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미국에 있으면서 약 2년정도 비자때문에 고생한거 생각하다가 지금은 조금의 유효기간(?)이 생겨서 맘놓고 있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취직하고, 비자문제 해결하고, 영주권도 받고 그런 생활을 보니 실상 나도 그것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다시금 마음속에 긴장감이 없지않아 생긴다. 또 저 고생을 해야것구나 예전부터 계속해서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보면 난 스타트업 한답시고 기피해 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많이 놀았다. 하나를 끝내면 다른 하나를 빠르게 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학교 생활에 지쳐서 놀고, 개발하다 지쳐서 놀고, 그러다 보니 너무 개발도 공부도 띄엄띄엄이다. 20대와는 다르게, 삶에 꾸준함이란 것이 점차 없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신이 너무나도 컸다. 대학교 졸업때부터 그랬다. 공학인증 하고싶지 않았는데 유학 때문에 하게되고, 유학 결심하니 GRE성적이랑 토플때문에 또 조마조마하고, 대학원 지원결과에 조마조마하고, 중간에 있던 인터뷰들때문에, 미국에 와서 대학원 학점 때문에, 졸업 때문에, 그 와중에 있던 비자때문에, 스타트업 개발 때문에, 졸업 이후 취업때문에, 모든 것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조마조마 했고 그 조마조마 했던 시간이 극도의 스트레스가 되어서 내게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못해도 2014년부터 4년간 줄곳 나를 잡아먹을듯이 덤벼들었다.
여러 글을 통해 나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결과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해선 스스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것. 어쩌면 여유로운 시간에 꾸준히 행동한 그것들이 모여서 여러 결과를 이뤄낼텐데, 나는 아주 작은 것에도 혹은 성취를 “보상”이란 것으로 간주하고 그렇게 놀아대지 않았나 싶다. 재택이란 이유로 일을 건성으로 하고, 공부 역시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한 적이 거의 없다. 교재를 독파했던 기억이 정말 오래전 일 같다.
지금까지 학교다닌다는 “핑계”로 잘 버텨왔지만 이제는 아닌것 같다. 나 스스로를 평가해보고 싶고, 내 노력이 어디까지인지 증명해 보이고 싶은데, 그래서 사실 스타트업 개발도 열심히 했는데 막상 완성하고 나니 만들께 지금보다 두세배는 더 많아서 “아, 이거로 당장 성공할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박” 이라는 자체가 주는 함정이다. 모든 멋진 성과는 그 밑바닥이 끝없는 노력속에 완성된 것임을 왜 나는 몰랐을까.
내게 큰 장점, 새벽기상을 근 4년간 많이 지키지 못했다. 가장 자기관리가 잘 되었던 2011년에는 못해도 주 5일 정도는 4시기상을 지켰다. 피곤하면 9시에 자면 되고, 적당히 10시에는 취침했다.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나는 저녁때 무언가를 잘 하지 못하는 놈이었다. 그 전까지 시간을 잘 살펴보니 저녁에 자꾸만 술자리를 갖는 것이 내 큰 문제라 생각했고, 그래서 일찍 잠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좋은 습관이 되었었는데, 학교에 다시 복학하고 나서 그랬을까. 어느 정도는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결국, 나는 다시금 스스로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낀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하루에 정해진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맞으니깐, 그냥 무식하게 아무 생각도 없이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을 다시금 느끼니깐. 별거 없다. 10시 취침 4시 기상 지키고, 5시에 새벽운동 가고, 6시부터 10시까지 열심히 자기공부 하고, 10시부터 6시간은 코딩하고, 저녁시간 와이프랑 시간보내고, 책보고 휴식 취하다가 잠들면 된다. 다만 얼마나 자기공부 시간을 꾸준히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겠지.
생각도 적당히 해야겠다는 느낌이 든다. 우선 과거에 내가 잘못했고.. 그런 생각을 지속적으로 버리려고 한다. 이젠 과거 돌아보기도 지쳤다. “아, 예전엔 이런 생각이었구나” 라고 돌아보기도 싫다. 매번 똑같다. 지금 글도 미국 생활에 대한 반성이지만 그놈의 “반성”을 정말 수도 없이 많이 했다. 내 잘잘못 알고, 그러면 이젠 행동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럼 “행동”에 대한 반성을 적어야지, 왜 매번 예전엔 이랬고 이에 대한 반성이 어쩌고.. 이런것 백날 적어서 뭐하나.
그래서 다시금 새벽기상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술을 먹으면 최소 하루, 최대 이틀은 지장이 크다. 일단 술에 대한 자제력 키우는게 중요해서 토요일을 빼고는 금주하려고 한다. 다행히 지난주는 지킨듯. 그리고 사무실에 열심히 나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간 아끼려고 기차 타는것도 포기했다. 왕복 두시간 반 걸리는거, 차 타면 한시간 정도면 족하다. 차안에서 팟케스트 듣고 쉐도잉 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목표는 주4일 사무실 근무, 8시까지 출근하기. 8시 반이면 주차장 Early-bird라서 많이 할인되기도 해서 말이다. 출근해서 커피 하나만 사고, 6시간 집중. 사실 사무실에서는 작은 공간이지만 은근 집중이 잘 된다. Creativity는 좀 떨어지지만.. 목표는 세시쯤 퇴근. 네시까지 식사 이후 남은 시간에 코딩공부 좀 하다가 지치면 넷플릭스 하나 보고 잠들기로. 그간 넷플릭스 너무 많이 봤는데, 이젠 좀 자제해서 하루 하나만 보는것으로 줄여야 할듯 하다. (물론 주말 제외)
이젠 블로그 글도 길고 긴 몇 년의 시간을 반성하기보다는, 당장의 어제와 이번주, 이번달을 반성해 보는 것으로 해보려한다. 마침 유라임에서 내가 원하던 embedded기능을 만들어 놨으니, 이를 활용해서 한번 꾸준히 써보자. 다방면에서의 꾸준함이, 이 모든 불확실성을 날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