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 감독
- 바즈 루어만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 정보
-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그의 삶과 비슷한 나를 비교하게 된다. 위대한 개츠비.
봐야지, 봐야지 하고만 있었던 영화 개츠비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 자야하는데 새벽에 어찌나 잠이 안오던지, 가끔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정말 잠도 못잘 정도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럴땐 좀 전환점이 필요하다. 잠을 자도 꿈속에서 코딩하는 정도이니..
그래서 뭔가를 보려고 했다. 엑스파일 시리즈도 전부 다 보았고 왕좌의 게임은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나온다. 바람의 검심이나 볼까 하다가.. 전에 끌로이를 위해 받아둔 영화목록 중 “위대한 개츠비” 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볼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디테일에 집착하는 편이다. 특히 개츠비의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를 보며, 나는 수 많은 사람들 개개인의 의상과 그의 저택에 눈이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럽의 고성을 옮겨온 것 같은 화려한 성, 깨끗한 물, 그속에서 펼쳐지는 화려함과 사치의 향유. 그들이 남긴 자리에는 수 많은 쓰레기와 이를 치우는 흑인들이 가득하다. 흡사 당시의 뉴욕을 보여주는 것처럼.
게츠비라는 영화는 과연 로멘틱을 위주로한 영화일까, 나는 정말 이 한 영화속에서 다양한 암시를 느낄 수 있었는데 주인공들의 사랑과 갈등관계부터 해서 화려함과 사치, 그리고 자연이 주는 웅장함과 소박한 삶과 노동자의 삶까지 말이다. 게다가 당시의 미국의 자동차라던가 월가의 버블, 채권, 심지어 위로만 향했던 뉴욕의 고도성장을 대표하는 고층건물들까지. 비록 나는 소설을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자체로도 아주 쉽게 당시 미국의 문제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위대한 개츠비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장면이다. 개츠비에 비하면 소박한 캐러웨이의 집은 개츠비가 그 화려함을 담기에는 턱없이나 좁은 집, 하지만 하나하나 데이지는 이런 개츠비의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에 마음을 열어가지만, 과거를 돌리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과연 돈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자신의 신분을 가려주는 군복을 입고, 데이지와의 이상적인 사랑과 현실의 그 없는 돈이 생기자 오로지 데이지를 위해 그녀의 결혼에도 불구하고 강건너 맞은편 집을 구매하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개츠비.
내가 찾은 이 영화의 의미는 개츠비가 쫓은 이상에 대한 의미였다. 초록불빛의 의미, 그것은 흡사 이상과도 같다. 정말 개츠비만큼 이상을 현실화 하려고 한 사람이 어디있을까, 데이지를 만나는 순간까지도 그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이상을 쫓았다. 그녀를 얻기 위해 그는 정상의 순간에서도 타락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사랑을 이상 그 자체로 생각했다. 그리고 비로서 그는 이상을 현실화하려는 정점까지에도 왔지만 데이지를 끝까지 보호해주려다 결국 그는 죽게된다.
그런데 이후 데이지의 행동은 어떠한가, 캐러웨이의 전화에도 그녀는 무시한다. 물론 암묵적인 뷰캐넌의 압박도 있겠지만 과연 개츠비는 이러한 그녀의 행동을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쫓다가 죽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꿈꾸는 이상을 정말로 현실로 승화했을 때, 그 이상은 과연 내가 생각한대로 그러한 존재일 것인가.
허나 이상에 대해 의심을 한다면 과연 그것이 살아가는 의미일까 라는 생각도 든다. 개츠비처럼 초록불빛에 의해 서서히 자기자신을 팜므파탈에 의해 파괴되어 갈지언정 자신의 이상을 끝까지 지키는 것 말이다.
내가 꿈꾸는 이상은 여럿 있지만 이 모든것의 시작은 사랑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된다. 개츠비에 비하면 나는 지금의 내가 이상적으로 꿈꾸는 여성인 끌로이를 만나기까지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만을 사랑하고 또한 지금보다 더 그녀를 평생 곁에두고 주로 ‘정신적’ 사랑을 향유하고자 하는 나의 이상. 이를 위해 단련하고 또 단련하는 나의 마음과 나의 부차적인 이상들.
슬프다. 개츠비의 사랑은 정말 슬프다. 하지만 위대하다. 우리는 돈을 추구하고 돈을 아무리 많이 벌면 뭐하겠는가. 1억을 번 사람이 10억 재산가를 쳐다볼때와, 10억 재산가가 100억 재산가를 쳐다볼 때. 세상에는 나보다 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도 수없이 많고 돈을 벌기도, 쓰기도 힘든 일이다. 물질적 가치가 과연 우리 세상에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크겠는가. 돈보다는 자신의 사명을 가지고, 나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하다가 비록 그것이 주는 결과가 개츠비의 그것과도 같다고 할지언정 하나의 남다른 이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진정 살아가는 의미가 아닐까. 그랬을때 우리는 우리들의 삶을 ‘위대하다’ 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