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을 하고자 하는 10대와 20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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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친분이 있는 사장님의 자금을 끌어다가 사업을 펼치고, 결국엔 망해서 병특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혹시나 뜻이 맞는 친구들과 사업을 하려고 준비를 하는 미래의 “리더” 들에게 나의 경험을 비춰 이 글을 통해 작은 조언을
하고 싶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이 컸다. 초등학교 시절에 웹진을 운영하면서, 당시에 “컨텐츠” 라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수 시간을 들여 서칭하고 -> 홈페이지에서 이를 컨텐츠로 제공하는 식의 웹진을 운영했는데 당시에 “스타크래프트” 관련 웹진을 운영하다가 Top700, Web200 등의 광고수익을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조금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되어 욕심이 생긴 나머지, 당시 인기있던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녹스 등 각 게임마다 전부 웹진을 만들어서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구축해 보자~! 라고 해서 나의 첫 사업계획서 제작이 시작되었다. 물론, 결과는 학생이라는 신분 아래에서 (당시 중학교 1학년) 이 생각은 자연스래 무너지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는 고등학교를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라는 다소 생소한 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거기서 만난 내 나름대로 기획/프로그래밍/그래픽 의 전문가라 판단한 친한 친구들과 몇번의 팀 작업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통해 고2때 수능 이후 한번 멋진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고, 수능 이후에 나는 어렵게 사무실을 구해 친구들과 당시 투자를 해주던 모회사의 “IT 연구소” 라는 것을 만들고 팀을 결성했다. 그리고 사무실 내에 작게나마 간의침대를 설치하여 4명 모두 대학->회사->대학->회사(한 친구는 당시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았다.) 라는 강행군을 하면서 하나의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었다.

1. 친한 친구일수록 팀 관리는 힘든 법이다.
하지만, 팀 관리라는게 만만치는 않다. 특히, 친구들과 사업을 진행할때는 더없이 그렇다. 당시 우리 팀원들은 개개인마다 다 좋은데 한두가지 자기만의 고집이 있었다. 학과에 충실해야 한다 하고 팀작업을 뒷전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다른 직업을 찾는 친구 등..

허나 이 친구들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팀장인 나 자신에게 있었다. 친구들을 의기투합하고 개발에 매진하게 하는데 나의 추진력과 관리에 문제가 있던 것이다. 그것도 다름이 아니라 나 조차도 대학 새내기 시절에 빠져가지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회사에 들어오면 언제나 새벽. 그야말로 팀을 버려둔 것이다.

그래서 방학때라도 정신차리고 친구들을 이끌려고 했었지만 여기서 또 나의 “말빨”에 문제가 있었다. 화내는걸 싫어한 나는 “대화” 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꺼라 여겼던 것이다. 이것은 결국 사업을 하던 2년 내내 나의 단점으로 작용했다. 친구들에게 말로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고, 때론 화도 내면서 내가 lead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강요적으로 말할 권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 친구, 내가 말하면 마음 상할지도 몰라” 라는 생각에 나는 “메일” 을 보내서 권유를 한 것이다.(추후에는 팀 게시판을 만들어서 공지사항으로 띄웠다.)

2. 리더의 카리스마는 생명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 방법은 너무 바보같은 행동이었다. 내겐 인사권도 있었고, 사업에 있어서 물자 지원을 전량 내가 들고 온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왕” 행세를 할 수도 있던 것이었다.(그렇다고 독재자는 좀 그렇지만..) 얼굴을 맞대고 말할 수 없다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내가 책임지지 못할 것 같았으면 윗선에 이야기를 해서 풀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팀장이 바보같았으니, 팀원 중 한명은 그렇게 끝까지 나를 가지고 논 것이다.(물론, 이 친구의 의도는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건 순전히 내가 느낀 바이다.)

3. 가능한한 팀의 가용 능력내에서 성공 가치가 높은 아이템을 찾아라.
우리 팀원들은 초반에 여러 대회를 나가면서 시작했었다. 부가적으로는 모회사의 인트라넷을 손봐주면서, 대회를 준비하였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스케줄이 제대로 진행될 리는 없었다. 거기다 나는 클라이언트까지 담당했는데, 당시 나는 DX3D 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처음 대회를 나갔을 때 “클래스” 라는 개념에 대해서 공부하고 습득했다. 결국, 게임은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채 마감시간을 넘기고 만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06년 11월 말에 나는 팀원들을 소집해서 “이대로 끝낼 것인가, 다시 의기투합해서 시작해 볼 것인가” 에 대해 논했었다. 결과는 당시 기획을 담당하던 친구가 가져온 God Game기획안으로 다시금 사업계획서를 쓰고, 조금 더 규모를 넓혀서 사업을 진행해 보자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모회사의 임원진들을 모아놓고, 사업계획서를 설명했다. 그리고 승낙을 받고 팀은 점점 불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 서버, 2D원화… 3D캐릭터, 3D 배경, 2D 배경원화 등등. 그리고 눈치를 좀 더 빨리 챘어야 했는데 당시 기술로는 God Game을 online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그 어떤 천재 서버 프로그래머가 있더라도, 천재 모델러가 있더라도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남이 안되는 것은 이유가 있고, 우리가 그 이유를 찾아서 고치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초기 계획 인원 12명에서 16명으로 불어날 때까지 프로젝트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4. 함정은 가까운 곳에 있다.

사실 당시 기획한 게임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획안은 확실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기획안만 보고, 나이어린 PM(새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나는 PM이 되었다.)이 진행하고, 신생회사인데도 선듯 이 회사를 선택하고 채용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내가 간과한 부분은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 이다. 이 말은 즉, 경력 개발자들이 몇몇 몰려서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내놓으면 = 그것이 팀 분열 즉, 정치싸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7~8월쯤 팀의 분위기가 상당히 안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초기에 입사했던 2D 원화가가 갑작스래 퇴사를 결정지었다. 도무지 게임이 모양을 잡지 못한 나머지 2D 작업물만 줄창 그리고 있던 그분은 도무지 이 게임에 비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내부 분열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때도 나는 아주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같이 15명의 팀원들 개개인의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 그리고, “의견을 듣고 조율을 하면 되겠지” 라는 단순한 생각에 몇일 간격으로 팀장급 회의를 진행하곤 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 것이다.

5. 친구에게 팀장을 주지 마라.
소제목과 같이 나는 내 친구들에게 각자 팀장급을 나누어 주었다. 그것이 어찌보면 이 프로젝트가 막장을 달린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다. 팀원 5명을 끌고 가던 내 친구놈은 결국 팀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내가 저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 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나-친구1(기획팀장)-친구2(그래픽팀장)-31살 경력개발자(프로그램팀장) 이렇게 회의를 했는데 그 경력개발자가 어떻게 우리들을 바라보았겠는가? 아무리 의리가 있다 한들, 그사람에게 우리의 말은 정말 가소롭게 들렸을 것이다.

결국, 팀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리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렸고, 친구들은 하나 둘씩 팀원으로 강등당하게 되었다. 나 역시 2008년에 모회사의 상무님께 PM주도권을 잡히고 모회사에서 독립하는 즉시 어이없이도 “인사총무팀” 이라는 곳에서 혼자 총무를 맏게 되는 시련을 겪었다.

그리고 2008년 9월 3일, 그간 고생했던 동료들과 친구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 실패하면 무엇이 남는가?
벌써 10월 5일이다. 내가 사업을 망한지도 어엿 1년이 넘었고, 사업을 했었던 지도 벌써 4년이 가까워 지고 있다.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정말 철없는 나였던 것 같다. “젊으니깐!” 뭐든지 다 잘할 것이라고 믿었던 내가 바보같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관리만 하는 거니깐, 사람들 만나는것과 의견 조율하는건 자신 있으니깐. 이런 식으로 나아갔다가 나는 몇십년을 일해도 갚을 수 없는 빛(?) 만 지고(실제로 빛지지는 않았다. 지금도 그 회사는 돌아가긴 하니깐..) 초라하게 지금은 병특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꿈이, 20대에 세계 최고 게임회사의 CEO가 되겠다는 나의 꿈이 그 짦은 시간만에 단 1%도 빛을 바래지 못하고 초라하게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몇달간이나 방황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한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제와서 느낀다. 정말 좋은 경험들이었다는 것을.. 위에서 언급한 5가지는 당시 내가 팀을 경영할 때는 전~혀 못느꼈던 것이다. 좁은 안목으로 바라본 나의 모습은 그저 허망 속에서 기쁨에 허우적되는 철없는 20대 초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떄문에 지금의 나는 이렇다. 첫째로는 사람을 쉽게 신뢰하지 않고 할 말은 다한다. 이게 나쁘게 보이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양의 탈을 쓴 사람들이 지금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나의 착한(?) 성격을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을 배재하려고 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최우선적으로 나의 앞길을 생각한다. (물론, 예외상황도 있지만 ^^) 다른사람을 도와주거나 리드하기 전에 나 자신이 최고가 되야 한다는 생각을 깊게 하였으니. 셋째로는 지식의 가치이다. 지식만큼 진리도 없다. 말빨도 결국 지식에서 나오고, 리드의 기본은 역시 지식이다. 지식이 넓어야 보는 안목이 넓어져서 내가 management에서 간과했던 부분들을 볼 수 있다.

세가지의 깊은 정신을 배운 나는.. 이제 겨우 23살 이다. 무엇보다 아직 내게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 벤처창업을 하고자 하는 10대와 20대여, 기회는 많지만 매사 “생각을” 최소한 10번은 해보고 행하기 바란다. 물론 내가 나이가 어려서 할 말인가는 가물가물 하지만서리..

열심히 사는 자에게는 항상 복이 따르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