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이라는 긴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다가 이제야 귀국한지 1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이 되었다. 시차적응부터 해서 새롭게 꾸린 연구실까지,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고 뭣보다 망할놈의 MAC OS X 10.9 매버릭(?)을 괜시리 베타버전 다운받아 깐답시고 했다가 완전 초낭패. 게다가 유럽여행에서 받아놓았던 iPhoto의 사진들도 꼬일대로 꼬여버려서 복구하는데만 몇십 시간을 소비한건지 참.. 나 지금 뭐하는 짓일까.
뭐 아직 60만 방문자가 달성된건 아니다. 하지만 조만간 다가올 60만 방문자를 기념해서.. 그렇다고 예전 네이버 블로그때처럼 블꼬(블로그 꼬랑지, 일종의 베너)를 준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자신으로써 블로그에게 조금 더 변화를 주고자 한다. 디자인적으로도 확 변신시켜 버리려고 한다. 사실 티스토리를 버리고자 하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티스토리의 사진 업로드 및 몇몇 플러그인의 기능은 훌륭해서 버리기가 너무 아깝다.
유럽여행에 가기 전에 올해 상반기에는 개인 영문 포트폴리오 페이지(www.matthew.kr)를 만들었었는데 그렇게 만들고, 아이젝트랩도 만들고, 아이젝트 브랜드랩도 만들고, 하다보니 컨텐츠가 너무 중구난방으로 관리되니 나 스스로도 블로그에 애착을 가지지 못한다. 뭐 이런 현상이야 한두번도 아니고이긴 한데..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나는 글쓰는것이 사실 재격인데 글쓰는 행동을 하고있지 않다보니 당연히 머리속도 텅텅 비어만 간다.
그래도 글쓰는 것이 근간이 되어서 내 행동을 이룬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블로거 생활이 벌써 몇년인가, 고2때 처음 일본 드라마에 빠져서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10년째이다. 10년간 정말 블로그는 내가 생각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 고3때의 많은 아픈 기억부터 20대 초반의 사업, 20대 중반의 병특생활, 그리고 지금의 학생생활까지 말이다.
그렇게 한몸이 되어버린 블로그를 나는 요즘 너무 방치해두는 것 같다. html5사용자모임도 수개월째 글 업데이트가 없으니 유령 홈페이지가 따로 없다. 이상하게도 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컴퓨터와 점차 멀어지는 것 같다. 왜일까, 작년초까지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하루에 거의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중간에 블로깅을 간간히 하곤 했고, 그렇게 하던 포스팅들이 내 소소한 재미들이었는데 학생이 되고 나서는 거의 프리랜서가 되어버린 지금, 시간이 날때마다 영어공부를 해야하고 학교 과제와 공부를 해야한다. 그래서일까, 일년간 나는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그 “맛’을 잃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컴퓨터 앞에 오랬동안 있고싶다. 예전의 그 오덕후 시절처럼, 그저 컴퓨터가 좋아서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있고 싶다. 그래서 학원도 그만뒀다. 그래서 수영도 그만뒀다. 컴퓨터와 함께하는 즐거운 삶, 그것을 찾고 싶어서이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 물론 지금처럼 끌로이를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는 삶도 좋다. 하지만 예전보다 더 쓸때없는 인간관계가 매우 늘어나 버린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한국에 귀국하니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쓸때없는 인간관계에 대한 정리, 이를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맞는 말이다. 뼈를 깎는 노력..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는 딱 내가 원하는 정도의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 이상으로 인간관계를 더 넓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의미한 행동이나 다름없다. 더 성숙할 수 있도록 내가 정말 미칠 수 있는 것에 전념해야 한다.
5년간의 사회생활 이후에 이제 정말 놀 만큼 놀았고, 이제는 진지해질 때가 되었다. 진지하게, 지금의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이제는 집중하자. 다시금 컴퓨터 그루(Guru)였던, 해커의 메튜장으로 돌아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