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 장인장모님도 약 10일 전에 오시고, 덕분에 밥을 안해도 좋아서 몸이 편해졌지만 약간은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진 것 등, 이리저리 해야할 일이 많았다. 지난 글 이후로, 아니 정확히 말하면 결혼기념일 이후로 자기관리도 느슨해졌고, 몸무게도 +1kg~-1kg 을 왔다갔다 했다.
사실 근 3주간 연휴가 많았다. 물론 이번주는 연휴가 아니지만, 지난주 월요일도 연휴였고, 지난주 목-금은 휴가로 쉬었다. 다음주도 약 3일간 원격근무를 하면서 쉬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와중에 6월이 선듯 다가왔는데, 약간은 꾸준하지 못한 삶 속에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샌프란 출퇴근은 다 좋은데, 개발을 위해 막 굳이 나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매번 나갈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다. 그래도 일주일에 3일은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긴 하다.
유라임 개발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락 지었다. 일상이 “개발”에 치우쳐진 지금, 삶의 거의 대부분이 개발밖에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운동도, 글쓰기도, 연구도, 영어공부도 마찬가지. 아무리 내가 한번 할 때에 빠싹 해야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것들을 놓치는 순간 스스로가 많은 부분이 너무나도 크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삶이란 크게 어렵지 않다. 삶의 여러 부분을 잘 쪼개서 사용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적인 시간의 할애가 가장 중요하다. 사실 코딩을 하면서도 느끼지만, 하루 한 5시간 정도 집중해서 하면 된다. 그 집중하는 시간이 최근에는 5시간씩 두~세번 (회사에서, 퇴근후) 이 되었던 것이고, 때문에 15시간 이상 코딩하면 사실상 하루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뭔가 집중해서 한다는 자체의 문제는, 지칠때는 또 한없이 지친다는 것에도 있다. 즉, 풀어질 때 너무 한없이 풀어지므로 이게 또 다시 쳐지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휴가를 가서 아무 생각없이 삶을 즐기는 그런 자체를 누가 뭐라고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삶을 산다. 일년에 아무리 길어봐야 2~3주 남짓한 휴가, 그리고 주말의 휴식. 1년 365일 중, 미국기준 7일 한국기준 14일이라는 공휴일이 있다. 여기에 보통 2주 정도의 연차휴가, 주말이 104일이니 한국으로 따지면 약 134일 정도를 쉴 수 있다. 일하는 날은 231일, 쉬는날은 134일이니 그래도 36% 가량을 쉬면서 생활하는게 아닌가. 게다가 그 74% 정도의 일하는 날을 온전히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약 8시간을 업무한다 치면 하루의 약 33% 정도, 그럼 정말 풀타임으로 일하는 날은 약 76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시간으로 따지면 연간 1848시간이다.
월화수목금 이라는 일하는 시간이 사실 나는 만족스럽긴 하다. 집중해서 하면 되니깐. 하지만, 문제는 일하면서 발생하는 많은 변수들에 있다. 유라임도 한 6개월 걸릴 것으로 생각한 것이, 학업과 병행하다 보니 미뤄지고 미뤄지고 그러다가 2년이 넘게 지체된 것이다. 사실 분명 꾸준히 할 수 있던 일인데 미뤄진 이유는 가장 큰 것이 결혼 전후로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다가, 마음을 추수리기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 엊그제 앱스토어에서 앱에 대한 reject이 왔는데, 사실 따지고보면 별것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reject이란 말을 보면 짧게는 몇 시간 멘붕에 빠지곤 한다. 약간 내게는 없지않은 “정신병” 처럼 다가온 것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일을 놓지 않음과 밸런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내 일정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하나 둘 미뤄진 일들을 끌어올리고, 아무리 귀찮고 힘들어도 꾸준히만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게 정상적인 삶이란 것이다. 마음속에 어느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5년간 열심히 질질 끌었던(?) 유라임을 완성했으니, 이젠 다른 질질 끈 것들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두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