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열심히 8시부터 5시까지, 8시간 근무를 하며 회사에 잘 나갔다. 물론 수요일까지는 컴퓨터가 맛이 가서 시간을 많이 날려먹었지만, 목욜부터는 또 이틀간 열심히 한듯 하다. 열심이라 해봤자 본사에 보고서 하나 쓰고, 그간의 일정 정리하고, 소스코드들 정리하고, 그런 정도밖에 없긴 하지만.
학교를 다닐 때에는 그렇게도 수업 가기가 싫었는데 막상 학교를 안가게 되니깐 (그래도 물론 1주일에 한번 간다.) 회사에서의 8시간이 사뭇 적응이 안된다. 아~주 긴 시간이더구만.. 그런데 또 막 예전처럼 딴짓하고 그러면 훅 시간이 흐르지만 정작 스케줄은 막혀있다.
그래서 사실 서른 되고나서는 회사에서는 왠만하면 딴짓을 안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요근래 페북도 잘 안하고, 가장 자주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은 회사에서는 잘 안보게 되더라. 그런데도 왠지모르게 집중이 안된다.
왜 그럴까, 아주 곰곰히 생각해보니깐 요즘 내 프로그래밍 실력이 많이 죽은 것 같다. 학교 2년을 거쳐오면서 사실 이렇다 할 프로젝트를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기존에 만들어진 라이브러리를 분석하고, add-on을 작성하는 정도를 했다. 그 정도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던가. 쉬운 프로그래밍을 위해 그냥 node.js만 이리저리 가져다 쓰고, 자바스크립트만 써댔다. 정작 프로그래밍에서의 깊이가 요구되는 FP나 그런 프로그래밍 자체를 한 적이 없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한지도 오래되었다. 2015년에는 그렇게 codeschool등을 통해 열심히 angular공부하고, 이를 유라임에 접목시키고 그런 공부를 했었는데, 작년인가 udemy에서 리엑트를 잠시 공부한 것 이외에는 없다. 하, 정말 나 많이 죽었구나.
당장 할 일은 쌓였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겠다. 일은 일대로 밀렸고, 스케줄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음달에는 어느정도 완성시킨 제품 가지고 세상에 선을 보여야 할텐데, 개발의 그 ‘감’이 올라오지 않으니 나 스스로도 조금 힘든 것 같다.
사실 이럴때 내가 쓰는 수단이 있다. 보통 두 가지인데, 하나는 무턱대고 작업하기, 하나는 일단 ‘공부’ 먼저 시작하고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공부를 하긴 하되 그래도 어느정도 내가 뭐가 부족하고 당장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고서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유라임 작업은 이제 간편하게 버킷리스트 등록하는 부분이랑 몇 가지 데이터 소스 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리엑트로 변환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개발 때문에 작년 말에 너무나 삽질한 나머지, 이제 더 이상은 앵귤러 1.x를 쓰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앵귤러를 버려야할까, 제품도 제대로 안나왔는데 또 언제 리펙토링이랑 마이그레이션 한단 말인가. 정말 이 작업을 한다는 생각이 옳은 것인지부터 다시금 판단해 봐야할텐데 말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앵귤러를 쓰기 전에, 당연히 그냥 jquery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앵귤러를 쓰면 바인딩만 잘 이해하면 너무 편하니깐 그냥 써댔다. 너무 무턱대고 써서 그런가, 아니 사실 내 제품이 느리다는 생각 자체는 하지 않는데, 벌써 그렇게 앵귤러로 2015년에 바꿔버리고 나서 2년이 지난 시점에 보니깐 앵귤러는 3을 넘어 4가 나오고, 리엑트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사실 시대가 어느정도 리엑트와 같은 대세를 요구하는 것을 따라가야 함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살짝 두려웠던 것은, 2015년에 앵귤러로 바꾸고, 작년 8월인가 열심히 한달동안 개발해서 유라임 틀을 잡았다. 그런데 9월 개강부터 학교에 엄청나게 치여가지고는, 거기다 각종 개인적인 문제가 발생해서 거의 뭐 1년여를 작업하지 못했다. 그래서 앵귤러가 익숙해보이지 않고, 그 기간동안 내 실력이 너무나도 죽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개발력을 살려야 한다. 정말, 언제나 느끼지만 학문은 학문일 뿐이다. 항상 실무적인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고, 이를 위해 공부를 해야지, 공부가 우선이 되는 순간 모든게 뒤쳐진다. 개발에 대한 감각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면 내 장점이 남는게 뭐가 되는가, 연구를 위해 실무적인 감각을 포기한다? 그런건 하고싶지 않다.
좌우간 앞으로는, 개발 40% 공부 60% 정도로 할당해서 해야겠다. 사실 그놈의 ‘스케줄’ 이 내게 가장 큰 발목이긴 한데 또 괜히 그런 틀이 잡히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모든 틀을 가장 러프한 선에서 잡고, 일단 리엑트 공부하면서 유라임 확장기능 끝내고, 다음달에 모바일 만들고 8월 베타를 목표로 한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다른 인트라넷 업무도 있긴 한데 이건 정말로 장기 프로젝트로 빼야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생각이 정리 안될때에는 글쓰는게 정답이다. 정말, 머릿속이 그나마 지금은 맑아지는 것 같다. 다시금 개발력을 괴도에 올릴 필요가 있다. 어차피 내가 배우고 싶어하고, 배워야 하는것들 잘 안다. 그러니 열심히, 빠듯하게 해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