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고,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8년이다. 그 전에도 나는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게시판 등을 통해 나의 글을 작성하곤 했는데, 정말 나의 국어 실력은 블로그를 하면서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예전엔 정말 말이 어리고 또 어렸다. 블로그 10년, 이제는 이 애지중지하게 글을 써왔던 블로그와 함께, 내 삶을 가꾸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다시금 블로그 운영 방안을 고찰해 본다.
10년전 나의 말투는 매우 어렸다.
정말 다양하리만큼 많은 방향으로 나는 블로그의 변화를 추구해 왔다. 네이버 블로그 시절 나의 블로그는 당시 좋아하던 모닝구무스메에 대한 일종의 저장소였다. 1200여개의 글 중에 이와 관련 글이 한 절반쯤 되려나.. 이후 나는 블로그를 뒷담화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컨텐츠에 대한 감상평으로써 그야말로 블로그를 의미 그대로 기록용으로 사용했다.
어느 순간 바라보니 블로그는 나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제목만 생각하고 글을 쓰다가 만 “작성중인 글” 의 갯수는 벌써 50여개가 넘었다. 쓸때없는 글은 안쓰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내 나태함을 절실피 보여주는 한 부분이라고 해야할까.. 삶이 귀찮아 질수록, 블로깅또한 귀찮아졌다. 그러면서 정체성 또한 잃었다. 관심사도 너무 무분별하다. 내가 공부하고자 했던 카테고리는 이미 무산된 지 오래가 되었다. 그렇게 솔직히 무분별하게, 아니 사실은 그냥 근황만 블로깅 한 것 같다.
이런 나의 블로깅에 대한 방향에는 SNS가 크게 동조했다. 점점 블로그는 유령화 되어가는데, 페이스북에는 하루에도 많게는 10여개의 컨텐츠를 창출한다. 아니, 그것들 컨텐츠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그저 하루의 쓸때없는 잡념 덩어리라 부르는 것이 맞겠다. 그저 자랑하고 싶은 것, 아주 단편적인 생각을 그곳에서 하고 빠른 반응과 댓글을 통한 채팅에 연혹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크롬 주소창에 “f”만 입력하면 facebook.com 이라는 주소가 바로 뜨겠는가.
f 만 입력하면 알아서 페북이 나오는 나의 크롬. 참, 한심하다.
정말 말 그대로 SNS의 폐혜다. 그래서 내 블로그를 애지중지하고 아껴주려고 한다. 몇일이나 걸려서 스킨을 만들고, 하나의 컨텐츠 준비를 위해 몇시간이나 공들여 노력을 하던 그때, 그때의 내 삶으로 돌아가리라. 그리고 이곳에서, 정리된 생각을 펼치고 이론을 펼치려고 한다.
그렇게 따져보니 과연 내 블로그에 키워드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일단 Yes, 아무래도 개발과 관련된 글이 많다 보니 “프로그래머” 블로그의 냄새는 약간 풍기긴 하는데 그렇다고 머드초보님이나 여타 다른 프로그래머님들의 프로페셔널한 블로그와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다른 컨텐츠들을 보면 뭐 그냥 이곳은 내 일상을 마구잡이로 기록하는 곳이지, 여기가 무슨 목적이 있는 블로그인가. 그런 의미에서는 키워드,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글을 보유한 카테고리는 내 잡념이 담긴 “생각과 고찰” 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블로그를 구태어 가식적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보다 더 폭깊게 내가 즐기고 싶은 삶을 내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간 페이스북에 올렸던 컨텐츠만 보더라도 여행이라던가 맛집이 주된 컨텐츠였다. 그런 컨텐츠만 잘 정리해서 블로깅을 하더라도 컨텐츠가 양질의 컨텐츠로 내포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개발에 있어서도 본래의 전문적인 개발성 글은 이곳보다는 여지껏 만들어 둔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곳에는 말 그대로 스터디 자료나 공부한 내용을 업로드 하고, 기타 전문성 자료는 내가 만들어둔 html5korea.com등에 업로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정리해서 어느정도 도식화 하니 위와 같은 도표(?)가 도출되게 되었다. (keynote가 참 편한 것 같다.) 나 자신의 웹에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사이트들, 그것들의 정리에 대한 고찰. 아마도 이에 대한 고찰은 끝이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본다. 트래픽에 욕심부리지 않되, 내가 설계한 방향대로만 차근차근 나아가리라. 블로그, 앞으로도 정말 잘 부탁한다. 너를 통해, 나는 사회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도록 할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