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큰 경쟁자는 나 자신.

 이른 밤, 잠을 이루기 위해 잠자리에 눕다가 습관처럼 핸드폰을 뒤적인다. 지워버린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허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언젠가는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SNS의 단절이 이렇게나 크게 금단현상을 가져올 줄은 몰랐다. 그나마 삭제하지 않았던 (잘 안써서) 트위터를 켰다. 거기서 우연히 나는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 나오는 한 구절을 봤다.

경쟁 상대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라이벌이라 규정하고 매 시즌 경기 성적을 비교하기에 신경이 쓰였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모든 일은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니까.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완성하기 위해 스케이팅 하는 거니까.

 나 자신이 가장 큰 경쟁자라는 말, 아주 크게 공감한다. 아니, 이제와서야 나는 공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20대를 돌이켜 보면 나는 나 자신의 완성도 없이 그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만을 생각했다. 꾸밈과 치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손쉽게 살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때문에 몇몇 가식적이며 위선적인 사람들의 위에서 나는 쉽게 좌절하고, 상처입었다. 상처는 나를 깊은 구덩이로 빠뜨렸고, 그곳에서 나오기까지 많으면 수개월의 시간동안 나는 허우적댔다. 

 그렇게 겉치장을 중단하니 내가 그렇게 허름해 보일수가 없었고, 그래서 실력을 쌓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노력했다. 사실 거기에는 아주 큰 나의 라이벌격인 친구가 있었다. 아마도 그 친구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친구를 바라보며, 넘어서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지금의 개발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금 나를 바라본다. 사회생활도 이미 져버렸고 학교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스스로 나는 혼자의 길을 택했다. 왜? 내가 바라는 삶이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고 느꼈으니깐. 남들과는 다르게 살고 싶었으니깐. 남들처럼 똑같이 대학가고 똑같이 회사다니는 것이 싫었으니깐.


 그래서 혼자가 되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가만히 있다보면 속에서 들려오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유혹들이다. 식탐의 유혹, 잠의 유혹, 인터넷의 유혹, SNS의 유혹 등.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꺾어나가는 것이 진정 나 자신의 내면을 만들어나가는 길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정말 누가 뭐래도 나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내가 추구한 삶을 얻기 전까지는 끝없이 추구하는 노력, 그런 노력 나는 과연 해본적이 있던가.


 2014년은 정말,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혼자가 된 것이 슬프지는 않다. 다만, 나 자신과 타협을 하는 현상이 가끔은 그렇게 큰 좌절을 가져올 때가 있다. 바라는 미래를 위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나보다. 아직은 나, 정신적으로는 많이 어리지만 나를 더 멋지게 가꿔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