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엘펜리트 감상평

요즘 개발에 한참 빠져있는데 엊그제부터는 리엑트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하도 밤새 잠도 안와서 조금 머리를 식힐까 하다가 갑자기 얼마전 알게된 고어라는 장르를 찾다가 우연히 엘펜리트를 보게 되었다.

내용(스포주의),


지구에 인간과 다른 귀가 달린 디클로니우스(마치 쵸비츠의 그것처럼)라는 종의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그들이 벡터라는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해서 본능적으로 인간을 멸종시키고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이에 인간들이 모든 디클로니우스를 생포하여 어떤 섬의 시설에 가두고 온갖 생체실험을 하고, 백터에 대해 연구한다.

그중에서 루시라는 디클로니우스가 처음부터 탈출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후두부에 총을 맞고 뉴와 루시라는 두 개의 인격체로 분리되게 된다. 루시는 인류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인격, 류는 애기같은 인격.

그런 과정에서 코우타 라는 남주인공과 유카 라는 여주인공을 만나고, 그들이 잠시 머무는 빈 여관방 같은 곳에서 머물게 된다.

한편 모 장관이라는 사람이 루시를 생포하기 위해 온갖 디클로니우스를 보내게 되는데, 극중에 나나 라는 디클로니우스도 이를 하러 나간다. 

나나는 이곳 연구소장인 쿠라마 실장을 아빠로 생각하는 디클로니우스로, 인류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인격이 아닌 어린 아이같은 인격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루시와 나나가 하나의 사람에서 어떤 '디클로니우스'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차별등을 당하면 루시라는 인류멸망의 인격체가 나와서 잔인한 싸움이 일어난다.

루시는 어려서 코우타를 만난적이 있다. 보육원에서 자란 루시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자신이 아끼던 강아지가 죽임을 당하자 친구들을 잔인하게 학살한다.

그 뒤로 산속에서 뛰쳐나와 지내다가 우연히 코우타를 만나게 된다. 코우타와 만날수록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생각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든다.

하지만 코우타는 친척집에 놀러온 상태라서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마지막날 축제에서 코우타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친척인 유카와 코우타가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살육이라는 인격이 다시금 나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코우타의 여동생과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다. 코우타는 충격을 받아 그 때의 기억을 잃게 된다. 당시 축제에서 코우타의 친척인 여주인공 유카랑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고 여러 추억이 있었는데 이를 모두 잃어버린다.

유카는 코우타를 좋아했고, 나중에 대학에 가서 코우타를 따라 시골의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어 같은 여관에서 지내게 된다.

만화랑 애니메이션이랑 내용은 다르지만, 어쨌든 뉴는 코우타와 유카와 함께 여관에서 지내다가 나중에 루시라는 인격체를 알고, 그가 했던 행동에 대해 알고나서도 루시를 용서한다. 용서받은 루시는 만화에서는 죽고 (정확히는 환생), 애니에서는 아마 뉴 라는 인격체로 다시 나오게 된다.


약 6시간 동안 넋놓고 애니와 만화를 줄곳 감상했다. 이 만화는 고어물이라고 한다. 즉, 잔인한 만화. 뭐 사실 그렇게 고어물에 대해 어떤게 있나 보다가 우연찮게 본 엘펜리트는 정말 미친듯한 명작. 사실 내가 따로 애니를 챙겨본건 무려 10년만이다. 고등학교때나 만화책이나 애니를 챙겨봤지, 스무살, 서른이 되고 결혼하고 나서는 한번도 따로 본 적이 없다. 사회생활이 바뻐서 그랬을까, 결혼생활 때문이었을까. 여러가지 의미로 나는 그저 '컨텐츠'라는 자체를, 특히 일본 컨텐츠는 거의 보지 않았다. 고2때는 그렇게나 모닝구무스메와 jpop등에 빠져 살던 일종의 오타쿠와도 같은 놈이었는데, 사회 속에 비친 내 모습에 그런 오타쿠 같은 이미지가 비추는 것이 싫어서 그랬을까.

잔인함이라 함은 물론 선정적인 요소도 매우 많이 존재한다. 나는 그저 잔인하게만 느껴졌던 이 만화속에서 사지가 절단되고 그런 이미지가 각색된 것이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 자체에 너무나도 큰 매력을 느꼈다. 아, 진심으로 슬프다. 만화에서는 디클로니우스로 해석되는 사회 약자에 대한 어떤 사회적 표출. 작가 역시도 장애인에 대한 생각으로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하는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듯한 그런 스토리 전개와, 그 여관방 속에서 청일점 역할을 하는 남주인공과 여러 여주인공이 나오는 자체는, 흡사 오래전 러브히나나 란마 등을 좋아하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희노애락,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오는 자체가 나의 숨은 감수성을 터트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마지막에 루시가 죽었다는 생각에 얼마나 눈물이 많이 나던지..

그림체도 좋고, 배경도 따뜻하고, 가족적이고, 전체적으로 따뜻하지만 너무나도 슬펐다. 오래전, 최종병기의 그녀를 봤을 때처럼 슬펐다. 인간의 욕심에 대해 알았고, 다시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면을 다채롭게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내가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사랑에 대한 크나큰 감정을 잠시나마 꺼내오기에 너무 좋았던 만화, 엘펜리트는 내 평생의 명작으로 추억속에 남을 것 같다. 😉

 

ps. 사실 고어물을 본 이유는 최근에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 등장했던 커뮤? 에서 고어커뮤라는 자체를 알고, 어린 여아를 잔인하게 살해한 고등학생에 대해 알고나서, 이에 정말 진심으로 우리나라 사회에 대해 충격을 받고 나서부터였다. 그알에 나오던 그 고어커뮤를 하던 여고생(범인)은 정말로 잘못했다. 지금도 반성의 기미란 없으니, 어찌 보면 마치 자신이 여느 고어물의 주인공인 듯 행세를 한 셈이 아닌가. 도덕적인 모든 이유를 재쳐놓고, 자신이 실세계에서도 그 캐릭터라는 인격이 반영된거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아무리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인격을 먼저 완성하고 나서, 탄탄한 사회적/도덕적 인격 속에서 한번쯤 그런 가상의 상황을 대입하고 느껴보는 것이 더 가치가 있고 어른스러운 것이 아닐까.. 사람답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