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섹스 엔 더 시티. 미국에서 98년에 HBO에서 시리즈물로 방영하여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감독판이라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19금 장면에 몇번 놀라긴 했지만, 그러한 장면들이 있기에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러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제목이 조금 선정적인 면이 있어서 나는 이 영화를 계속 기피하고 있었는데, 최근 미드 “가쉽걸(Gossip Girl)” 을 보고서는 미국 문화에 대해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 조금은 자연스레 이 영화를 시청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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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진정 여성의 가장 행복한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20대 후반에 결혼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요즘 추세가 조금 늦게 결혼하는 것도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는 3번째 결혼을 해야 하는 남자, 미스터 빅과 몇번의 헤어짐 끝에 결혼을 하게 된다. 물론, 결혼 계획만 잡혀 있고 캐리는 엄청난 환상과 준비에 사로잡히지만 빅은 반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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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루앞두고도 고민을 하는 빅을 보며 나는 의외로 이 영화에서 40대 남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돈 많고 성공한 남성들은 결혼을 몇번씩 하는 경우가 외국에는 꽤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만약 3번이나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자세는 맞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겠지만, 난 3번째 결혼이 오자니 2번째 결혼을 이어 나갈 것이며, 2번째 결혼이 오자니 최초의 결혼을 이어 나가겠다. 남자든, 여자든 심지어 배우자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결혼은 사랑의 절정이라 생각하며, 그리고 사랑을 re-start하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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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잘 관찰해 보면, 뉴욕의 멋진 구석 구석을 관찰할 수 있다. 위의 사진처럼 말이다.(브로클린 다리라고 추측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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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아름다운 해변도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멕시코에 가면 이런 곳이 있을까? 있겠지만 상당히 비싸겠지. 하지만 나는 행복한 삶을 원하고, 낭만적인 삶을 원한다. 그것이 내가 일하는 목적이다. 값진 일 속에 만약 배우자와 저런 곳에서의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아니 삶 자체가 저런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미친듯이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왜 내가 자유로운 직장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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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 두개. 러브레터를 잘 못쓰는 빅이 캐리가 알려준 책에서 발췌한 유명인들의 러브레터만 보낸(그곳이 스펨함이었고..) 장면과,
I know I screwed it up – but I will love you forever.
이 글귀가 보였다. 이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내 사랑을 추구하는 생각과 너무도 같았기에..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아무리 내가 실수 투성이고 덤벙대고 행동해서 사랑을 망쳐놓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영원히 사랑하겠다. 이것이 나의 사랑에 대한 진심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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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는 조금 식상했지만, 그래도 배경과 소소함이 멋지게 어울러져 있었다. 빅이 생각보다 멋있더라. 루저는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뉴요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뭐 물론 이 영화는 여성에게 집중된 영화인지라 남성적인 면은 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부를 추구하기보다는 남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그들을 보며. 한층 나의 눈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나는 그런 삶을 낭비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만큼 노력하고 그 이상으로 얻으면 되니깐. 그리고, 여성들의 삶을 나도 사실 좋아하니깐 ^^*
재밌게 본 영화였다. blue-ray로 감상해서 그 감동이 두배가 된 영화.. 그러나, 아 너무 빠지면 안되겠어.. 큰일났다 벌써 새벽 2시 40분인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