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18년, 올해의 반성

벌써 시간이 꽤나 흐르고 2017년도 채 한달도 남지 않았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 정말 스스로 많은 변화와 다양한 일을 겪었던 이 시간이란 참으로 야속하다.

요즘은 나 스스로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다. 정신이 혼미했던 하루하루들. 사실 매 해 초반에 세워두었던 계획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좌절되곤 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 초반에도 V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서 약 3개월 정도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혼술을 즐겼다. 이 혼술이란 게 정말 상당히 심각해서 거의 중독에 이르렀던 것 같다. 새벽기상을 지키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밤만 되면 이러저러한 상념 때문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또 새벽에 깨면 잠을 자겠다고 술을 찾고, 과음은 폭식으로 이어지는 이런 생활이 꽤나 오랬동안 지속되왔었다.

그렇게 4월까지의 시간이 지나고, 4-5월에는 갑작스레 취준을 한답시고 달리면서 밀려왔던 대학원 공부를 부랴부랴 했었다. 6월 초, 다행히 모든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 가능 학점이 되고 나서 옐로스톤으로 여행을 떠났고, 돌아와서는 유라임 개발에 집중했다.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라임만 4개월 동안 개발했던 것 같다. 끌로이의 대학원이 개강했고, 덕분에 샌프란에 일주일에 두세 차례 방문하면서 카페를 찾아 전전긍긍하며 하루에 약 6시간 이상을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코딩한 결과, 10월 쯤에 어느정도 유라임의 윤곽이 나왔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정말 나는 잘 지내어 왔을까. 최근에야 조금 나아졌지만 항상 마음은 붕 떠 있었다. 체력적으로 힘들면 잠을 청하기 보다는 반주를 택했다. 결론적으로 수면 패턴이 엉망이 되었고, 규칙적인 생활이 힘들었다. 악순환의 연속도 이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여러모로 스스로를 나는 망가뜨리고 있었다.

정신 차려보니 벌써 시간은 12월이다. 항상 느끼지만,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 엊그제는 학교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조모임을 끝내고 왔다. 다음주 화요일에 졸작 전시회, 그다음주 목요일에는 드디어 졸업을 한다. 불과 2년 전 쯤에 학부를 졸업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다니.. 시간은 정말 빠르고, 그간의 나를 되돌아 봤을 때에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서 위에 언급한 것처럼 계속해서 혼술에만 빠져지냈던 느낌이다.

이제는 조금 안정이 된다. 어차피 술먹고 노는 자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다시금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 모든 시련과 과정 자체는 내 목표가 있다는 증거이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즐기면 되는 것 같다. 사실 이런 와중에서도 내 유라임 프로덕을 만들고 각종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다 보면 솔직히 즐겁다. 그렇게 알아가는, 배움의 과정이 행복하지 술먹고 만화보고 놀고 게임하고, 사실 그 자체가 주는 것은 일시적일 뿐이다. 이젠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가십거리나 찾아보고, 그런 자체의 행위가 질리기도 했고 말이다.

마음을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내에 살도 20키로 뺐었어야 했고, 취업도 됬어야 했고, 유라임도 투자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연초 4개월의 V문제,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취약해졌고, 또 학교 졸업을 하지 못할까봐 이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사실상 올해는 V문제 해결과 대학원을 온전히 마쳤다는 자체로 만족해야 한다. 글쎄, 그 이외에도 옐로스톤을 다녀왔다던가, 캠핑도 나름 세번이나 하긴 했고, 하지만 예전만큼 ‘놀’지는 못했으니 나는 그게 아쉬운 것일까, 그게 어른이 되어가고 성장한다는 증거는 아닐지.

2018년에는 무엇을 해야할까. 일단 취업을 하는게 우선일 것 같다. 다른게 아니라 취업을 한다는 자체는 내가 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내게 안정적인 삶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일전에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그 만큼 나는 리스크를 즐기는 놈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사업 자체를 서브로 빼고, 사업 뿐만 아니라 최근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이어서 출판을 하고싶은 것, 조금 더 즐겁고 체계적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은 것, 그 이외에도 예술적인 부분에서 개인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것, 다이어트, 건강한 삶 등 많은 계획이 있었지만 근 5년간은 솔직히 학교때문에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아마도 내게 가장 안정적인 삶과 계획적이었던 때는 직장을 다녔을 때인 것 같다. 자투리 시간을 내어서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는, 결과는 내 삶의 플러스 요인이었기 때문에 결과에 의해 인생이 계속 갈리는 자체는 아니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서적집필이나 대회입상 등이 말이다. 그런 안전성을 갖기 위해 가장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 아마 취업이겠고, 이를 위한 다양한 과정들이 존재할 것 같다. 꾸준함을 다시금 길러야하고, 스트레스라 규정하고 지난날 행한 잘못된 것들에 대한 극복도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래도 질질 끌어왔던 다이어트가 관건이다. 이젠 나를 수동적으로 끌고 가는 모든 것들을 제거했다. 어쨌든 석사까지 했으니 개인적으로 한 40대 이전까지의 학업은 만족스럽게(?) 끝냈다. 하지만 아직도 공부하고 싶은 것들은 수도 없이 많다. 다행히 일단 영어를 어느정도 해놓으니 강의 듣고 책보고 하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정말로 다행이다.

난 솔직히 가장 하고싶은 것은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요즘 브런치에 구독자가 2000명을 넘어서는 쾌거(?)가 있음과 동시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글을 잘 못쓰고 있기도 하다. 솔직히 지금 쓰는 내용도 ‘개인’적인 내용이고 내 잘못에 대한 고찰을 쓰고있는 셈이기 때문에 아주 공공연하게 공개하기는 조금 꺼려진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고, 그렇다고 일기 속에만 감추기도 싫다. 아이러니 하지만, 나는 내 블로그에서 글을 써나가며 나 스스로가 발전되어 가는 과정을 즐길 뿐이다.

그래서 좀더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 계속해서 고찰하고 싶다. 내가 무엇을 해나가야할지, 무슨 공부와 업적을 이뤄야 할지 등에서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나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혼술을 탐하기 보다는, 글로써 모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수단이 어디있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