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스토리 – 이지선.김지수 지음/리더스하우스 |
모 대기업 마케팅부를 다니는 여자친구와 함께 교보문고의 마케팅/PR코너를 서성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그 당시에는 책 내용이 너무 몇몇 인터넷에서 영웅주의적으로 평가받는 사람에게 치우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혼자 다시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본 이 책의 내용은 꽤나 좋았다.
페이스북,아이폰,트위터,구글 등 뭐 이미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기업체나 아이템에 대한 이의 창시자나 개발자에 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무엇보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짧막하게 알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난 솔직히 이 책의 커버에 씌여 있는 “그들은 어떻게 20대 억만장자가 되었나?” 라는 말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마케팅적 측면에서 결국 사람들도 돈을 바라고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바라고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잘 살펴 보면 시장의 트랜드를 읽었다기 보다는 정말 자신들이 즐겁게, 보람차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그렇게 된 일을 하다가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태반인데 말이다.
여튼 이 책은 웹 2.0의 참여,공유,개방의 원칙과 최근 웹의 트랜드에 잘 입각하여 페북,트윗,구글,애플,아마존,테드,위키리크스등의 성공을 짧막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사실 이렇게 성공한 CEO라든가 위인들을 여럿 다룬 책은 많지만 이렇게 “디지털 네이티브” 라는 것에 입각하여 설명해 주는 책은 처음 본 것 같다. 디지털 네이티브란 우리가 원어민을 네이티브라 부르는 것처럼 디지털을 처음부터 잘 다뤄온 사람을 일컬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의 많은 30대 미만의 사람들은 컴퓨터를 어려서부터 다뤄왔을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 경진대회라는게 존재했고, 당시에는 컴퓨터 학원에서 여러명이 앉아서 프로그래밍 내기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PC방에서 친구들과 스타 한겜, 서든 한 겜의 맛은 잊을 수 없겠지만, 여튼 우리는 컴퓨터를 꽤나 어렸을 때부터 접해오고, 보통의 남자들은 전자기기에서 많은 흥을 느끼곤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10여대의 노트북과 수 많은 하드웨어를 거쳐오면서 얼마나 이러한 전자기기에 흥을 느끼고, gw베이직부터 지금의 html5까지 수 많은 프로그래밍을 다뤄오면서 어째 나도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허나 나는 아직 성공의 길을 걷지 않는다. 왜냐면 내겐 아직 생각하고 있는 나의 미래가 있고, 내가 발담그고 나아가야 할 트랜드 속에 내가 당장 금광을 채취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 핑계를 대고 싶지만, 현실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 그래도 무언가 디지털 시대의 성공 로드맵으로써는 꽤나 이 책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책의 커버와는 다르게 내용이 너무 돈에 집착한 내용도 아니다. 태반이 프로그래밍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이를 어떻게 활용해왔는지를 다루고 있고, 특히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의 길로 이끌게 되었는지를 IT의 정서에 입각해서 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한국 사회에서는 왜 마크 주커버그(페북 창업자)같은 사람이 나올 수 없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는데, 아쉬운 것은 분명 우리가 막힌 부분은 정책적인 부분이나 그러한 벽 들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사람만이 희망이다” “주민번호 확인하는 것은 없애야 한다.” 이렇게 말은 하면서 정작 우리 사회의 벽(예를 들어 정부)을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허물어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기사, 그런걸 기대하고 이 책을 본 것은 아니었으니깐.
확실히 많은 분야의 융합도 중요하고, 트랜드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디지털 시대를 이끄는 것은 보다 더 사람에게 친숙해지고 나아가 사람들을 돕는 가상의 사회를 개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예술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아마 사람과 웹이 교감하기 위한 가장 큰 길이 아닐까? 사회성과 예술성을 감미하는 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리콘 벨리가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넓은 시각을 잡고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척할 수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 어떤 규제도, 돈도 아마 이런 생각을 막지는 못할것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행복과 욕심을 따라가려고 하고, 그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우리라고 생각 못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언젠가는 단지 작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단지의 오래된 사무실에서 시작하더라도 큰 성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길을 개척하고 싶다. 그것이 실리콘 벨리의 차고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물론 정부 규제나 지원에도 한계가 있겠지만, 이를 바꾸기 위해선 혁명이 필요하다. 그 전에, 누군가는 이러한 틀을 깨야 한다.
이러한 벤처와 벤처의 길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준 이 책의 저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꽤나 유용한 내용에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