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다. 근황은 졸업이 16일 남았고, 새 회사에 출근까지 (정확히는 코로나 때문에 WFH이지만..) 대충 30일 정도 남았다. 시간 참 빠르다. 취업 전까지만 해도 시간이 워낙 안가서 언제 시간이 가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건만, 벌써 졸업이라니. 한편으로는 빨리 졸업하려고 1년짜리 과정을 선택한 것도 있고 해서 빨리 졸업하는게 예상대로 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취뽀가 순조롭게 되서 망정이지, 만약 지금까지도 구직을 하고 있었다면 사실상 좀 아찔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많은 불확실성이 정리된 지금, 긴 자체 안식월 약 2개월을 보내고 나서 헤이해진 마음을 이 글을 통해서 가다듬어본다.
언제나처럼 내 마음의 원천을 찾기 위해 오랜만에 블로그를 한 2011년도부터 뒤적거리면서 예전의 기록들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않다. 이 블로그에 쌓인 기록도 너무많고, 나조차도 생각이 예전부터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 버린 탓일까. 2012년부터 글을 쭉 보려면 못해도 몇백개는 봐야한다? 글을 많이 쓰는건 좋은데 뭔가 구체적으로 정돈이 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 내가 원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고찰인데, 이 블로그에 개발 관련된 글도 적잖게 있으니 걸러내는 일이 여간 쉬운건 아니다.
하지만 점점 블로그에 쓰는 인생과 미래에 대한 고찰에 대한 글들은 어느정도 선으로 수렴하고 있다. 계속해서 느꼈지만, 사실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 미국에 와서 부딪치고 해야했던 (특히 누구도 나 대신 해결해줄 수 없는) 불확실성들, 비자같은 신분문제라던가, 공부하고 싶던 것들과 방향성, 그리고 좀더 안정적인 가정과 경제적인 문제 등의 것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느정도 해결을 보이고 난 지금은 다른것들은 결국 내가 하고싶은 것 같은걸들은 같은 방향으로 수렴한다.
그래서 이젠 좀 과거의 글을 보는게 부질없게만도 느껴진다. 물론 그때의 내 소중한 기록이지만, 결국 내가 해야할 것은 명확하게 알고있었다. 간혹 좀 미뤘을 뿐이다. 코딩을 예로들면 지난 일 년간 코딩다운 코딩을 거의 한 적이 없다. 유라임이 특히 그렇다. 작년 7월인가 이후로 건드린 적이 없으니 말 다했지.
이 블로그니깐 얘기하지만, 이제 회사를 다니면 유라임 개발을 할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다. 뭐 따로 유라임이 수익을 가져다 주는것은 아니니깐 그냥 내 개인적은 욕구 충족을 위해서 한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 신분도 그렇고 계약상도 그렇고, 뭐 나도 작은 회사를 다니면 어떻게던 투잡을 해보겠는데 그럴 상황이 안되니 일단은 본업에 집중하고 시간날 때 일종의 취미삼아 개발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찌보면 사이드를 통한 수익에 대한 기대를 적어도 1년은 미뤄야 한다. 그러면 결국, 유라임이라는 스타트업을 하면서 내가 수익을 얻겠다고 결심한게 2016년인데 미루고 미뤄져서 6년이 지나는 셈이다. 아니 8년까지도 가겠다. 그나마 월 몇십만원에 서버운영이 가능해서 망정이고, 아직은 그렇다 할 유저가 없고, 사실 서비스 자체도 엉망이다. 그래서 리펙토링 하고 뜯어고칠께 한두가지가 아니다. 적어도, 이 서비스는 나 혼자서 모든게 개발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것은 맞는 것 같다.
뭐 개발은 차차 얘기하도록 하고, 아마도 정리안된 글만 여기서 써나갈 것 같다. 유라임을 개발하면서 느낀 것들은 계속해서 브런치에 적어나갈 예정이다. 그쪽에 워낙 스타트업과 테크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생각난김에 브런치는 스타트업+기반스택과 대학원, 실리콘벨리 취준 정도의 약간 포멀한 글이 나갈 예정이고 여기에는 인포멀한 글이 두서없이 작성될 것 같다.
어쨌든 블로깅을 너무 안한것도, 사실 그 자체도 내가 마음이 붕 떠있었다는 크나큰 증거인 것 같다. 난 어쩌면 블로그 주도적인 삶을 살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오픈된 공간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다짐은 혼자서 쓰는 일기에 비해서 좀더 크게 스스로에게 와닿는다.
그래서 이왕 블로그에 또 얘기하는 김에 금주시작했다는 결심을 한번 더 내비춘다. 작년 말부터 금주 시도를 계속했었고, 올 초에는 100일 금주를 성공했었는데 이후에 전혀 조절이 안되다가 최근 2주정도 여행 이후에 다시 시작하려 노력하고 있다. 몇번이나 고찰했지만 내가 그 찰나의 순간에 냉정을 찾으면 사실 탄산수나 무알콜 맥주로도 만족에 도달할 수 있다. 그건 결국 수련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술로 인해서 만족감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누군가와의 술자리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그게 거의 99% 결여되어 있는 이 미국에서의 삶 속에서는 술은 사회적인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내게는 전혀. 차라리 그냥 금주를 계속하고 전처럼 사람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나갈 수 밖에.
결국 모든것은 꾸준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내가 회사를 가던 졸업을 하던 삶이 혁신적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또 다른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 삶은 모르는 것이다. 언제 좋았다 언제 나뻤다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깐. 그래서 마음을 언제나 한가운데로 두는, 중용의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그나저나 조금의 부담으로 불교 공부를 그만뒀었는데, 시간되면 또 천천히 해보련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하지만 생산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