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정
인간은 어떠한 일이든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고는 하지만,
동시에 일정한 틀 속에서 허우적대고 떨어질 수 있는, 방황할 수 있는 무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는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갖추어진 사회의 틀 속에서
‘나’를 만들어가야 함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서 어떠한 요소를 제거하기도, 놓쳐버리기도 하면서 불확실한 나의 모습과
미래에 대해 좌절하기도 한다.
무한한 가능성과 무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허우적댄다라.
사람에겐 가능성과 보이지 않는 미래의 이면이 존재한다. 특히나 도전적이고 일반적인 삶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이나 그런 것이 크게 작용한다.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 보다 더 자유롭게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유럽이나 미국의 사람들은 이런 걱정이 더 심할 것이다. 그래서 유럽 사람들은 우울하다.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은 거의 비슷한 코스를 밟아온다. 초중고대, 그리고 어떤 직장이 탑 클래스이고 이 직장에 가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서양에 비해서는 상당히 정형화 되어 있다고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아시아 젊은이들도 우울하다는 것이다. 개성이 없어진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삶이 없어진다. 아주 쉽게나마 사람에게 주어진 확실한 미래든 불확실한 미래든 특정 어떤 것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사회의 룰에 쉽게 순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항적인 사람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지 컴퓨터가 좋아 아무런 공부도 안했다. 남들 다 외우는 한자도 안외우고 남들 다 다니는 속셈학원이나 수학학원 등은 물론, 왜 친구들이 그런 학원을 다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나는 작은 신도시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럴 수 있다. 그 당시 일반적인 친구들이 노는 것보다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변두리를 돌거나, 컴퓨터 속에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게 좋았다. 갯뻘이 가까워 자주 자전거를 타고 가곤 했는데, 그때의 기억은 정말 소중하게 내게 남아있다.
그러다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었고, 부모님의 추천으로 정보올림피아드(이하 정올) 경시를 준비하기로 하였다. 그떄는 잘 몰랐지만, 나는 정올 경시보다는 “공모”를 했었어야 했다. 물론 덕분에 기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Algorithm을 러프하게나마 이해하고 C와 C++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런데 정올에 별 다른 성과 없이 정보특화 고교에 진학한다. 그곳에도 성적이 있었지만 나는 정올만 믿고 공부를 안했다. 그러다 고2때까지 정말 별 다른 성과가 없자 고3때쯤 플밍하는 행위를 아에 접고 공부를 했다.
덕분에 대학 진학은 성공했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정말 일반적인 친구들이 나아가는 길과는 돌아가거나, 다른 길을 향하게 되었다. 물론 초->중->고->대 라는 일반적인 코스는 밟았다. 허나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이에 관련된 얘기는 이 블로그에 무수히 많으니 생략하도록 하고, 여튼 지금의 입장에서는 겨우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회사 생활을 만 5년간 해왔다.
병특을 계기로 작은 회사의 웹SI에 몸담그고, 대기업,금융권,공기업,공공기관 SI를 뛰면서,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너무 내게 할당된 업무가 많았다. 그래도 재밌게 했다. 어차피 내가 젤 좋아하는 웹플밍 아닌가? 덕분에 2009년에 비해서 지금까지 아주 빠르게 관련 기술을 터득하고 중견기업에 진출하여 또 다른 분야에서 개발을 해볼 수 있었다. 중간에 내 실력을 판가름해 보기 위해서 몇몇 대회에도 나가봤는데, 물론 결과는 그닥 좋지 않았지만 좋았다.
그리고 이제 내년이면 다시 대학으로 들어간다. 실무와 사업을 5년간 겪고 학생으로 돌아와 바라보는 학문은 과연 어떻게 보일 것인가? 솔직히 실무를 겪다 보면 기본기를 수양하는 것의 중요성을 안다는 것은 뭐 내딴에서는 당연하다 생각한다. 결국 플밍도 Core가 있고 부가적인 것은 살을 붙힌것이니깐. Core를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어떤 프로그래밍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개발적인 요인이 아니다. 일반적인 사회로 봤을 때, 나는 사실 서울의 아주 상위권 대학도 아니고 졸업도 늦게 하고 그런 판국에 딱히 부모님께 무언가 재산을 바라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1~2년 내외로 친구들이 졸업을 할텐데, 대기업에 입사한다면 3년차에 대리를 달고 있는 시점에 만약 내가 대기업에 가면 그만큼의 갭이 생기는 것이다. 경력직으로 입사하면 모를까, 하지만 대졸 이전 경력을 쳐주는 대기업은 내가 알기론 거의 없다. 그렇다고 사업을 한다 치면 한번 실패한 경험이 내 발목을 잡는다. 기껏 해야 1인사업이나 해보자는 취지이지만, 현재 국내 정서상 1인사업은 결국 프리랜서랑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이런 뭔가 손해를 보는 듯한 주어진 미래보다는, 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아주 확실하게도 내가 멋진 아이템을 손수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웹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이 정말 미치도록 좋을 때 성공의 길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그것이 남들과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웹 보다는 한층 두층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거나, 사회의 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많은 아이디어 들을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소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하면 태반은 이해하지 못한다. 걍 졸업이나 잘 하고 대기업 가서 편하게 살랜다. 나는 그런 사회적인 마인드가 상당히 아쉽다. 물질적인 대변이 사람을 상징하는 전부인 사회도 참으로 미덥다.
정말 부(wealth)가 아니면 거대한 성공만이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최소한 가시적인 성과로만 대변되는 이 사회에서 하나의 개인이 개성적으로 존중받기 위해서는 그런 영웅이 필요한가 보다. 뭐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죄다 초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처럼 사람들은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불확실하지만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도 확신과 열정, 그리고 기술이 있는 나의 생각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 느껴지는 사회의 외면, 그리고 외로움은 가끔 나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한 생각들은 나를 무능력하게 만든다. 정말 내가 무능력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참 무서운 사회이다. 사회적 편견은 한 순간에 간접적으로까지 사람을 매도한다. 참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감히 이 사회에 도전하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결국 사람은 외롭다는 것이 맞나 보다. 그래도 끝까지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길을 걸어갈꺼다. 화가 나서, 열받아서라도, 아니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오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