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태는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최근 회사에서 사내 연차 순위 1위인 A팀 차장님이 2위인 인사팀 B팀장님께 건의를 하였습니다. 자신은 6시에 출근하는데 왜 타 팀원들은 회사 출근 규정인 8시 반에 출근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매일 지각하는 인사팀 내 K대리님을 향한 지적이었고 이로 인해 회사에서는 출근 규정을 강경하였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히 심했습니다.(물론, 소극적인 반발이었지만요.)


 


왜? 바로 저러한 당연히 지켜야할 근태의 기준에서 “야근”이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근태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어찌보면 IT업체를 말하는 것 같긴 하지만 보통은 출근 시간만 정확히 규정하고 항상 근태를 반영할 때는 출근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곤 합니다.


 


때문에 야근이 잦은 IT업체, 특히 개발부서에게 있어서 이러한 기준은 참으로 애매모호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출근은 좀 늦게 해도 거의 매일 야근인데 왜 회사에서는 내 근태가 좀 안 좋다고 말을 하는가? 입니다.


 


출근 9시, 퇴근 6시. 통상적인 회사에 있는 근태 규정입니다. 허나 저희 회사는 출근 8시 반 퇴근 6시 반 입니다. 근무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나 있는 실정이죠. 그런데 개발팀 사람들은 야근을 합니다. 왜? 업무가 꼭 업무시간에 할 일은 아니고, 또한 개발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발완료” 라는 전제로만 봤을 때엔 보통 스케줄이 빡빡하게 되고, 이러한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개발자들은 그야말로 회사에서는 야근을 강요하진 않았는데도 강요받은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회사에서야 결국 수주의 승패가 “얼마나 빨리 잘 개발을 하는가” 일텐데요, 그런 입장에서 봤을 때엔 결론적으로 직원들에게 스케줄적인 압박감을 주게 되지요. 그러면서 개발자들의 야근은 늘어만 가게 되고..


 


또한 개발자들이 뭐 근태나 그런것에 민감한 것도 아니고.. 개발자가 개발을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코딩이나 디자인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또 회사에서 그런 압박적인 요구를 수긍하고 받아들여서 자기 시간까지 없애가면서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찌보면 조금 바보같은 짓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개발자 입장에서 배우는게 그렇게 좋은데 어찌하겠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회사에선 최소한의 “이해”는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회사 IMC의 근태 기준


 


제가 전 직장이 게임회사인데, 게임회사들 대부분은 “기숙사”를 갖추고 있고, 최상의 컴퓨터와 듀얼 모니터가 대부분입니다.(물론 아닌곳도 있긴 하지만요 ^^;) 거기에다가 출퇴근 시간은 보통 10시~7시인 경우도 많고, 야식비나 교통비 같은 것은 꼬박꼬박 챙겨줍니다. 야근을 하면 다음날 출근 시간을 조정해 주는 경우도 여럿 있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게임회사의 스케줄입니다. 게임회사는 게임의 아이디어(기획)가 결국 얼마나 빨리 제작이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왜냐면 이 게임 기술이라는 것은 정말 생각보다 무지 빠르게 발전해 나갑니다. 불과 3년전만 해도 저는 쉐이더라든가.. 뭐 기타 생각안나는 기술들이 많지만; 그런 것들은 자주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환상의 물리엔진은 기본이고, 현실보다 뛰어난 그래픽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게임 개발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구요.


 


게임회사 네오플의 근태기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무리한 스케줄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게 게임회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저러한 복리후생으로 최대한의 배려를 해준 것이구요.


 


게임회사를 예로 들었지만, SI업체나 기타 소프트웨어/웹 개발업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쪽 기술이 게임처럼 무지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래도 이 IT기술이라는 것의 진보는 정말 무섭습니다..


 


좌우간 제 생각은, 회사에서 그만큼 스케줄에 대한 압박을 준다면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 것이 복리후생이라 봅니다. 개발자들은 그저 전과 똑같은 상황에서 일만 주어지면 열심히 야근하고, 칼출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기업에 입장에서는 정말 개발자를 최하로 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의 사람된 행동은 할 수 있게 해주어야지요. 그러다 보면 개발자들 열받아서 회사에서 집도 안갑니다. 이게 겉으로 보면 일이 너무 좋아서 철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개발자들이 바보입니까. 그들도 사람입니다.


 


요 근래 우리나라 IT 중소기업들은 너무 “영업사원” 측면에 맞춰진 경향이 있습니다. 정시 출근. 저는 이게 개발 회사에서 강요되어야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출퇴근 기준은 분명 일한 만큼 합당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며, 그러한 예로 IT업체들은 게임 회사를 모티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분명 회사도 이득이 있을 것이 분명하니깐요.

CMU MSSM 21' 재학중. AI기반 습관관리 서비스 유라임 (urhy.me) 대표. 전 금융권 소프트웨어/데이터 엔지니어. 대학원 생활, 실리콘벨리, 유라임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데이터과학과 시각화, 대용량 아키텍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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