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 1990)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1990.09.15
119분 미국 18세 관람가
오랜만에 주말엔 영화 삼매경이었던 것 같다. 저번주는 나름대로 힘든 하루를 보내다 보니 산에 가기도 힘들고 해서 그냥 종일 집에서 빈둥거렸다.
케이블 TV의 영화 채널을 마구 돌려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스커버리 HD를 보다가, 이번엔 그렇게 재미있는 프로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다 돌려보다가 우연히 리차드 기어가 나온 이 “귀여운 여인”을 보게 되었는데, 실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인 즉, 어려서부터 나는 Old-popsong을 많이 들었는데 Stand by me나 When a man Loves a woman 등을 거의 매일같이 들으며 어르신들 앞에서 장기자랑 같이 부르곤 하였다. 사실, stand by me는 내 대표곡이나 마찬가지이다.(뚬치뚬~ ) 그중, pretty woman 역시 자주 따라부르던 노래였는데 이 노래가 삽입된 영화가 바로 이 귀여운 여인이었던 것이다.
귀여운 여인.. 누군가 했더니 노팅힐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줄리아 로버츠였다. 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에선 실제로 귀엽게 나왔더라..(물론 누구보다는 못하지만 .. ㅋㅋ) 사실 그녀의 매력보다는 영화의 컨셉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사람, 잘나가는 사업가와 헐리우드의 매춘부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조금 어설픈 내용일 수도 있다. 혹은, 말도 안되는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얼마나 부조화의 조화가 잘 어울러진 내용인지 그러한 부분에서 내가 혹~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각각의 OST와 상황이 정말 잘 어울러졌으며 영화의 색감 또한 너무나도 이뻤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애드워즈가 비비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많은 여자들이 꿈꾸는 그런 장면이 아닐까 싶다. 요즘 시대에 비추면 조금 소극적이긴 하지만, 영화 캐릭터 상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애드워즈가 높은(?) 철사다리를 타고 꽃을 바치는 것을 보니 참 감동적이더라..
전체적으로 영화는 “우아” 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훈훈한 감동과 느낌을 주는 그런 영화. 부의 표현을 많은 영화들이 자극적이고 스릴있는 것에만 맞춘다면 이 영화는 그러한 부의 표현을 순수한 것과 진정한 상류층으로 잘 맞추고 있는 듯 했다. 돈만 있다고 무턱대고 마구 마구 돈을 쓰는 그런 영화도 아니고 그냥 은은하다.
어쨌든, 오랜만에 정말 좋은 영화를 발견한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았다. 특히나 왠지 모르게 이 영화를 보고 여자친구에게도 더 잘해주게 되고, 여자친구가 존재하는 자체로만도 감사하게 되어서 내게는 많은 것을 선물해준 고마운 영화가 되었다. 벌써 20년이 다되가는 Old-Movie이지만, 은은한 감동과 재미를 받고 싶다면 한번쯤 추천할 만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