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믿기지 않는 현실이 이뤄졌다고 할까나. 드디어 아이패드가 우리나라에서도 정발이 되고 말핬다. 올해 초 훈련소를 다녀오고 나서 아이패드가 언제 우리나라에 나오나,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볼까 등등.. 정말 그 지름이라는 것이 무섭긴 하다. 이렇게 해서라도 구했었다면 당장 만족은 했더라도 지금처럼 KT에서 정발되는 것은 놓쳤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맥북이도 있고 5월에 아이맥도 영입하고 나니 뭐 굳이 쓸 필요가 있겠어? 하고 생각을 해봣는데 최근 출시된 맥북 에어 11인치의 지름 충동이 재발되었었다. 마침 아는 지인의 아이패드를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더불어 맥북에어 11인치도 많은 리뷰들과 실제로 애플 스토어를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좀 별로였다. 화면이 작고 가벼워 휴대성은 확실히 있지만 답답하다 해야 하나. 아이패드에 키보드 붙혀 놓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 사실 아이패드랑 차이점은 뭐지? OS가 다르다는거랑 음.. 카메라도 있구나.. 키보드도 붙어있고..
결국엔 나는 에어가 크게 필요없다 생각하고 아이패드를 질렀다. 내가 지른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일단 나는 신문 보기를 귀찮아 하는지라 디바이스를 통해 보고 싶었고, 최근에 잡지를 보는 재미에 맛들려서 잡지를 좀 편하게 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폰으로 일정관리 및 할일 관리를 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디바이스가 한계가 있다. 문서작업? 이런건 뭐 생각하긴 힘들고.. 정말 아이폰은 단지 기록용이 맞나 보다. 그리고 GPS나 휴대용 카메라, 화장실에서의 인터넷 등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게 있는가 하면 문서작업처럼 어려운 것도 있다 이거다.
여튼 이러한 이유에서 아이패드를 지르게 되었다. 여의도의 모 대리점에서 수령받는데 10시 오픈인 것을 알고 9시 40분부터 기다렸는데, 10시 반쯤 되니 내 뒤로 2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더라.. 역시 애플의 힘이 여기서까지 발휘된다는 점에서 참으로 놀랐다.
드디어10시 반이 넘자 대리점이 오픈! 간단히 신청서와 동의서를 작성하고, 직원이 전산처리를 한 다음 채권료 3만원을 지불하고 아이패드 16기가 3G 겟! 내가 그 대리점에서 처음으로 받았는데 아이패드를 받는데까지 25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참고로 나는 사전예약 4차시.
아이패드 자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9인치인가? 정도로 알고 있는데 위 사진처럼 내 손바닥의 1.5도 된다. 실제로 아이패드 자체도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의 1.5배 정도 된다. 박스 내용도 심플하다. 설명서와 충전기, 아이패드 땡~~ 뭔가 난 뭔가를 기대했는데.. 필름이나 뭐 그런거..(;;)
처음 딱 아이패드를 받고 나서 곧바로 느낀 점은 “아, 이거 물건이다.” 라는 점이다. 확실히 아이폰에 비하면 불편한 점이 있긴 있다. 원체 아이폰이 보편화가 되었고 이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어플도 아이폰에 집중되었지, 아직 아이패드용 어플이 그렇게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특히 3G가 지원되면서 전화번호도 모르겠고, 전화 자체는 스카이프 아니면 안되고, 문자도 안되고.. 카카오톡도 어떻게 설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봐서는 3G네트워킹 되는 아이팟 터치의 확장판? 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1주전 갤럭시탭을 구매한 우리 아버지의 갤텝과 비교해 봤는데, 터치감은 압승 하지만 휴대성에서는 갤텝이 확실히 앞서나가는 것 같다. 가독성은 약간 비슷한데 나는 아이패드가 좀 더 좋다고 본다. 웹서핑 시에도 사파리 브라우저가 웹 표준을 잘 준수하고 있으므로 표준화된 사이트에서는 정말 잘 보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이패드랑 갤텝을 비교하는 자체가 참 웃긴 건 맞는것 같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OS가 다르다 해서 경쟁이 되는 건가? 그럼 안드로이드 탑재한 냉장고 전면 디스플레이랑 아이폰이랑 비교한다? 좀 극단적이지만 내 생각엔 아이패드와 갤텝을 비교하는 게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만 하루동안 내가 설치한 앱들을 보면서 아이패드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한번 짐작을 해보도록 하자.
Mobile RSS는 아이폰에서도 유명한 RSS리더기이다. 이게 아이패드로 오면서 UI가 저렇게 바뀌었는데 확실히 읽기 편하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좋다. 물론 타 어플처럼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없지만, 가로모드에서는 컨텐츠 리스트와 선택한 컨텐츠를 한번에 볼 수 있다는 자체가 나는 맘에들고, 화면이 넓어서 가독성이 아이폰보다 좋다. 아이폰은 너무 많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Pocket Informant는 이미 오래전부터 PIMS로 유명한 어플이다. 아이팟 터치부터 나온 이 어플은 Toodledo와 Google Calendar와 연동되는 아주 유용한 어플이다.
2Do는 나온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내 생각에 현존하는 To Do어플중에 가장 뛰어난 UI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플이다. 시중에 수 많은 To-Do어플이 있지만 이만큼 직관적이고 친화적인 어플은 본 적이 없다.
위 두 어플은 아이폰에도 있는 어플인데 확연한 차이점은? 바로 UI다. 아이폰의 그 작은 화면에서 벗어나 9인치의 큰 화면으로 오면 저렇게 변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특히, 2Do는 각 화면들이 애니메이션 효과가 있어서 마치 실제 종이를 다루는 느낌도 들게 하며, 위 두 어플들의 전체적인 UI는 마치 내 책상 위에서 다이어리를 꺼내놓고 일정/할일을 관리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Penultimate 는 필기장 같은 어플이다. 저렇게 노트들이 있으면 거기다가 실제로 필기를 하는데, 현재 랭킹 상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가 많은 어플이다. 이 어플 또한 3D지만 실제로 종이에다 쓰는 느낌을 가져오게 만든다. 전용 펜이 없다면야 조금 그렇긴 한데; (완전 글씨가 망가진다.) 어쨌든 예전 타블렛 PC에 있던 원노트 타블렛과는 좀 다른 느낌을 전달해 준다.
Evernote는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메모 동기화 어플이다. 웹에서도, 윈도, 맥, 아이폰 등등 다양한 플렛폼에서 정보 수집을 하고 저장해 놓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저렇게 마치 내가 쌓아둔 정보들이 사진처럼, 혹은 클립화 된 것처럼 정말로 서류에 인쇄된 정보들이 보관함에 저장된 느낌을 주게 된다.
내가 받은 유일한 게임 중 하나인 이 2XL SX HD는 아이폰 게임들과 비슷한 맛을 내긴 하는데 큰 화면이다 보니 생각보다 재밌다. 하지만 확실히 UI는 좀 아이패드 답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하는데.. 참 저렇게 보니 조금 허접한 게임처럼 느껴지긴 하다;;
뉴스 어플들로 가보자. 솔직히 매경 어플을 보고 상당히 놀랐는데, 아빠가 보는 매일경제랑 거의 똑같은데 동영상과 실시간 기사가 추가되어 있다. 젠장! 엄청 나잖아!! 그리고 실제로 신문 보는 느낌도 나고.. 종이 신문처럼 손으로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터치만 하면 된다.넘길때 역시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서 정말로 신문을 보는 느낌을 주기에는 괜찮은 느낌이다.
중앙일보 어플은 초기 화면에 이미지 섬네일로 구성된 화면이 기존 신문의 틀을 깨는 가 해서 사실 살짝 정이 떨어질 수 있었으나, 각 섬네일로 들어가자 기사 구성이 정말로 잘 되어있다. 레이아웃에 있어서는 동아일보가 그 만큼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아닌가 싶다. 가독성도 뛰어나고.. 하지만 단편적인 기사를 전달하는 데에는 저러한 레이아웃이 살짝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참 이 어플은 UI와 UX의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온 어플이라 할 수 있다. Flipboard 라는 의미 자체가 무언가를 넘긴다는 뜻이고, 단순히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의 링크로 구성된 트윗과 페이스북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가독성 있는 레이아웃을 랜덤하게 배치하고, 이미지와 글 들을 정말 뛰어나게 구상했다. 컨텐츠를 뛰어난 UI로 구현하니 단순한 글들도 상당한 가치가 매겨지게 되는 것 같다.
우선 MindMeister 어플은 마인드맵 어플이다. 아이폰에서 마인드맵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작은 화면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자체가 잘못됬다고 생각한다. 아이폰에서 마인드맵 어플을 3개나 구입해 보고 정말 얼마나 내 의도가 한심하다고 느꼈던지… 어쨌든 이 어플은 웹과 공유되는 어플이다. 웹에서도 아마 무료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웹에서 구현된 마인드맵을 아이패드에서도 제작 가능하다.
특히 아이패드에서는 테마 선택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단순한 마인드맵일 지라도 디자인이 이쁘지 않으면 솔직히 보기 싫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말 그대로 마인드맵도 아주 기초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좀 가독성 있고 아기자기 한 디자인이 채택된다면, 그 만큼 마인드맵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잘 정리가 되어 마인드맵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Sketchbook은 3D Max나 오토케드 등으로 유명한 Autodesk사의 제품이다. 참 이런 대형 밴더가 어플을 내놓은 자체가 맘에 들고, 약간 윈도에서 Painter필도 나는데 재밌게 드로잉을 할 수 있다. 다만, 좀 더 정교한 드로잉을 위해서는 펜이 필요할 듯 싶다.. 어느 디자이너가 타블렛에서 팬 대신 손가락으로 사용하겠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이북 관련된 내용인데, 사실 아이패드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북에 기대가 클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내가 봤을 땐 위에 있는 게 대부분인 것 같다. Stanza야 아이폰에도 있었고, 인터파크이북? 이건 책을 넘길 떄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좀 읽는 맛이 안나고.. 그나마 쿡북카페가 좋긴 한데 아직 나는 사용법을 잘 모르겠다. 쿡북카페는 컨텐츠도 좀 있는 것 같고, 사용하기도 간편하다. 책을 읽는 맛이 나는 것은 물론이다.
아이패드의 사무 이용에 대해
위에서 사무용 어플, 그러니깐 Page나 Keynote, Numbers, Office HD같은 어플은 언급을 안했는데 사실 사무용이라는 것 자체가 좀 포괄적이긴 하다. 리뷰보다는 간단히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무엇보다 입력 자체가 가장 중요하긴 한데, 확실히 맥북도 쓰고 아이맥도 쓰는 입장에서 무언가 가상키보드로 글을 쓰는 자체가 낫설지많은 않다. 그래서 기존에 맥을 쓰는 사람들은 가상키보드를 쓰는 데 별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맥을 접한 적이 없으면 좀 어려울 수가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 손이 큰 편인데 손이 큰 만큼 글쓰기도 편리하다. 작은 손을 가진 사람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
메일에서 왠만한 문서용 첨부파일들은 hwp포함해서 죄다 열리니깐 그런건 걱정 안해도 되고.. 메일 보는 것도 참 괜찮은 UI가 나온 것 같고… 특히 RDP 어플도 있는데 그거 사용하면 그냥 원도우 돌린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 싶디고 하다.
하.지.만…. 나는 프로그래머다. 나 이걸로 프로그래밍 하고 싶은데?? …. 그냥 맥북 프로나 하나 사도록 하자. 이건 확실히 라이트 유저를 위한 제품이다. 아니, 라이트 유저를 위한 최고의 제품이다. 고로 일반 사무직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편할 것 같다.
디자이너들에게도 괜찮은 것 같다. 전용 펜을 구매하면 타블렛 필요 없이 일치화 된 아이패드를 사용해서 드로잉 한다면야.. 꽤나 괜찮은 조합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정말 아이패드가 물건이라는 말은 다른게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UI와 UX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상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직까지는 크게 주목밭지 못하는 HTML5가 아이패드를 통해 얼마나 그 기회를 살릴 것이냐는 내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점 중 하나이다.
“인터페이스 혁명” 이라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고객을 위해 컨텐츠를 제공하기보다는, 같은 컨텐츠나 서비스더라도 얼마나 직관적으로, 보는 것 자체로도 흥분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제품을 내놓으냐가 관건이다. 그런 인터페이스혁명, 이 아이패드를 통해 우리에게 깊이 다가오지 않을까? 나는 이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