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같다. 그간 브런치나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곤 했는데, 아니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잘 쓰지 않았다. 현실을 그저 흘러가는 대로만 보낸 것 같다. 기말고사 준비 핑계로, 그리고 미국에서의 이러저러한 일정으로 바쁜 일정을 계속해서 소화하다보니 심신이 많이 지쳤다. 그래서 끌로이와 최근 포틀랜드와 시애틀에 여행도 다녀오고, 조금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금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 노력하고 있다.
운동을 하기 위해, 오랜만에 네시쯤 기상을 한다. 미국에 와서는 왠지모르게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많이 망가졌다. 신혼이라 그럴까, 저녁 시간만 되면 와이프와 오붓한 시간을 나누고 싶어진다. 그래서 야식도 먹고, 한국 TV프로도 보고, 그러다 보면 늦잠을 자게 되고 다음날 하루에 큰 지장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이 새벽기상이 참으로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 그 속에서 긍정적인 생각과 아이디어가 샘솟게 되는데, 미국에 와서는 왜이리도 하루하루가 힘들던지 원, 그래도 지금은 많이 적응되서 다행이다.
엊그제 기말고사 성적이 나왔다. 겨우 세 과목밖에 듣지 않는데도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Pass/Fail 과목 중 재수강 한 한 과목은 겨우 Pass를 했지만, Fail이 한 과목 생겼다. 그래서 또 다시 해야한다니 참으로 내가 공부를 안하는구나 싶더라. 다른 한 과목도 마찬가지. 내가 이토록이나 공부를 안했구나.
사실 많은 문제점이 중간고사즈음 발생하긴 했다. Fail한 과목은 거의 시험을 못 볼 뻔한 위기였는데, 비자이슈 때문에 대사관이 여권을 가져가고 발목이 묶여버린 상황이었다. 정말 극적으로 출국 하루 전에 비자가 이슈되서 겨우 출국을 했다. 내참.. 그래서 시험을 보긴 봤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다. 뭐 이런것도 사실 핑계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게 겨우 4월 초이다. 그때부터 부랴부랴 SSN부터 해서 끌로이의 차량도 구입하고, 면허도 취득하고 이리저리 열심히 하긴 했다. 그런데 겨우 두달 전이라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겨우 두달 전이다. 느낌 상으로는 뭔가 한 반년은 지나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든, 정말 자기관리에 소홀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일단 한 3주 전부터 다시금 시작을 하긴 했고, 다이어트를 위해 반찬도 많이 만들고 한식 위주의 식사를 시작했다. 술도 주말이 아닌 이상 최대한 금주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모임도 왠만하면 자제하려 한다. 이번 여행에서 캠핑 장비를 사왔으니, 한달에 한번 정도 가까운 캠핑장이나 가서 와이프와 1박 정도 지내려고 한다.
그리고 방학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방학이 보통 2개월 정도인데 여기는 3개월 정도이다. 1년의 1/4에 해당하는 길고 긴 시간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2016년도 반이나 지났구나.. 하면서 아직도 개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가 조금 원망스럽긴 하지만, 이제야 하반기일 뿐이다. ‘안정’을 위해 달려왔으니, 이제는 ‘꿈’을 위해 달려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시애틀 여행에서 진영님을 만나뵈었다. 그리고 유라임을 어느정도 소개해 드렸는데, 일단 빨리 만들고 피드백을 받으라 하신다. 결국 시제품이 중요하다. 나도 정말 빨리 만들고 싶지만, 미국 생활이란 것이 언제 무슨일이 닥칠지 모르니 (최소한 최근까지는 그랬다.) 사실 핑계로 따지면 그것이 맞긴 하겠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나 스스로도 한몫 하는 것은 사실이긴 하다.
다음주면 계절학기도 시작해야 하고, 가을학기 수강신청도 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졸업은 제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쉽게도 졸업 논문을 쓰기는 힘들겠지만, 연구 즉 공부야 계속 하면 될 것이고 말이다. 다행히 지도교수님도 계시고, 생각보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이곳에 많으니 🙂
좌우간 이젠 한숨 돌리며 안정을 좀 찾아야겠다. 안정, 그리고 또 안정. 새벽기상을 지키며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하련다. 지금 이곳, 미국에서 이런 안정이 갖춰지지 않으면 또 어디서 내가 안정적인 삶을 찾겠는가. 더 이상 갖춰지지 않은 삶은 없을 것이다. 다시금 스스로에게 화이팅을 보내며, 남은 절반의 2016년도 열심히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