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글이다. 1월 초, 서울에 방문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곧있으면 떠나지만 어쨌든 서울이라는 곳이 오랜만이라 반갑지만, 그 만큼 내가 그동안 잘못되게 하고 지냈던 것들이 떠오른다. 술과의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 또 다시 쓸때없이 그리고 목적없이 약속을 잡고 만다. 때문에 1월에 계획된 많은 것들이 무산되었고, 서른이 되어서는 반드시 지키자고 한 것들이 연달아 깨져만 갔다.
당장 최근 2주동안만 해도 일주일 이상을 누군가를 만나며 지냈고, 차주에도 두 차례의 약속이 존재한다. 와이프가 없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매번 술자리에서 과하게 술을 많이 걸치고 오고 혹은 모자르면 갈증을 잘 이기지 못해서 군것질을 하고 만다.
뭐 사실 그게 크게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간 미국에서 잘 억제해 왔던 습관들이 폭발했다고 할까, 20대 내내 이어져왔던 습관이 그리 쉽게 고쳐지지는 않더라. 나름대로 자제를 한다 치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몸속에 알콜을 주입하고 싶어진다. 술이 술을 부른다는 말이 맞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문제점도 있다. 만남이 무조건 술로 이어지니,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나도 점점 살다보니 한국사회의 ‘정’에는 이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되려 이번기회에 사람들간의 관계에 약간은 지치다 보니 다음번에 한국에 올 때에는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다. 미국에서의 삶이 참으로 단순했구나, 나는 왜 그때의 그 삶을 그렇게 스트레스 속에 가둬두었던가. 그 누구를 굳이 만날 필요도 없이, 그 따뜻한 와이프와의 저녁 시간을 술로 날려버린 것을 생각하면 20대의 마지막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기에는 더 없이 크다.
삶은 물론 시행착오의 연속이지만, 술로 망가지는 삶은 싫다. 그래서 서른에는 더욱 더 술을 줄이고(될 수 있으면 끊고), 스스로의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는, 몸무게부터 해서 전반적으로 더 안좋아진 결과를 볼 수 있었다. 3년만에, 미국에 오기 위해 그렇게 스트레스에 오염되어서는 스스로를 그렇게 망가뜨렸더라. 내가 만든 매일 체크리스트 시스템만 있으면 스스로를 잘 관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저 기록에서만 그쳤다. 반성을 하고, 분석을 하는 과정보다는 기록하는데에만 급급해서 결론적으로는 많은 계획들을 잘 이루지 못했다.
이제 유라임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기록’에 있어서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면 같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다. 점차 IoT기기와 헬스케어 장비가 증가하고,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입장에서 기록에 들이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내 최종적인 목표는, 이런 데이터에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예측해 주는 것이고 이것이 가능한지를 AI의 도움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AI가 모르는것.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Stress Management가 필요하다. 나는 그 첫 단계로 ‘Drinking Habit’에 대해 생각할 것이며, 이러한 스스로의 시간을 줄이는 일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사실 스트레스란 것은 조절하기 나름이지만, 어떤 것이 스스로에게 가장 어울리는 지는 모르니깐.
내가 본 미국과 한국은 극과 극의 사회를 달리고 있다. ‘술’과 ‘정’을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는 한국과 이와는 반대로 거의 except되어 있는 미국,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그 시너지이다. 내가 스타트업을 한다는 자체는, 그것을 잡고싶은 것이 가장 크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AI를 통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최근에는 AI가 인류를 뛰어넘을 것이다라고 말이 많지만, (내가 AI학자는 아니지만) AI는 사람의 성공에 도움을 주는, 친구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한국이란 곳, 참으로 바쁘고, 술판(?)이지만 그래도 매력적이더라. 🙂 곧 다시 미국으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