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페이스북 상에서 미국 여행에서 만난, 그리고 꽤나 친했던 Scottish 친구의 친구 목록에서 내가 친구 삭제 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충격이라기보다는 그간 내가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떠들어 댔으면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페이스북, 짧은 글로써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좋다. 하지만 모든지 지나치면(Too Much)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긴 하다. 어찌나 내가 말이 많았으면 친구삭제까지 했을까.
아마 내 타임라인에 말 많은 중국인이 친구이고, 이 친구가 중국어로 솰라솰라 떠든 것과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부끄럽더라, 하기사 내가 보통 말이 많아야지 하루에도 최소 5개 정도의 글을 타임라인에 남기곤 하였는데 말이다.
이런 점에서 비춰보니 나는 너무 나의 일상을 쉽게 페이스북에 노출하는 것 같다. 나의 소중한 일상이 그렇게 쉽게 내 타임라인에서는 사라져간다. 단지 한 순간의 사람들의 “좋아요” 와 “댓글”을 기대하며 사진을 올리고, 글을 올리곤 한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페이스북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인관계에 자신이 있거나 자신의 목표를 위해 부단히 달려가는 친구들은 썰렁한 담벼락을 볼 수 있다. 그들은 SNS에서의 자신들의 반응에 민감해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어느정도 높은 성과 없이는 그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글쎄 모르겠다. 그런 소셜 내의 반응을 보면 괜히 내가 우쭐하는 것 같다. 참 뭐랄까, 허세도 이런 허세가 따로없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Timeline에 따라 나의 컨텐츠가 이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삶이 그렇게 시간에 의의를 두고, 빠르게 소멸될 만한 아주 적은 가치만 지녔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 분명 페이스북은 편하긴 하지만, 정보를 얻는데는 편할지 몰라도 나 자신의 정보를 오픈한다는 자체는 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나는 예전부터 주저리주저리 떠들던 블로그란 툴이 있고, 난 차라리 여기서 떠드는 게 내게는 맞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이렇게 긴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써봤자 이를 진지하게 읽고 토론해줄 내 주변 지인은 어쩌면 수 많은 타임라인의 글 속에 뭍혀있는 내 글조차 찾기 힘들테니 말이다.
여하튼 이렇게 또 한번의 사건을 통해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일상을 그렇게 짧은 단상속에 묻어두지는 않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조만간 사람들은 소셜에서 탈출하지 않을까 라는 예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