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가족, 그리고 사랑.

어머니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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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시작되었던 어머니의 전시회가 잘 마무리 되었다. 한번밖에 방문하지 않아서 조금은 죄송하지만, 그래도 설치 및 복원을 도와드려서 스스로 상당히 뿌듯하다. 참 몇일 사이에 엄청나게 야위신 어머니를 보니, 내가 이렇게라도 도와드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아들된 노릇을 한 것 밖에 되지 않지만,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면, 과연 그 불편함을 부모님이 잘 견디실 수 있을까.. 나의 새로운 삶이라는 명목 하에 부모님께 드렸던 나의 작은 효도들, 주말마다 강아지들을 산책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저런 힘쓰는 일을 도와드리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로 봤을 땐 더더욱 빨리 많은 것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8개월간의 GRE.

벌써 8개월이다. GRE라는게 이렇게 내 발목을 잡을줄 몰랐다. 알듯 말듯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나의 한계를 극복하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올해 3월 개강 이후 꾸준한 공부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학교생활에만 의존적이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학과생활에서는 좋은 성과도 있었지만 중간에 본 3번의 시험 모두가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7월 이전까지의 기간이 참으로 아쉽다. GRE단어는 금방 까먹고, 거의 공부한 것이 Quantative나 Writing 위주였으니 말이다.

천상 나는 언어를 잘 못한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한 것도 아니고, 인터넷을 너무 빨리 접한 나머지 책보다는 컴퓨터가 우선이었으니깐. 궁금한 것을 바로 해결해주는 인터넷만 있으면 굳이 책이 필요한가 싶었다. 때문에 내 언어능력은 정말 발전이 더디다. 국어책을 읽는 것 조차 힘들어 하니깐. 일주일에도 두세권의 책을 읽는 끌로이와는 달리 올해 난 읽은 책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이다. 바쁘다는 핑계는 있지만 그 만큼 습득의 속도가 느린 나는 살아감에 있어서 자주 이 불리한 리딩의 조건이 안타깝다.

영어는 어떤가, 오늘 학원에서 선생님께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버릴껀 버리겠다고 말하니 내가 기본실력이 떨어지므로 그렇게 해서 어느정도의 성과는 있겠지만 결국 기본기가 다져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것은 독해 능력. 이중에서도 특히 구문독해와 skimming을 강조한다. 천상 나는 영어던 한글이던 한글자라도 놓치면 책의 내용을 습득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항상 책은 정독하곤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런 습관이 내가 책을 접하는데 진입장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정보만 캐치해서 빠르게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지, 쓸때없는 내용까지 모조리 읽어들이려고 하는 행동만큼이나 시간낭비가 어디있을까. 앞으로는 원서를 많이 읽어나갈텐데, 특히 전공서적에 있어서 컴퓨터 분야의 원서는 솔직히 말해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있지만 그렇기때문에 아직까지도 완독한 책이 한 권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정답은 구문독해와 스키밍. 왜 영어의 기본이 단어와 문법인지, 난 이제와서야 알겠다. 28년만에, 8개월간의 힘든 GRE여정을 겪으면서 말이다.

다시금 유학 생각

단순히 취업을 목적으로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나의 행보는 정말 빡쎄게 학문적인 공부를 많이하고자 하는데에 있다. 가장 큰 이 영어장벽을 넘게 되면 새롭게 무수히 많은 나의 분야에서의 논문, 서적들이 태어나고 이들을 분석하면서 나만의 기술을 갖추는 것. 그것이 아마 내년 9월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결국, 단순히 “SW 개발만 하면 되겠지” 라는 내 본래의 생각과는 달리, 영어로 된 전세계의 수 많은 자료를 분석하고 나만의 이론을 정리하는 것. 그 과정이 앞으로 마스터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 평생 영어공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당장에도 솔직히 공부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수 없이 많지만.. (솔직히 만들고 싶은것도 너무나도 많다.) 더 큰 일을 위해 이를 잠시 접어둬야 하는, 원천적인 이론에 입각해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결국 지금시절에 하지 않으면 언제 또 하겠나 싶기도 하다.

가장 부러운 것은 나 이상으로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친구들은(특히 C++ 베이스가 탄탄한 친구들, 그들은 어떤 언어던 쉽게 소화할 수 있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심지어 회사도 안나가며(재택근무 or 프리랜서) 쉽사리 개발을 한다. 어느정도는 내가 바라는 삶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 친구들이 더 부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일단 국내에 한정되어 있고 왠지모르게 boundaries가 존재할 것 같다. Comprehensive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이 그러지 않을까. 그리고 verbal한 부분이 글로벌한 기회를 놓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어쩌면 차라리 예전에 빡쎄게 SI를 하면서 회사 경험을 쌓고 학교로 돌아와서 이제 졸업을 앞두고, 유학을 생각하는 나 자신의 생각도 향후 수십년을 바라봤을 때 그리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늦겠지만, 분명 많은 기회들이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순수하게 웹과 HCI, 개인화 등 내가 가진 키워드로만은 아무래도 현시점의 IT트랜드만으로는 분명, 뒤쳐질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기술의 원천을 알고, 이해하고, 흐름을 더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그 선두에 있는 것이 미국과 유럽이라는 곳이며, 그러기 위해서 가장 기초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버벌한 능력인 것이다.

family_life_begin

요즘 그토록이나 좋아하는 막걸리를 전혀 먹지 못하고 있다. 간간히 아버지와 맥주 한잔 정도를 하긴 하지만 이미 한 3주 정도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회포를 푸는 행위가 사라졌다. 사람들과의 연락조차 뜸하다. 페북을 보면 쓸때없는 글 때문에 대부분의 친구들을 unfollowed했다. 다음주에 후배들이 여행간다고 같이가자고 했지만 취소했다. 1주일 뒤 개강후 수 많은 술자리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는 다른사람들의 잔치거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강신청을 했지만 혼자가 된 기분이 들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게 사실 고통스럽게 몇 주간 버릴것을 버리니 내게 새로운 습관이 자리잡는다. 공부하는 습관. 그래 물론 학원에서 숙제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상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지만, 시험기간 조차도 하루에 4시간 이상 공부하지 않았는데, 학원갔다가, 회사가서 네다섯시간 공부하다가, 11시-12시에 집에 들어와서 자는 지금의 루틴은 어쩌면 앞으로의 수년간의 나의 삶을 미리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다행이, 후회스럽지는 않다. 최소한의 사회생활 마저도 잠시 져버리게 만들지만, 놀만큼 놀아봤고 일할만큼 일해봤고 여행할만큼 여행해봤다. 

이제는 또 다른 나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챙겨도 부족한게 시간인데.. 앞으로 내가 아끼고 챙겨야 할 가족이 얼마나 더 많이 생기겠는가. 그리고 그 가족은, 나의 살아감의 가치를 만들테이니 말이다.

약 500일 뒤면 서른이다. 나는 그 서른에 사랑하는 사람과 삶을 함께하고 싶다. 놀만큼 놀아봐도, 일한만큼 일해봐도, 여행할만큼 여행해봐도, 결국 남는 것은 가족과 사랑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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