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인가, 인터넷을 타고 유행인 말이 있었다.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 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엄청나게 충격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제 모인 술자리에서 이러한 기분을 정말 엄청나게 느끼고, 이제 다시는 술에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제목과 같이 한 동생이 내게 “술 취했으면 닥치고 있으세요” 라며 나의 발언을 무시했다. 아니 술이 취했으니 완전 개같다는 말까지 들은 것 같은데 그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솔직히 그때까지는 내가 취했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나는 하늘이 무너졌다. 내가 추구하는 술자리의 모든 인상이 그 당시의 상황에 의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즐겁고 화합으로 이룰 수 있는 술자리가 어찌 보면 가볍게 던진 그 한마디에 나를 그렇게까지 충격으로 몰아넣을 줄은 몰랐다.
그렇다 해도 내가 아무리 취했던들, 그래서 되는 것일까? 아무리 그래도 내가 2살이나 많은데, 정말 내가 말 그대로 “개”처럼 보여서 그랬던 것일까.. 정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어찌됬건, 그 아이가 직설적인 성격의 소유자라 그런가, 내게는 정말 큰 쇼크로 와닿았다. 나의 잘못도 크지만 이러한 화는 정말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다.
술이란 것이 불러오는 역효과는 정말 큰 것 같다. 즐거운 술자리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지만 대부분의 술자리는 마찰을 많이 불러일으킨다. 다행히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너무나도 나뻐서 화를 내기는 커녕, 술을 그 즉시 먹지 않고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커피를 먹으러 간 자리에서조차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말 나의 태도가 문제인가, 사실 술을 먹으면 모든 상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그런데 정말 20살이 된 이후 7년간 술을 먹으면서 내게 취했다고 완전 별로라고, 심지어는 닥치라고 한 사람은 처음이다. 아니 정말 얼마나 별로였으면 그런 말까지 튀어나왔을까, 내가 별로인지 그 아이가 개념이 없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어쨌든 이 블로그에서 어떠한 뒷담화를 그닥 하지 않기 때문에 내 문제에 대해 고찰해 본다. 다시 생각하면 그 아이가 고맙기도 하다. 정말 2013년, 아니 언젠가는 술을 끊으려고 했는데 절실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참 정말 이렇게 가슴 아프게 술을 끊게 될 줄은 몰랐지만.. 술이 생각날 때마다 닥치라는 그 아이의 얼굴이 생각날 것 같다.
작은 말이지만 단 한마디가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매우 큰 것 같다. 사회는 혼자 만들어 나가는 세상이 아니다. 나 또한 내가 술을 먹고 얼마나 심한 말을 지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저런 말은 내게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닌가.. 이렇게까지 내가 고통스러운 것을 당사자는 알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깊은 교훈을 얻고.. 2013년 아마 술을 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