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어드미션, 새 시작.

드디어 그간 마음졸이며 기다렸던 대학원 결과가 나왔다. 1,2월에 지원한 10군데 중 가장 안전빵 한군데를 제외하고 발표가 하도 안나서 하루하루가 지난 포스팅처럼 사실 좀 힘들었는데, 3/10에 약속이라도 한 듯 두 군데서 어드미션이 나왔다. 이메일을 12시까지 안보기로 했는데 끌로이가 알려줘서 Pratt Institute 이메일로 합격통보를 한 것을 알았다. 이후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무심코 본 이메일에서 C에서 status change가 있다 해서 뭐 당연히 기대를 안하고 있었기에 본 결과.. 두둥, congraturations!

정말 의외의 결과이다. 물론 이 과정이 있기까지 작년 9월부터 매일 새벽 3-4시에 일어나면서 열심히 달려왔지만.. 7개월만의 결과가 이리 좋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아직 처리해야 할 paperworks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로써 가슴졸이며 살았던 미국에서의 생활이 한층 더 나아졌다고 해야할까. SJSU를 다니며, 그리고 스타트업, 취업 등을 하면서 살았던 지난 5년의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이 한순간에 잊혀졌다. 솔직히 그때를 돌이켜 본 것이 아니라, 아에 잊혀졌다. 정말 비자없이는 힘들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던 지난 순간들. 아무리 잘난 스타트업 아이디어라도 정서적 이해 없이는 미국에서 진행하기 힘들다는 것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나를 한국처럼 물심양면으로 도와줄 수는 없다는 것, 가만히 있으면 무조건 낙오되고 도태되는 이 현실 앞에서 있었던 순간들. 그리고 무시당했던 나날들. 그게 뭐 대학원 입학으로 순식간에 없어지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적어도 노력 끝에 보상이 온 것은 이번이 미국에 와서 거의 처음이었지 않나 싶다.

내가 지난 미국생활 5년간 배운것은, 도전과 안정의 조화이다. 약 2:8 정도로 시작해서 3:7 정도로 유지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이말은 즉, 일반적으로 대학원 나와서 공부하고, 취직하는게 사실 노멀한 케이스이고 나처럼 스타트업 하다가 잘 안되서 취직으로 돌리고 그런 케이스는 극단적 케이스라고 해야할까. 미국에 있었지만, 미국에 없는 사람 취급을 받으면서 지내왔던 지난 순간들. 그건 전부 이번의 어드미션으로 날라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도전을 멈추고 싶지는 않다. 지난 토플, IELTS때에도 느꼈지만 “운”이 아니고 정말 실력을 판가름하는 그 무언가의 테스트에서는 시험이던 무엇이던 그것이 내 실력과 견주어봐서 그 느낌이 있다. 지금까지 난 이 느낌을 잘 알지 못했다. 공부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긴 하다. 그런데 그 느낌을 알고나서는 살짝 중독아닌 중독이 되었다. 그래서 어쨌든 미니멈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고, 이번 대학원 지원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기대치가 높은 곳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안될 곳은 안되지만 매일같이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것은 심리적으로 운을 바라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토플시험 같은 것을 보면, 내 실력은 80점도 안되는데 100점을 그저 “운”으로 바라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삶에는 정말 “운”이라는게 극소하게 존재하는 것 같다. 그간 나 스스로를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운을 만드는 자체도 본인 자체인 것 같다. 기회를 노출시키려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할 분이다. 그저 가만히 있어서 운은 절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머릿속에 “해야지 해야지” 라고 생각한 것은 5년, 10년이 지나고서도 지금도 안하고 있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노력이란게 별거 없다. 그냥 하루를 꽉 차게 보냈으면 노력한거고 잉여하게 보냈으면 아닌것이고. 시험 결과나, 면접 결과에 좌지우지 될 것도 없더라. 어차피 하루에 해야하는 것은 똑같다. 확실치 않은 결과가 있으면 그냥 다시 공부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나도 지금까지도 GRE성적이 부족한 것 같아서 한 3개월 정도 계속 공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평생 GRE랑은 안녕이다.. 글쎄 나중에 심심해서(?) 리딩이나 풀어보면 모를까. (단어 정도는 잉여시간에 보긴 한다.) 어쨌든 이 자체는 내게 정말 크다. 하루에 못해도 서너시간을 잡아먹는게 GRE였는데, 이 뿐만 아니라 온갖 영어시험과 대학원을 위한 스펙 등은 굳이 이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이미 대학원을 한번 갔었고,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무엇이 가장 베스트인지 잘 알것 같다. 입학 전이 중요하다. 몇 가지 올해 계획해둔 것들을 끝내고 입학하고 싶다. 아직도 반년 정도로 긴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이 블로그에서 GRE와 토플, SOP등의 이야기는 과거로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다가 박사과정 밟으면..?) 그리고 정말로, 노력하는 이야기를 써 나아가도록 하겠다. 

이제는 숨어있지 않고 싶다. 이제는 세상으로 나오고 싶다. 숨통이 트인다. 이제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떳떳하게 할 수 있다. 그런 명분이 생긴 것 같다. 폐인에서 벗어난 길, 그 길이 하나 생겼다. 하늘이 주신 감사한 기회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선물로 생각하고,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개발하고 연구할 것이다. 

미국 구글 본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incoming), 카네기멜론대학교 MSSM 21' AI기반 생활습관 서비스 스타트업 유라임 (Urhyme) 대표. 전 금융권 풀스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실리콘벨리, 스타트업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대용량 분산처리 (주로 데이터, 머신러닝) 웹 서비스 설계와 데이터 시각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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