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자기관리의 필요성.

 월요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업이 오후에 몰려있다. 자주 들르는 구로동의 한 스타벅스에 가끔, 8시즈음 출근해서 앉아서 있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생각이 든다. 정신없이 살았던 나 자신에 대한 약간의 안도라고나 할까, 약간은 그런 기분이다.

 블로그에 일주일에 두세번은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바쁜것도 바쁜것이었지만 개강 초반이라고 해서 이리저리 사람들을 만난다는 핑계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다. 몸무게야 크게 변동은 없지만 그렇다고 빠지지도 않았다. 10킬로그램 이상을 감량해야 하는 나로썬 일종의 슬럼프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학생활 8년, 8년간 나는 과연 개강 이후 한달을 어떻게 보내왔던가, 거의 대부분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신입생들부터 해서 반가운 얼굴들까지, 즐겁지만 사실 머릿속에는 “내가 지금 왜 여기 있는가?”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미국 대학원을 준비하다 보니 거의 그 동안 해보지 못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나를 완전히 놓아야만 했다. 1,2월에는 한달에 한명 정도 약속을 잡고 가벼운 술자리를 했는데, 그런 일종의 억지스러운 자제가 나 자신을 보다 더 깊게 제약속으로 몰고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나타나게 된 일종의 자유를 향한 외침이랄까, 3월이 됨과 동시에 GRE 시험을 봤지만 무엇보다 수 많은 신입생들 속에서 3월의 캠퍼스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오죽했으면 직장인인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마음에 무턱대고 학교 근처 야산으로 달려가, 스스로 벚꽃으로 뒤덮힌 채로 코딩하기를 일삼았겠는가, 저 사진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GMAT에 도전했던 끌로이가 잠시 공부를 연기했다. 잘한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한다는 자체는, 사실 왠만한 체력과 마음가짐이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예전 회사를 다닐때 같은 회사 형 한명은 점심시간, 휴식시간 등 업무시간에 30분 한시간 이렇게 꾸준히 하루에 업무시간에만 세시간을 만들고 퇴근 후 여섯시간 총 아홉시간을 공부해서는 GRE를 따더니 퇴사 후 미국에 가버렸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집까지 멀다면 더더욱이나 힘들텐데.


 사실 처음에야 끌로이가 워낙에 강한 정신의 소유자이며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나는 쉽게 GMAT을 할줄 알았지만, 최근 회사 업무가 기존에 비해 몇배는 더 어려워졌고, 세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 또한 그녀를 힘들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마음같아서는, 빨리 대학원 붙고 SI좀 뛰면서 돈 빨리 벌어다가 미국에 같이 가버리고 싶은데 그게 참 마음처럼 빨리 되지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더더욱이나 관리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닿는다. 관리라는게 사실, 나 자신을 너무 이성속으로 몰아넣는 것인지 아닌지를 지속해서 관찰하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내가 정작 하고싶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헛된 이상을 추구하며 정작 나를 깎아먹는 행위를 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맨즈헬스 빅북 2
국내도서
저자 : 셀렌 예거,맨즈헬스 편집부 / 이신언,김승환역
출판 : 싸이프레스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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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다시 운동도 시작했다. 얼마전에 수시로 구독해서 보는 맨즈헬스와 함께 구매한 맨즈헬스 빅북2, 여기에는 수 많은 15분 운동법이 나와있었다. 보통 나는 운동을 1시간 반 정도 하곤 하는데, 최근엔 솔직히 회사일, 유학준비, 학교 등으로 예전에 비해 세배는 더 바쁜 것 같아서 더 이상 한시간 반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자전거 25분+15분 운동 총 40분 정도로, 그것도 매일이 아닌 주3회로 변경했다. 아직은 3일차 밖에 되지 않았지만 꽤나 효과가 좋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밖에 다시 저 하이드로웨이 프로틴도 먹기 시작했고(초코피넛버터맛이라 너무 맛있음..) 다시금 11시 취침 5시 기상을 지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보통 월~수가 학교일이 정말 바쁘기 때문에 개인공부는 목요일과 주말, 회사일은 금요일 정도로 변경했다. 참 나도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 10킬로그램을 감량하면 어머니께서 tailored-suit 를 해주신다고 했다. 이나이 먹고 애처럼 행동하는 것같긴 하지만.. 정말 갑자기 테일러드라니, 해밀턴 셔츠 이후로 꿈속에서나 바래왔던 것인데 자극이라도 된것 마냥 설랜다. 존경하는 메튜 벨라미가 자주 입는 저 디올의 빨간 수트 처럼, 나도 어느 멋진 수트를 맞출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


 사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일단 지금 덩치에서 어느정도 몸을 만들어 두어서(물론 지금도 덩치는 크지만) 미국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체력을 만들어 두어야 몇날을 조금만 자더라도 버틸 수 있도록, 이를 위한 준비과정 중 하나이다.


 어떤 이상적인 현실이 발생하던, 모든 것은 자기관리를 기반으로 해야하는 것 같다. 나 자신을 관리하고자 준비했던 웹서비스는 언제쯤 만들련지.. 어쨌든, 나의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 보고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조금 늦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 둘 성취해 갈 수 있는 그런 스스로를 만들어야한다.

 


 그런 20대의 자기관리의 정점을 찍을 것이 나는 “결혼”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것도 목적이겠지만 이미 20대의 절반 이상을 한사람만 쭉 바라봤고, 사랑했었으니 20배는 더 많은 인생, 함께 만들어 나가기엔 더 즐겁고 재밌을 것이라 생각해서이다. 


 물론 아직은 아니다. 미국행이 결정된다면 아마도 내년 9월일텐데, 아직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결혼은 내년쯤 하고 싶다. 남들에 비해 모아둔 돈도 적고, 그렇다고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작은것도 아니다. 하지만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하고싶다는 생각은 이미 고등학교때부터 한 것이다. 미리 내가 결혼을 생각해 둔다면 그만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넉넉하고 현재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까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깐, 그게 바로 이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아닐까.


 이상과 현실은 공존한다. 때론 이상이 지나치기도 하지만, 나는 나의 이상을 쫓고싶다. 이상이 없는 인간은 기계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내가 꿈꿔왔고, 내가 생각해왔던 모든것. 이것은 나 자신을 관리하기 때문에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자기관리, 정말 필요하고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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