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신입사원들이 아쉬워한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들만큼 어쩌면 사적인 감정이 많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회사나 상사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바뀔 것 같다. 예전으로 치면 하극상 같은 것이 이제 논리만 맞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회사도 점차 연차나 나이 그런게 아니라 진짜 능력으로만 평가될 것이고 어쩌면 나이나 성별은 미국처럼 금지될지도 모르겠고, 그저 실력이 좋은 사람이 우위가 되는, 진짜 말 그대로 무한경쟁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회사들이 점차 workplace 를 온라인으로 돌리면서 회사에서는 잉여인간을 자를 수 있는 구실이 생길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쩌면 잘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실리콘벨리 혹은 이와 비슷한 서양의 도시에서는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마찬가지로 끝없이 기회를 추구하는 편이고 (이직이 잦음) 안정과 한부분에 대한 집중을 추구하는 사람의 경우 한곳에 머무르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질 수는 없다. 너무 잦은 이직도, 너무 한곳에만 머물러 있는것도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는 다르다. 내 생각에 앞으로 회사는 직원의 결속력 보다는, 핵심인재에 주목할 것 같고 나머지는 점차 대체가능한 포지션으로 바꿀 것 같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렇게 변했다. 당장 내가 내일 나가더라도 대처 가능하도록 철저한 문서화와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주먹구구식의 개발 혹은 유지보수가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조직 체계가 만들어질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내가 아무리 잘났더라 하더라도 회사에서 당장 3개월 뒤에 짤리거나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뒤쳐질 것이 두려워서 엄청나게 달리는게 보통이다. 아니면 아에 도전을 하지 않던가. 물론 지금도 당연히 이런 구도로 직장인 내지는 직업에 있어서의 사람 구분이 갈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후자의 경우는 선택의 폭이 적어질 것이 분명하다. 결국, 얼마나 빨리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해당 분야의 기술 혹은 지식의 폭을 넓히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가를 찾는게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일단 최대한 내가 잘 하는 것을 찾고 거기에 가장 큰 집중을 하되,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도 아무리 적은시간이더라도 꾸준히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직업군에 대한 빠른 전환이 중요하다. 결국, 뭐 하나에 올인할 수 있는 시대가 점차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때문에 집에만 있으면 할께 뭐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공부로 집중을 한다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남과 동시에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되려 재택근무를 한다면 더더욱이나 철저히 시간관리를 하고 절약된 시간에 또 다른 플랜B, 플랜C 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대학원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데이터와 ML엔지니어로 쭉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게 주된 목표이고 유라임이나 데이터 시각화와 같은 일들은 부차적이지만 진지하게 해나가고 싶은 업무로 내려갔다. 

집에만 쭉 있다보니 진짜 내가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정리가 되더라. 쓸때없는 것은 쳐내게 되고 내게 꼭 도움이 되는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그건 참 좋다. 하지만 직장생활도 그립고 친구들도 그립다. 여행또한 그립다. 그런건 참으로 사람다운 삶인데 그런게 점차 없어지는구나. 코로나가 2년이상 지속된다면 저런 변화 속에서 나는 과연 하나의 해소 창구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그것에 대해 고민아닌 고민을 하게되는 요즘이다. 어쨌든 내 사명은, 유라임이나 잘 만들어서 자기관리를 위한 플랫폼을 잘 만드는 것이다. 유라임 속에서, 어쩌면 전보다 더 완벽한 스스로를 만들어야 하는 지금시대의 젊은 우리층이 한결 자신이 원하는 그것에 집중하고,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