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느낌

공허한 삶 속에 홀로 갇혀있는 느낌이 든다.

유학을 선택하고, 모두가 취업걱정으로 매일같이 자소서를 타이핑하는 마당에 나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한다. 평생 내가 업으로 삼았던,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에 대해, 나는 이 길을 선택하고 앞으로도 더 공부, 아니 더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난다.

그것은 본래 사업이었다. 10년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머릿속에 꿈이 있었다. 한창 World of Warcraft가 베타에 돌입한 시점, 나는 게임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게임 개발자를 꿈꾸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프로그래머로써의 감흥보다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한창 머릿속에 그리던 생각, 즉 사업에 대해서 끝없이 추구하고 CEO가 되는 기분을 느꼈다. 대학입학 후 창업을 하면서 나는 한번의 기회를 잡았지만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과 내사업을 마치 남일처럼 취급해버린 점에서 나는 금전적인 부분과 신뢰를 모두 잃었다. 그렇게 나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러고 보니 이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마 그즈음일 것이다. 약 7년여간 함께해온 이 블로그에서, 나의 삶이 고스란이 녹아있는 이 공간을 가끔은 향유하며 나는 나의 발자취를 느낀다. 그것이 잘됬건 잘못됬건 어쨌든 나의 인생이요, 게다가 함께해온 끌로이가 있지 않던가.

사회적인 사람이라는 자체를 끊는 것이 그렇게나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들과 시간을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어떤 판타지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6년전부터 지금까지 나는 오로지 끌로이 하나만 바라보고, 안정감 속에서 나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나섰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그것을 찾아나서는 모험이 아이젝트였고, 그 끝은 메튜랩이었다. 아이젝트에서 나는 막연히 내가 하고싶은 것을 리스트업 했을 뿐이었고, 메튜랩에서 나는 내가 평생을, 아니 최소한 반평생을 바쳐 하고싶은 것을 찾았다.

그래서 가끔, 지금의 자소서를 쓰는 친구들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나는 위에서 시작해서, 다시 바닥으로 기어들어가고, 거기서 지금의 내 위치를 찾았다. 자신의 위치를 찾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하지만 한번 경험해 보면 진정한 나의 위치를 안다. 어디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아무리 한국사회가 술자리와 사회성 위주라고 해도 실상은 개인의 실력이다. 고로 내 객관적인 실력 자체가 사회의 레벨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PhD라는 과정, 그것도 미국으로 가고자 하는 나의 생각은 완전한 전환점이다. 유학한번 가본적 없는 내게, 사실 영어도 잘은 못하는 내게, 이 과정은 뭐랄까, 온전히 나 자신의 실력을 승부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내 모든 기술의 원천이 된 그 시발점으로 나는, 기술의 최전방에서 기술을 창출하고 싶은 나의 욕구가 담겨져 있다. 이를 위해 지금의 모든 것을 버리고, 외로움 속에 오로지 끌로이와 수년, 수십년을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다.

갇힌 느낌, 나는 외로움을 잘 참지 못하지만 외로움을 참아야 한다는 생각. 툭하면 술을 먹고 싶고 약속을 잡고 싶은 생각조차 버려야 한다. 오로지 내가 사랑하는 끌로이와 가족과 함께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고서는 절대 얻지를 못한다.

사실 유학을 준비하며 GRE라는 것을 처음 할 때는 몰랐는데 이건 단순한 영어능력 측정 시험이 아니다. Be alone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Why? Since for getting a good score in GRE, most of student should be attention wholly their priority. In my case, after all GRE test is finished, I got not a good score, but outstanding even-tempered prowess.

그래, 가끔은 이런 삶도 있어야지. 낼모래 서른을 맞이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이런 hollowness,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