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끝나면 하고싶은일

학교가 끝나간다. 물론 졸업은 12월인데 마음은 벌써부터 끝났다. 오늘도 시험이 한차례 남았지만, 공부를 어느정도 해둬서 마음에 큰 부담이 없다. 물론 40% 라는 배점이 상당히 거슬리긴 하지만, 어떻게던 되것지.

정말 2년이란 시간이 훅 가는구나, 돌이켜 보면 대학원 입학 전에 내 전공에 대한 고민이 컸다. 막연히 HCI 머신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MSA 등등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많았는데 정작 대학원에서 한것은 SDN이라는 분야이다. 그 외에는 사실 남는게 별로 없다. 입학할때는 몰랐는데 하필 CE (Computer Engineering)을 선택해서 전혀 상관없던 로우레벨을 배웠다.

Digital Design, Computer Architecture, Advanced Computer Design등등 이런거 배우면서 파이프라이닝, 인터럽트 DAC 메모리 디자인 캐시 TLB 등등을 배웠다. 거의 OS를 위한 것들은 다 배웠다고 봐야할까.. 물론 프로그래머 입장에서야 엄청나게 좋은 것들을 배운것은 사실이다. 그전에는 사실 INT가 왜 4bytes인줄도 몰랐고 워드 단위는 무조건 2bytes인줄 알았다. 이게 왜 그렇게 되는지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으니. 다 하드웨어와 연관이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내가 그런걸 안다고 해서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아주 절대적으로 크게 도움이 될까, 그건 또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잘 안다. 나는 융합을 좋아하는 놈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밍 하면서도 디자인을 배우고, 공부하기를 줄곳 좋아했다. 그림은 못그리지만 색과 UX, 인터페이스에 대한 감은 있다고 스스로 자신했고 그쪽에서의 공부는 언제나 환영이었고, 관련 기술을 항상 내 서비스에 접목시켰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도커나 마이크로서비스, 클라우드컴퓨팅, SDN등을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이유도 이런 시스템을 설계하는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코딩을 통해서는 느끼지 못하는, 그런 즐거움들 말이다.

최근에는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이제는 자바는 좀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 물론 코딩 인터뷰에서는 자바를 쓰지만, 스칼라나 그 외의 함수형 언어들을 배우며 그런 코딩하는 묘미가 있어야지 또 하나의 개발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면서 프론트엔드 기술들을 배우며, 수 많은 오픈소스들을 조화롭게 쓰게 되니 이것도 마치 아키텍처의 그것처럼 훌륭한 예술거리로 느껴진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는 기술적인 것 이외에도 다양한 조화가 존재한다. 비즈니스, 법률, 재무 등등.. 나도 이 세계를 알아가면서 느끼지만, 내가 부족한게 그렇게나 많구나 라는 느낌을 필연적으로 받았다. 특히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고, 프로답지 못하고, 미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제품개발이라던가 PT자료 등은 내 장점이다.

그래서 그 2년간, 내가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 생각해왔던 시간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 글에서는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잠깐 끄적여본다.

일단 머신러닝이랑 데이터과학 공부를 하고싶다. 유라임 개발을 하면서 계속해서 이 전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일종의 설계도가 필요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에서 어떻게 마이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이다. 정말 유라임을 2011년부터 시작했는데, 대충 이렇겟지 라는 막연한 생각 이외에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공식이 없었다. 그도 그런 것이 내가 실제로 머신러닝을 공부해 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겠다.

일단 머신러닝 공부하려면 수학이 필연시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머신러닝이 좋다. 사실 수학이라는게 은근히 나 스스로도 좀 안정적으로 공부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그래서 미적을 다시금 공부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시간이 안난다. 그런데 뭐 미적만이 수학인가, 머신러닝을 통한 수학도 수학일 것. 거기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초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말이다.

그리고 HCI와 헬스케어, IoT, Wearable 관련 공부. UX같은 것과 실제 HCI, HCC같은 부분에서도 공부를 하고 싶다. 이건 딱히 뭔가 교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인 트랜드를 보고 논문을 읽고 분석하는 정도. UX를 아직까지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쁜것과 신기한것, 그리고 인터렉션은 좋으니 계속해서 보고 싶다. 헬스케어와 IoT와 Wearable은 그 내부족인 시스템보다 어떤게 있고 나오고 정도.

그리고 마이크로아키텍처와 SDN. 이건 뭐 대학원에서도 많이 공부하던 것이긴 했는데, 두세 권 정도 책만 보고 SOA정리하고, 아키텍처 트랜드만 잡고 꾸준히 공부하는 정도로. 근데 사실 연구를 한다면 이쪽 분야에 다른 분야 접목시켜서 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기도 하는 생각.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밍과 툴 관련. 요즘 배우고 싶은 언어가 상당히 많다. 그중에 작년에 제대로 못한 리엑트를 제대로 배우고싶고, 요즘 핫한 Kotlin이랑 Swift도 배우고싶다. FP언어중에 Clojure나 Erlang등은 그냥 강의 한두개 듣는 정도로 하고싶다.

아, 비즈니스를 빼먹었다. 비즈니스도 좀 공부해야 한다. 최소한 기본적인 것들과 스타트업, 그리고 마케팅들에 대해. 뭐 SEO이런것은 잘 이해하고 있지만 다채널 마케팅 그런것좀 사례를 보고 배우고 싶다.

사실 위에 배우고 싶은 것들은 스무살 이후로 꾸준히 만들어 오던 것들이다. 이중에서는 내가 실제로 공부하는 부분도 있고 아에 손도 못대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건 이걸 언제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사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 라는 말은 다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스로 노력해서 시간내서 하지 못하면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사실 지난 5년을 학교를 다닌것인데, 막상 학교를 다니니 어느정도 ‘감’을 익히기 전까지는 좋지만 그 이후는 나 스스로 혼자 해야한가는 것을 아주아주 크게 느낀다.

내가 가장 공부같은 것을 꾸준히 했던 때가 언제일까, 아마 고3때일 것이다. 그전까지도 불규칙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나는 대학때문에 엄청나게 규칙적인 생활을 했었다. 물론 가끔 흐트러질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무려 1년이나 공부를 했던 그때에 비하면 대학 이후에 그정도로 공부를 한 적이 드문 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하루 종일 공부를 위해 투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규칙적인 삶을 만들 수는 있다. 미국 생활이 나를 점차 그렇게 만들어준다. 한국에서도 맘만 먹으면 규칙적으로 살 수 있겠지만 그건 여건이 허락해줘야 한다. 예전에 회사가 편했을 때에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서 살도 빼고 이룬게 꽤 많은데, 그러지 못했을 때, 예컨데 학생때나 회사가 편하지 않았을 때에는 매번 계획을 해도 그때뿐이었다.

그런데 그와중에도 잘되었을 때도 있었다. 새벽에 매일 1시간씩 시간을 내서 약 2년간 다녔던 어학원이라던가, 4년 전부터 시작했던 토플/GRE공부. 학원을 다녀 배운것도 있었지만 혼자 스스로 시간날 때 틈틈히 단어공부를 하곤 했다. 덕분에 미국에 올 수 있었고 정말 최악의 수준이던 영어실력도 급격하게 늘 수 있었다.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지금도 특히나 밤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어차피 미국생활이 저녁에 술자리 갖기는 힘들고, 집에서 술먹는 것도 지쳤고, 재미없고, 게임 티비 등 온갖 것을 다 해봤는데 아무것도 이 공허함을 해결해주지 못했는데 딱 한가지, 공부만큼은 좋은 것 같더라. 조금이라도 책을 보고 인강을 들으며 익힐 그때 말이다. 고3때에는 수업이 끝나는 약 4시부터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나도 한 9시까지, 5시간을 공부했던 것 같다. 결국 따지고 보면 시간적인 절대량으로는 조금 차이가 나도 비슷하게, 저녁 5시이후부터 주어지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조금 더 구체적인 ‘공부’의 로드맵이 정해지면 못할께 무엇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멘탈관리가 좀 필요하다. 미국에 있다보니 자꾸만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끼는 것이 많다. 물론 이건 결혼 후 가장으로써도 느끼는 바이지만, 뭔가 책임이 주어지고 뜻대로 잘 되지 않을때의 좌절을 빨리 극복하고 나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자꾸만 휘둘리게 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랄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나 좌절이 잘 가라앉지 않는다. 이것 또한 나 스스로 많이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아침에 기도드리고, 책보고, 글귀읽고, 명상하고, 운동하고 등등.. 화분에 물을 주듯이 나 스스로도 지속적으로 이런 관리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학교가 끝나가고 내가 받은 것, 느낀것은 이제 나 스스로 나를 관리해야 할 때. 관리라기 보다는 책상에 앉아서, 나만의 커리큘럼과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부를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치 학자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 생각이지만 우리 모두가 나중에는 학자가 되야 한다. 어차피 앞으로 정적인 삶도 없어진다. 삶이 얼마나 동적으로 돌아갈지, 이미 우리는 알파고를 봐서 알지 않는가. 마찬가지다. 끝없이 공부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다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더, 끝없이 나를 당근과 채찍으로 다스리며 나아가야겠다.

마지막으로 그간 학부 4년, 석사 2년. 잘 견디고 지내온 내게 작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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