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relationship이란,

 이번주는 정말 즐거운 한주였던 것 같습니다.
 동생의 대학 합격 소식이라든가, 저 자신도 두달여간 연락을 끊고 지냈던(나름 수행을 한다고 했었죠..) 친구들과도 많이 만나고(친한 친구들은 거의 다 만난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도 많이 회복되었고..
 무엇보다 가장 값진 것은 저 자신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어느정도 방향을 잡고 2009년을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각설하고, 오랜만에 권대리님 블로그에서 “사람”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지금 트랙백을 작성중에 있는데요, 정말이지 08년과 09년은(물론 09년은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극과 극의 인간관계의 형성 및 해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08년에, 네 아시는분은 알다시피 직원의 90% 가까이 퇴사가 결정되었었습니다. 인사총무를 맏고 있는 제게 퇴사에 관계된 내용은 거의 생소하다 싶었죠. 아니, 기존에 퇴사와 관계된 처리는 몇번 진행을 했었지만 거의 형동생 하며 지냈던 분들도 퇴사하면서 퇴직금 등의 민감한 문제로 어렵게 전화를 하고 이야기가 좀 안좋게 되면 연락을 끊는 정도까지 갈 정도로 참 제게 있어서 이 퇴직의 문제는 참으로 난감하고, 잊고싶은 기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9월은(대거 퇴사가 이루어진 한달) 또한 제가 한창 방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이런 내용을 생각하기가 싫었고, 급기야 핸드폰에 퇴사직원을 거의 삭제하고 메신져도 전부 차단하는 것 까지 갔습니다.(물론 친했던 형들은 제외하구요.)

 이렇게 그닥 안좋게 정리가 되다 보니 하물며 회사에서 외출을 할 떄에도 혹여나 전에 퇴사한 직원들을 만날까봐 두렵더란 것입니다. 아, 무섭지요. 제가 급여를 담당하는 것도 아닌데 퇴직금 달라고 요청하면 저는 어쩐답니까? 저는 그저 회사에서 직원들 뒷바라지나 간단한 인사처리나 담당했지, 퇴직금은 전적으로 사장님의 책임 하란 말입니다. (사실 제게 책임이 있다는 직원들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러나 한가지 느끼는건 분명 있습니다. 지금 제가 나이가 어려서 이렇게 해도 용서가 되지, 나중에 나이 들어서는 이렇게 불미스럽게 관계가 종료된다면 분명 사회생활 전반에 있어서 도움이 안될 것이 뻔합니다. 계속 피하고만 다니다니요? 껄끄러운 일은 정확하게 정리하고, 당당히 나가야지만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이 이 사회라는 곳,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사회의 물이라는 게 그렇게나 사람을 찌들게(?)만듭니다. 결국 지금 저의 인식은 회사에서의 관계는 퇴사하면 끝이다. 라는 것 밖에 없습니다.(물론 잘못된 인식이겠죠.) 그런데 친구들은 다릅니다. 저를 이해해 주고, 저와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자신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공과 사의 구분이라기보다는 “의”를 중시하는 친구들의 마인드, 그것이 참으로 따뜻해서 좋습니다.

 지금 제 친한 친구였던 천재대욱님(이건 친구가 요청한 필명입니다. http://whatisthat.co.kr) 집에 와있습니다. 어제 가볍게 가진 술자리에서 허물없이 자연스레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것 저것의 서로의 도움, 그것이 참으로 편하게 대화하고, 게임도 하고(생전 안하던 보드게임을 이놈 집에서 하게 되더군요;) 참 의외로 재밌는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다만 미안한 것은 회사를 핑계삼아, 친구집이 멀다는 것을 핑계삼아 자주 만나지 못했고 연락을 안했던 점이지요. 하지만 “의”라는 것이 갖춰져 있는 친구 관계에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방문한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던 그 나름의 따뜻함이 아직도 남아있군요.

(하지만 오자마자 저를 롯데마트로 데려가서 노동을 시켰습니다 .. T_T)

 인생에 의를 제외한다면 뭐가 남을지 궁금합니다. 왜 아버지가 그렇게 제가 이나이가 되도록 “의”를 강조하신지 이제야 조금 알 듯 싶습니다. 어떤 관계에서도 의리라는 것이 결여가 된다면 쉽게 끝날 관계일 뿐입니다. 깊은 관계, 아니 최소한 진정한 관계의 형성은 저는 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연락이 없다가 공적인 일로 뻘쭘하게 전화를 해서는 이것 저것 해준다고 하고 그저 그사람을 이용해 먹으려는 것이 뻔하게 보인다면?(보이지 않아도 비슷비슷 할껍니다.) 그게 어디 관계의 형성이겠습니까. 조용히 자신의 연락처에서 “의”가 갖춰진 관계를 찾아보십시요. 십사일반은 그냥 연락처만 알고 지내는 관계이지, 사적인 자리를 가진 적이 있나요? 저도 70% 가까운 사람들이 그런럽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사람을 단지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지내는 관계,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조금은, 그것보단 평균적으로 높게, 그렇지만 귀찮지는 않게, 그러한 인간관계의 밸런스를 추구하는게 진정한 관계라고 생각됩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제딴에서 모든 일을 바라볼 때는 unbalance와 balance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인간관계도 뭔가 부조화 스럽지만 심이 조화스러운.. 분명히 그런 관계가 있지요. “의”가 갖춰지면서 사람, 그리고 관계는 분명, 분명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의리를 추구하는 인간 관계, 여러분도 하나 하나씩 만드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한번씩은 느껴보시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