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것,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한달이 훅 지나가고 있다. 약 한달 전, 어떠한 기회를 토대로 정말 부지런하게 살아왔다. 살도 10키로 빼고, 새벽에 꾸준히 일찍 기상하고, 지금은 이제 알람이 없어도 눈뜨면 3시반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 긴장이 엊그제부로 한순간에 풀려버렸다. 맨날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하던 것들이, 갑자기 손에 안잡힌다. 운동도 3일째 못하고 있다. 새벽 기상만 꾸준히 지킬 뿐. 그래도 오늘은 친구들이랑 하는 코딩 스터디 덕분에 문제를 풀긴 풀었다. 아침일찍 마라톤에 다녀오고, 결과는 별로 좋지 않지만 어쨌든 이리저리 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도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긴장의 끈이라는게 생각보다는 무섭기도 하고, 적당한 긴장이란게 얼마나 나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만들어주는지 알겠더라. 날잡아서 하루에 10문제 푸는것보다, 하루에 한문제라도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더라. 모든게 꾸준함이다. 내가 가능한 정도만 일단 습관화 시킨다면, 그건 꽤나 오래간다. 반면, 어려운 것을 자꾸만 습관화 들이려 한다면 그건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나도 공부할 때나 개발할 때, 뭔가 잘 되지 않거나 문제에 봉착하면 너무 자연스럽게 페북이나 네이버 등에 접속한다.

요즘엔 그래도 페북에 접속하는 횟수가 엄청나게 줄었다. 이제 왠만한 컨텐츠는 그냥 다 광고로 느껴진다. 결국, 자본주의의 시대에서 페이스북이란 자체도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점점 없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과, 어떤 특출남들이 점차 소멸되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라이브 같은 몇몇 기능들이 있긴 하지만 이또한 잘 보지 않게 된다. 과연 앞으로 페이스북이란 매체가 이 이상으로 더 큰 영향력을 지닐 수 있을까? 개인정보나 그런부분에 민감한 사람들도 그렇고, 점차 자신을 “가두는” 추세, 그리고 점점 익명으로 활동하는 이 인터넷속의 아이덴티티에 페이스북이 어떠한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을지는 물론 지켜봐야 겠지만, 최소한 초기의 그 ‘사명’ 자체는 많이 회손된 느낌이다. 아쉽지만, 시대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미디어 SNS”라는 의미는 이제 트위터가 가져가고 있고, 페이스북은 그 수 많은 일일 데이터를 수 많은 대규모 서버속에서 다루면서 그만한 가치를 내기 위해서는 광고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광고라는 파이는 한정되어 있고, 이는 결국 시대가 다가가고 새로운 강자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패권을 넘기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이스페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뭐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일 뿐, 또 모른다. 다만 페이스북이 너무 “정치적”으로만 역할을 하니 이리저리 휘둘려서 그 기본적인 가치가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더 솔직한 말로, 내가 학교를 복학할때 함께 지내던 세대들, 나보다 최소 5~10살은 어린 친구들이 다들 이미 페북에서 많이들 떠나게 되니 난 더 이상 재미도 없다. 간혹 보는 개발자들의 포스팅은 즐겁지만, 자극적인 성향의 포스팅/페이지들이 계속해서 쓰레기 정보와 가짜 뉴스가 판치는 마당에 더 이상 내 지식의 한 공간과 시간을 낭비하기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유라임에 내 생각을 적는다. 나는 페이스북을 자기계발과 동기부여, 그리고 메모 용도로 사용했다. 무언가 내가 행한 성취에 대해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좋아요나 댓글을 떠나서 흥분되는 일임은 매한가지다. 항상 그런 느낌이 좋았고, 그건 지금도 좋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내가 점차 우물안의 개구리임을 느낀다. 너무 심한 물질적 자랑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느끼고는, 거의 오로지 SNS를 자기계발용으로 사용했다. 그것도 요새는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잘되는 지인들이 있으면 부럽고 시샘을 느낀다. 미국에 와서 한국사회랑 동떨어졌으면 됬지, 왜 나는 억지로 SNS등에서 그런 시샘을 느낄까. 그것도 참 아이러니한 행동인 것이다.

어쨌든, 글의 주제가 너무 많이 셌다. 오늘의 고민거리는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것에 대해서다. 정말 이 고민은 어찌나 많이 하는지, 언제쯤 결론이 나련지도 모르겠다. 아마 평생을 그런 고민속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 ㅎㅎ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지난번 모 인터뷰 때문에 몇주간 긴장했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니 나도 너무 긴장의 끊을 놓아버렸다. 예전과 다르게 이번엔 꽤나 빠르게 회복하긴 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제는 정말 하고싶고, 잘하고싶은 것을 약간은 문어발 식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계속해서 내가 단지 욕심이 많고, 하고싶은건 많은데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너무 많이 벌려놔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아마 대학에 복학해서부터 그랬을까, 내겐 모든지 쉬워보였다. 특히 개발적인 것에 있어서, 깊은 생각과 검토 없이 무작정 금방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 실제로 경험해 본 결과, 내 스스로의 퍼포먼스는 30%도 나오지 않으면서도 그려러고 한 내가 바보같았다. 그런데 더 웃긴건, 나 스스로의 퍼포먼스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지 내가 “벌려서” 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특히, 이 벌린 일들은 대부분 ‘촉박한’ 시간 내에 해결하려고 했다. 이게 정말 바보같은 것이었다. 지금도 스타트업을 하면서 혼자 개발과 다른 것들을 다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걸리는건 너무 당연하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한 두 배는 더 잡아야 한다는걸 이제야 깨닿는다. 또한, 내가 너무 벌리는 것도 있지만 내 퍼포먼스를 높이려는 노력을 안한 자체가 너무 웃겼다. 예컨데, 집중력을 키우지 않으면 대부분의 것들을 하지 못한다. 절반 이상의 내가 하고싶은 것들은 공부와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공부는 인강을 보거나 책을 읽는 행위이다. 이게 사실 좀 웃긴 부분이다. 집중력을 키워보려는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 내 집중력은 부끄럽지만 정말 길어야 20분 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이 아니라, 나는 항상 내가 너무 많이 일(공부)을 하니깐 이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뭔가 획기적으로 줄이면 순간적으로는 내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건 착각일 뿐이었다. 집중력이라는 퍼포먼스가 기본적으로 받쳐주지 않은 이상, 아무리 공부를 해봤자 거진 제자리 걸음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새벽기상을 열심히 하면서 다시금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에 돌입하고 있다. 생각보다는 잘 된다. 다른것보다, 지금 하는 일은 무조건 끝내자는 생각으로 뭔가를 한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이것도 봐야하고 저것도 봐야하고.. 항상 열어둔 창이 적어도 20~30개는 된다. 그리고 그 창들은 대부분 닫치지 않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세션을 날려먹으면 결국 보지도 못하고 공간만 차지한채 사라진다. 항상 그래왔던 것 같다. 지금 이 블로그 글을 쓰는 것도, 한참을 다른 것들을 하다가 다시금 돌아와서 글을 마무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중이 되지 않던 어제 글을 써두고는, 오늘 새벽에 일어나 새벽일정을 하면서 아침식사를 하고 글을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영어공부, 코딩공부 등을 하다가 결국 느지막하게 글을 쓰게되는 것이다.

그럼 가장 중요하게 내가 집중력을 위해 훈련해야 할께 무엇일까, 사실 내가 하고싶어하고 생각해둔 것들 중에 중요하지 않은 건 대부분 없다. 대부분이 다 중요하다. 다만 무언가를 할 때에, 흐트러지지 않고 이를 끝내기 위해서는 단 20분이라도 단지 그것만을 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사실 집중력이다. 최근 시작한 새벽 명상에서, 내가 깨닳은 것은 결국 잡념을 없애는 이유는 우리 몸이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아주 좋은 훈련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내게 명상을 하라고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가 정말로 주의력이 산만한 (거의 ADHD급)내게 가장 좋은 효과였던 것이다. 이를 거의 20년이 지나고서야 깨닿는 것 같다.

그렇게 집중력을 키우고 난 뒤에는, 결국 내가 하고싶은 것은 모든지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에도 우선순위는 꼭 존재해야 한다. 막말로 돈 없이 여행을 마구 다니거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그럴 수가 없다. 일단 돈을 배제해본다. 그러면 내가 하고싶은 것은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한 신체이다. 더 나아가서, 몸을 만들고 싶다. 일생에서 다이어트는 서너번 시도했고, 일차적으로는 성공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서서히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도 다이어트를 다시금 하고 있다. 이번에는 절대 요요 없이 하려고 식습관을 고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내 살찌는 주된 요인은 “술”과 야식이다. 그래서 이를 대부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이어트와 몸만들기를 제외하면, 글쎄 아마 이제 수 많은 공부주제들이 놓여있다. 수학, 천문학 이런건 관심은 있지만 당장에 손은 대지 않는 부분들, 그리고 나머지, 예컨데 프로그래밍 언어를 더 배우고 싶은데 FP에 기반해서, 기본적인 파이선이나 스칼라, 코틀린, 스위프트, Go를 배우고 싶다. 이것들도 그냥 기회가 될 때 조금씩 보는 정도로. 그리고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대해, 서적을 보면서 수 많은 사례들을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대규모와 대용량 처리기법에 대해서도, 이 또한 내게있어서는 즐거운 공부거리가 된다.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은 프로그래머라면 깊게 알고가야 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사실 이런 것들이 내게는 밥벌이다. 좋은 웹을 만드는 자체는 언제나 그랬듯이 즐겁다. 내가 처음 웹을 시작한 것이 96년이니깐, 오래된 것을 떠나서 그냥 웹은 즐겁다. 다만 단순히 재밌는 것만 한다해서는 “밥벌이” 요소로는 부족하다. 더 깊이가 있고 핵심적인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디자인과 개발이 모두 가능한 풀스택 개발자로써 나를 어필해 왔다. 글쎄, 아직은 조금 부족하긴 해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나 자신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발적인 것을 떠나서, 내가 가장 하고싶은 것은 여행이다. 나는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자연을 활보하며, 이를 공유하는 것을 하고싶다. 여행은 누구나 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돈도 어느정도 되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계속해서 나만의 시간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뭐 별 수 있나. 결국 노력외에 답은 없다.

여행때문에 외국어와 외국에 대한 역사에도 관심은 많다. 특히 미국 역사와 미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수시로 미국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미국의 경제와 사회에 대한 글을 보고 있다. 외국어는 이제 조금은 영어를 구사할 줄 안다. 그리고 어려서 관심있게 공부했던 일본어가 있다. 그 외에는 아쉽게도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심화된 일본어와 중국어, 프랑스어 회화를 꼭좀 배우고 싶다.

마지막으로, 음악이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피아노를 친다. 쇼팽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잘 치는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연습이 필요한데, 연습을 할 시간을 막 마땅치는 않다. 피아노는 둘째치고, EDM과 전자음악도 너무 좋아라 한다. 그런데 기회가 없어서 잘 하지 못한다. 이 또한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다.

결국, 개발외의 것들은 시간과 어느정도의 돈이 필요한 것 같다. 시간과 돈이 더 드는 하고싶은 것으로는 박사학위나 MBA가 있기도 하다. 책도 더 쓰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것들, 다 할 수 있다. 분명히 할 수 있다. 쓸때없는 시간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조금씩 해서 완성해 나가면 된다. 다만, 그렇게 조금씩 할 때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중력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계속 진전해보고, 익숙해질 즈음에 또 다시 나아가고.. 그런 step-by-step이 가장 절실하게 삶에서 필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하고싶은것과 집중력의 상관관계, 이제는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