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을 찾게 되는 가장 큰 요인

 오랜기간동안 피워 왔던 담배도 끊은 나이지만 정작 술에 있어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즐기기 위해 마셨던 술이 지금은 의미가 완전히 왜곡되어서 “욱”하면 찾는 나만의 강구책이 되어버린 것 같다.


 사실 이런 상황은 2년간 거의 나 혼자만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누구도 모르는 사실.) 사실 좀 부끄러워서 블로그에는 공개하지 않으려 했는데.. 지금까지 약 2년 정도를 이렇게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 마냥 부끄러워만 할 수도 없고,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절실히 들어서 공개를 한다. (페이스북에 공개하는 것보단 몇배는 나은 것 같다.)

내가 술을 찾게 되는 상황은 아래와 같다.

  1. 피곤한데 푹 자고 싶을 때 : 솔직히 나의 가장 큰 문제로 특히 낮잠을 푹 자고 싶을 때 맥주 등과 음식을 찾게 된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고칼로리를 먹어버리는 이러한 상황.
  2. 밤늦게 혼자 있는 상황 : 밤늦게 혼자 있는 상황이 되면 꼭 맥주+과자 를 찾으며 미드나 영화를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충동은 10중 8,9가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나는 막걸리나 맥주 등과 과자를 구입하고 먹고있게 된다.
  3. 밤늦게 일하다 피곤한데, 회사에 아무도 없다. : 2번 상황과 비슷하지만 피로할 때이다. 정말 피로는 나의 적인 것 같다. 피로하면 자연스레 술을 찾게 되는 나의 습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4. 대화 상대가 필요할 때 : 뭔가 나의 상황이 불만족스러울 때, 이럴 경우엔 억지로라도 술약속을 잡게 된다. 혼자먹는 술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계획에 없던 술약속을 잡게 되면 다음날부터 스케줄이 모조리 꼬여버린다.
 결국 정리해 보면 피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정말 나는 내가 피로하면 앞뒤도 가리지 못한다. 그저 술만이 나를 피로에서 해방시켜 주는 수단이라고, 아주 고정관념처럼 마음속에 박혀있다.

 참 이렇게 의지가 약한데 나는 어떻게 금연을 3년간 성공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잠재의지가 내 마음속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깐 나는 보다 더 쉽게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알콜 중독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심리는 무언가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았다는 것에서(즉, 몰래 저질렀다는 점에서) 큰 쾌감을 얻는 것 같다. 나도 그간 연신 담배를 피워왔었던 이유는 “숨어서” 담배를 태웠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들키지 않고, 심지어는 직장상사들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몰래몰래 흡연을 일삼았다. 흡연 그 자체보다는 “숨어서”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가 내게 가져오는 쾌감이 컸다.

 이는 무엇인가. 결국 나 자신과의 약속과 싸움이다. 삶의 많은 부분이 그렇겠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어제도 나는 술을 먹었다. 그것도 낮 3시에 말이다. 집에 아무도 없고, 피곤한데 푹 자고 싶은 상황(1번)이었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지기까지 사실 그시간에 회사에 갔었어야 함에도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서 쉬었는데 이유인 즉, 엊그제를 돌이켜보니 회사에서 일을 하다 7시쯤 회사에서 공부도 해야 하는데 공부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시간관리가 되지 않음에, 혹은 내가 일을 집중해서 처리하지 않음에 크게 나를 원망하며(그간 일을 미뤄왔던 것에 대해) 7시쯤 없어도 되는 친구와의 술자리를 굳이 잡았다. 거기서 나는 3만원을 지출하고, 집에 12시 반에 들어와서 4시간을 자고 일어나서 무리하게 운동을 또 했다.

 이렇게 정리해 보면 술이라는 것이 불러오는 스트레스가 과중되서 되려 부차적인 문제로 이어지는 것 같다. 거참 역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 나 자신 하나 조절 못하다니, 나는 바보인가?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스트레스해소 = 술 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해소 목록을 준비해봤다. “게임, 독서, 미드, 잡지, 음악감상, 피아노치기, 만화책, 개발, 오픈소스 서칭, 블로깅, 글쓰기, 수학공부하기, 요리, 운동” 이중에서 회사에서 가능한 것은 오픈소스 서칭, 개발, 블로깅 정도밖에 없다. 차라리 블로깅을 하며 시간을 때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과거에 연연하며 살지는 않겠지만 과거를 반성하고 오늘을 살아갈 것 같다. 어디 한번, 술생각이 날때마다 블로그에 적어보자. 나의 마음이 명확히 무엇인지를 고찰해 보자.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행위 자체의 본질을 꼬집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