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웹 개발자의 고민

올해로 24살. 항상 나이를 강조하는 나는 아무래도 나이에 따라 이 사회에서 느낀 바가 많은가 보다. 이 사회란 앞으로 설명할 기반이 되는 바로 IT(웹쪽) 사회.
지금은 회사에서 이직이 처리중인지라 조금 조심히 이야기 하고 싶다. 허나 내가 느낀 바를 솔직히 적겠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지금 사회에서 가장 쉽게 전향할 수 있는 길이 웹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지금 내가 일하는 이 웹 바닥에는 아주 얕은 지식만으로 웹 프로그래밍을 한답시고 온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깐. 웹 프로그래밍은 딱히 전공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70년생들의 경우는 닷컴 시대를 거쳐온 사람들이면 되고, 80년생들은 전문 기관에서 돈좀 주고 수료하면 나름대로 자격이 주어진다. 거기다 자격증도 나름 우대해 준다. SCJP나 OCP같은 자격증들. 열심히 준비해서 xx학원 수료에 SCJP나 정보처리기사 등을 따 둔다.


그리고 사회에 나간다. 이들을 반겨줄 사회는 얼마든지 있다. 물론 “계약직”으로 말이지. 실제로 이들은 SM(유지보수)업무를 한 두번 하다가 실증나서 무조건 SI업무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 70년 세대들 중 아직도 개발을 하는 이들은 편하게 살기 위해 SM업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자만하고 싶지는 않다만, 정말 이들 중 프로그래밍이 재밌어서 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물론 내가 정말 제대로 SI쪽에 파뭍혀 본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1년 넘게 SM업무를 하면서 느낀건데, 이들은 단지 빡빡한 스케줄에 쫓기며 로직에 욕심은 있지만 스케줄 때문에 그들은 엉뚱한 코드와 메모리를 낭비해 가며 코드를 짜낸다. 그리고 나중에 SM을 하는 사람이 보면 정말 뜯어 고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될 정도니깐 말이다.


그들은 어떤 목적으로 살까? 아니면 내가 배부른 생각을 하는 것일까. 사실 나 조차도 프로그래밍을 할 떄에 그 로직을 짜는 일은 너무나도 재밌는데, 단순 노가다나 단지 스케줄을 맞추기 위한 프로그래밍은 줘도 하기 싫을 때가 많다. 그런데 그들이 항상 하는 일은 그렇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리 프로그래밍이 나름대로 블루 오션이라고(지금은 아니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재미없이 할 바엔 안하는게 낫지 않을까? 굳이 돈만 바라고(그렇다고 돈도 많이 주는 것도 아냐. 이 바닥이 얼마나 박봉인데.) 그렇게 힘들게 살아갈까.


항상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깊게 느낀다. 웹이든 뭐든 간에 많은 것을 고려하고 짠 프로그램 치고 못난 것이 없다고, 그렇게 만드려면 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결과물만 내뱉고 싶어서 제작한 프로그래밍이 어찌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겠는가?


10여년을 프로그래밍을 하고 살아왔다만, “실무”에 있어서 느끼는 개발자에 대한 마인드는 위와 같고 이제 업계에 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왜 이리 쉬운것도 그렇게 복잡한 절차가 수반되는 것인가?



회사를 다니면서 사실 프로그래밍보다 많이 한 작업이 바로 문서화 작업 같다. xx계획서, 설계서 등등.. 물론 프로그래밍 역시 설계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 맞긴 하다. 수 많은 소프트웨어 방법론에서도 많이 나와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결론적으로는 개발 시간을 너무나도 쪼아먹는다는 말이다. 문서화 작업만 한 50%는 넘게 들 것 같다. 꼭 이렇게까지 문서화를 해서 그 수 많은 결제 라인과 보고 라인을 타고 들어가야 하나?


물론 내 기준은 대기업 기준이긴 하다만.. 결국 개발자들은 저런 문서 쓰다가 지쳐서 전문용어를 남발하고, 결국 고객사나 개발사나 결론적으론 눈에 보이는 디자인 같은 부분만 신경쓰다가 끝나버린다. 그런데 왜 꼭 개발자가 끼어야 하냐는 것이다. 개발 환경까지는 몰라도 설계 부분을 신경써줄 것이 아닌데 구태어 껴들 이유는 뭔데.


아주아주 솔직히 말하면 이 개발 바닥에 너무 열정이 없는 개발자들이 투성이라는 것이다. 편한 것만 찾고, 뭐 툭하면 NONO만 연발하고, 뭐 짜증나면 개발자 커뮤니티에나 가서 하소연이나 하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찾기 보다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발 열정!! 개발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열정인데, 왜 이바닥엔 그리 열정 있는 사람 찾기가 어려울까..? 솔직히 대기업 계열사는 아예 GG쳤다. 그들은 PM을 위해 키워지고 개발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못한다. 중견이나 중소기업에서 말이다. 대체 이 바닥에 열정있는 사람은 다들 어디로 간 것입니까.


그렇다고 내가 열정이 그리 깊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말 내가 속해 있는 이 업계를 보며 정말 깊은 한숨만 몰아친다. 뭐 하긴 나 조차도 1년이 지나서야 방향성을 찾고 좀 나아가려고 하는 판국인데.


웹의 문제는 아무래도 웹이 빠르다 보니깐 그 수 많은 기술들이 정말 엄청나게 빠르게 나온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아무리 최신 개발자라도 금방 구닥다리 개발자가 되어 버리고 말이다.


그럼 우리 웹 개발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아무래도 자신의 방향성을 빨리 잡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반에 있어서 수 많은 기술들을 판가름 할 줄 알아야 하고, 기술 동향 전문 블로그미디어 등에 대해서 수 없이 정보를 캐치해야 하고. 그리고 자꾸 써먹어 버릇 해야 한다. 익숙하다고 해서 그것만을 고집하면 발전이 없다. 최근 내가 작년부터 배워온 jQuery를 어느 자바스크립트에서나 써먹으려고 얼마나 노력한지 모른다. 결과는 좋았지만. 🙂


여튼 이 웹 개발사회.. 아직은 답이 뭔지 모르겠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프로그래밍 세상에서 가장 기술이 빨리 발전하는 곳. 그리고 가장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바로 이 웹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웹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로드맵만 충분히 잘 설계한다면?
그건 바로 IT의 혁신 기술을 이끌 수 있는 개발자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난 웹 개발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