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나는 회사를 옮기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의 신분은 병특(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 그래, 병특이라는 것이 나의 꼬리를 잡긴 잡았지만 그래도 더 이상 이 회사에 있다 보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고 느껴서일까. 미래에 대한 불분명한 것도 없지않아 있고 무엇보다 처음에 계획했던 병특 중반에 중견기업으로의 전직을 실행해 옮기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어떻게 됬든, 물론 아직 100% 옮긴 것은 아니지만, 이제 지금의 회사와 있었던 일련의 수 많은 트러블들과 상반되는 입장들은 끝이 났다. 중재를 하는 병무청에서 최종적으로 어제까지 회사에서 더 이상 입장이 엇갈리는 사유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병무청 자체에서 처리가 들어가게 되었고 빠르면 금주 초에 결정이 나서 나는 더 이상 이 회사를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마음이 이렇게 편할 수 있을까? 그간 내가 근무했던 18개월을 돌아보면 참으로 다양한 업무를 했었다. 개발도 개발 나름 이것만 웹에 관련된 온갖 언어를 다 다루고 거기다 기획적인 업무들, 파워포인트 작성에 각종 설계에다가 더불어 PC수리와 문서 제본에.. 이건뭐.. 이 회사에서 병특 제대로 부려먹긴 한다. 물론 그 만큼 나는 성장하긴 했지만 그래서 남은 것은 ? 내 튀어나온 배와 술독에 빠져 사는 그런 나의 나태한 모습이다. 회사 일에 투자한 만큼 가족과의 관계나 여자친구와의 관계 역시 삐딱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탈피하고 싶어서였다. 사실 전직하고 싶은 마음은 굴둑같았지만 이렇다 할 수가 없었는데 2월 말, 훈련소를 갔을 때 운 좋게 같은 분야의 형,동생 들을 만나고 나름의 인맥을 구축할 수 있었는데 이때 병특계의 회사 사정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다. 친구의 소개를 통해 친구의 회사의 면접 기회가 생겼는데, 이때 결국 합격을 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간 몸이 많이 상했다. 모든 것이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이었는데 사실 불확실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회사의 태도에 실망을 많이 했었고, 이 때문에 거의 매일을 술과 같이 산 것 같다. 지금은 많이 후회하고 있지만, 정말 힘든데 누구한테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과 문제를 풀고 싶었을 뿐.
이게 자란다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나 스스로, 나의 능력껏 문제에 대해 해결을 하고 싶다. 그간 내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은 것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 얼마나 많던가. 그렇게 자라다 보니 나 스스로 자립해서 홀로서기를 하는 데에는 많은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 혼자서 스스로 어떻게 해 나가려고? 그런 질문을 막상 내게 던져 봤을 때 갑자기 막히게 되는 것이다.
방황은 아니지만, 방황과도 같은 약 두세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는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생각을 이렇게 하고 오랜만에 5시에 기상해서 운동을 하고 굿모닝 팝스를 들었다. 그리고 일기를 썼다. 마지막 일기의 날짜는 3월 26일. 벌써 5개월이나 지난 이 일기장에 오랜만에 하나의 글을 쓰며 나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어머니는 내게 매일같이 일기를 쓰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 보라고 충고하시곤 했는데, 그 어떤 명상법보다, 자기관리법보다 일기가 최고인 것 같다. 막상 내가 무얼 해야 하지? 라고 돌이켜 보기에는 일기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이제 이직이 완전히 되고 안정화가 되면 다시금 내가 속해 있는 사회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 아니, 내가 물론 주도적으로 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세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는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라고 했을 때, 나는 그 답이 사람들을 분석하고 패턴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남들도 원하는 것이 되어야 진정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나는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으려고 별로 관심도 없던 운세 같은 것도 갑자기 밑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떤 나에 대한 분석에서 “기획력이 줄충하다” 라는 내용을 보고 생각해 봤다. 개발자적인 마인드보다는 기획자 적인 마인드가 내겐 강하지 않을까? 남들에게 무언가에 대한 어필을 하는 것.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이다. 일전에 사업을 할 때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기술적인 것은 내가 부족하지만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의 정보를 잘 캐치해서 포장하고 어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 웹과 게임이라는 바닥에 있다 보니, 어쩌면 일반적인 신입 사원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니 뭐 별별 잡다한 일들을 다 처리하다 보니 하나를 보더라도 수 많은 경험과 방향이 생각나서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나름대로 웹이랑 게임은 IT쪽의 주요 기술들이 아닌가.
결국 이러한 나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나는 앞으로 갖춰야 할 것은 트랜드를 보는 일과 문서화 및 어필을 잘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야 하겠고.
이렇게 정리하며 나의 그간의 고찰을 마무리한다. 예전 사무실이 있던 S&T중공업 공장 건물에는 이런 말이 써있다. “생각 즉시 실천” 말 그대로. 생각만으로 되는 세상이 아니기에 !!
.. 그나저나 우선 블로그부터 어케 좀 해보자.. 모바일이라 해서 모바일 컨텐츠가 뭐 많은 것도 아니고; 말만 거창하게 꾸며놨지 실제로는 뭔 자료가 이리 엉성하고 잡다하게 있는지;; 그리고 changikhwan.com 도 !! co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