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욕심에 대한 단상

 태풍이 북상하며 이리 저리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창밖의 비를 바라보다보면 온갖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시원하지만, 그만큼 추워졌고 여름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겨울이 시작되려고 하나보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렇게 시원한 날씨가 시작되니 좋은 것 같긴 하다.

 귀국하고 나서 나는 고찰의 연속이다. 벌써 귀국한지는 3주나 되었는데 아직도 생활패턴이 정립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많은 것을 배워왔고 그러한 것을 잘 정립하기 위해 나름대로 이리저리 내 계획과 스케줄에 넣는 것 같긴하다.

 그래서 보면 대부분의 행동들이 “버림” 이다. 거창한 계획을 세웠는데 채 하루도 못간 계획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비를 바라보며 나 자신의 욕심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나의 문제점들은 다름아닌 욕심에서 비롯된다. 욕심도 보통욕심이 아니다. 가장 큰 예로 나는 미국에서 귀국하고 나서 계속해서 영어 공부에 대한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나는 책읽기를 모태로 해서 입트영,귀트영,굿모닝팝스,Voice of America 그리고 단어암기에 학원 회화반까지 실로 엄청난 계획을 세웠다. 

 결국 이는 채 몇 일이 못가고 지금은 영화 하나를 정해서 스크립트를 보고 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왜 근데 나는 쓸때없이 그렇게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무슨 나의 심리적인 문제일까? 아니 어쩌면 오래된 나의 조급함에서 비롯됬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단순한게 좋은것 같다. 미국에서 내가 느낀 여유, 그 여유를 내 삶에 첨가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욕심을 버릴 필요가 있다. 물론 올인을 해서 미친듯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만큼의 또한 여유가 있어야지 삶이 정립되는 것 같다. 그러니 더 이상의 타이트한 일정으로 나 자신을 목메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의 나 자신의 삶을 정해두고 이에 따른 여유로우면서도 꾸준한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