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나는 집에서 독립했다.
물론, 보증금이 모이기 전까지는 리빙텔(일종의 화장실 딸린 좀 넓은 고시원;)에서 머물기로 하였지만 말이다.
월세 37만원, 집에서 살 때는 부모님께 매달 50만원씩 드렸었는데, 이제는 월급이 줄어들 지도 모르고.. 집에 돈이나 드릴 수 있을 지 걱정이다.
허나 뭐 부모님이 내 돈 없다고 못사시는 건 아니고.. 일종의 예의 상 드리는 돈이긴 하다만..
여러가지 계산을 해봤더니.. 그간 나는 돈을 너무나도 무자비하게 사용해 왔다는 증거가 들어났다.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지 않고는 항상 오버되었다. 월 용돈으로 50만원 이상 사용하는(이 젊은 나이에..) 나 밖에 더 있을까?
물론 재벌2세나 기타 집안사정이 넉넉한 사람들이야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회에 몸담고 월급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써, 독립을 결심한 사람으로써, 특히 연봉이 그리 높지 않은 나로써는 상당히 낭비가 아닐까 싶다. 어짜피 다 술, 옷, 머리 같은 아낄 수 있는 것들 뿐인데 말이다.
쨋든 자취를 결심하면서 계산한 자금이 참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러다가는 아버지가 말씀하신 “카드깡” 이런것까지 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30분만에 짐을 쌓았다. 사실 독립한다는 것에 상당히 흥분되고 있는데, 부모님께 절하고 나올 때 어머니와 나는 살짝 눈물을 비췄다.. 아버지야 항상 냉정하게 말씀하시지만 어머니와 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슬펐다.. 그간, 22년간 살아온 집에서 떠난다는 것에.. 물론 나는 충분히 집에서 결혼할 때까지 살 수 있을 터이지만.. 자립심과 나의 많은 못되먹은 성격을 고치기 위해.. 아직은 어린 나이이지만 독립을 결심한 것이다..
조금은 어머니께 죄스러웠다. 아직 아들으로써 도와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설거지, 방청소, 청소기, 쓰레기버리기 등.. 이 많은 것을 어머니가 다 부담하셔야 한다니..
그래서 아마 가끔 집에만 가면 어머니를 도와드릴 예정이다. 하물며 한달에 한번꼴이라도 가서 집안 쓰레기라도 좀 버려드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어머니는 평생 도와도 내가 효를 다 못할 것 같기 때문에..
(아우.. 포스팅 하면서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은 어이하리오..)
짐을 내리고, 정리하고 PC를 키고 잠시 bon jovi의 노래를 감상했다. 아직은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4평 남짓한 공간에 나 혼자.. 자유다. 완벽한 자유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자유를 느끼려면 평소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의 공부를 소올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물론 리빙텔이라 밥이나 뭐 기타 잡일 등은 총무라는 분이 해준다. 완벽한 독립은 아니지만, 12월부터 진정한 독립에 들어가게 된다..
리빙텔을 학교 앞으로 잡았는데, 물론 회사나 집에서는 그리 멀지 않다. 7호선을 타면 회사까지는 7정거장, 집까지는 겨우 2정거장 밖에 되지 않는다. 학교앞으로 잡은 이유는 비록 휴학생이지만 아직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공부를 위한 서비스는 남아있기 때문이다.(도서관, 열람실 등)
그래, 이제는 공부할 때이다.. 물론 회사도 나가야 하겠지만 사장님 말씀대로 병특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일종의 아르바이트라 생각하겠다..
이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늘, 2008년 9월 22일, 앞으로의 계획을 한번 잘~ 짜서 말뿐만이 아닌 최고의 나 자신을 만들기 위해..
군대왔다고 생각한다. 필승 하겠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죽어서도 부모님의 효를 잊지 않겠습니다. 말보다 실천으로, 자주 방문드려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