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뛰게 하는 일. (ft. 근황)

나는 참으로 하고싶은게 많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많은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보니 그중 채 5%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런 상황은 어느순간부터 내가 계획을 하지 않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계획 자체가 항상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결국 제대로 되지 못한 습관에서 비롯된 것을 알게되었다.

습관이란 무엇일까, 요즘엔 어느정도 육아도 자리를 잡아서 새벽에 그래도 최소한 두세시간 정도의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회사에서 이리저리 해보려 했는데 회사는 어느정도 내 일에 대한 집중도를 끌어당기지 않으면 좀 힘들더라. 그래서 왠만하면 집에서 하려 하는데 결국 내가 뭔가를 하더라도 집중력 있게 하지 않으면 못한다는 점, 특히 어느정도 시간은 억지로라도 끌어내서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생각만큼 내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는 점 등을 잘 알게 되었다.

특히 나는 집중력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다. 글쎄, 한번 무언가를 할 때에 정말 오래 집중하면 20~30분 정도? 물론 회사에서 코딩할 때에는 한시간 넘게 집중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아마 업무적인 것에는 크게 걱정을 안하는데 (물론 커리어 전체로 따지면 또 다른 얘기기도 하다.) 그게 아니면 또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서, 특히 밤에는 더없이 그렇다. 아마도 이건 과거의 잔재인 것 같은데, 그런 끝없는 생각의 연속을 없애려고 술과 티비속에 사로잡혀 살았는데 이젠 그럴 필요는 크게 없던 것 같다.

사실 2023년 올해는 크게 무탈하게 지나갔던 것 같다. 물론 얼마전에 회사 데이케어가 문닫는다는 소리를 듣고는 하루이틀 좀 힘들어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어차피 일어난 회사의 결정을 어떻게 번복할 수도 없다는 걸 잘 알게 되었다. 아쉽지만 그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더라. 아무리 슬퍼도 빠르게 이 상황을 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나아갈 수 밖에.

그래서 결국 계획이라는 자체도 내 마음속에 온전히 자리잡지 못하면 할 수가 없다. 아니, 어쩌면 서른 후반이 되어가니 더더욱이나 이런 계획이라는 자체를 억지로 행할 수 밖에 없나 싶기도 하다. 사실 뭐 열심히 하자 라고 말하는 것에도 좀 지쳤다. 그래서 아마 더 그런가보다. 다이어트나, 음악이나, 개인 개발이나 몇몇 어차피 정해진 부분 안에서 나도 어느정도의 결과를 내고 싶지만 그럴만한 강한 스스로가 형성되지 못했다.

결국 이런 상황은 모두가 내가 나 스스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즉, 하나 둘 내가 행하고 있는 삶, 잘못된 습관과 만들고 싶은 습관이 원천이 되어야지 목표도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최근에 보는 Atomic Habit에서 특히 이 글이 와닿았다. 1%의 발전이 가져오는 것. 그게 크던 작던 아무렴 어떤가, 운동을 5분씩 매일 하는게 하루 날잡아서 50분 하는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게 답인 것 같다. 삶이라는 것이 유한하지 않으니깐, 내가 뭐라도 하루에 조금씩 하는게 낫지, 어차피 살아가다 보면 학창시절이 아닌 이상 내가 하루를 무한정 내게만 쏟을 수도 없으니.

여튼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이 블로그도 내가 가장 애착이 가고 더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 중 하나이다. 조금은 더 전문적인 글을 쓰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데 그것도 결국 정해져 있다. 가슴이 뛰게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억지로 글을 쓸 수는 없다. 요즘에는 한차원 더 높은 엔지니어의 역량과, 기술적 발전에 있어서의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마 언제 언급한 적도 있는데, 회사 기술 관련된 책이 아에 나와있어서 이에 대한 소감을 쓰는것도 나쁘지 않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결국 습관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일 것 같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보다는, 조금의 시간이더라도 집중력있게 쓰면 된다는 것.

그래서 다음글부터는 계속해서 내가 공부해 나가고 있는 개발과, 또 한편으론 음악이론과 전자음악에 대해서도 정리해 나갈 것이다. 특히, 15-30분을 쓰고 끊는 것을 훈련시켜 나가면서, 여러모로 내가 하고싶은 것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시간을 레버리지 하면서 나가고 싶다. 나는 그 좋은 출발점이 이곳이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러니, 어떤것이던 선택과 집중. bien s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